삼녀지시비 개시三(女之是非 皆是 다음 두 이야기는 언덕(言德)과 관련한 황희 정승의 일화입니다.
(1) 삼녀지시비 개시(三女之是非 皆是) 어느 날 황희 정승 집에서 일하는 여자 하인 둘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다가 말다툼을 벌였다.
한참 동안 옥신각신 싸웠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여종 둘은 마침내 황희 정승에게 달려갔다. 먼저 한 여종이 나서서 말했다.
“대감마님, 손님이 오시면 배가 고플 테니 음식부터 장만하는 게 옳지요?” 황희 정승이 대답했다.
“오냐, 네 말이 옳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여종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대감마님, 손님을 맞는 데 집안이 어지러우면 예의가 아닌 줄 압니다. 집 안을 청소하여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게 우선이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황희 정승은 또 고개를 끄덕이며 옳다고 했다.
이때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부인이 따지듯이 물었다. “아니, 세상에 그런 대답이 어디 있습니까? 무슨 일이든 한 쪽이 옳으면 다른 쪽이 그른 법인데, 이 말도 옳다고 하고 저 말도 옳다고 하면 대체 어느 쪽이 옳다는 말입니까?” 그러자 황희 정승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허허, 듣고 보니 부인 말도 옳소!” (2) 황희 정승과 소 황희 정승이 고려 말기 관직에 있을 때였다.
도성에서 일을 보고 잠시 쉬기 위해 도성을 빠져나와 논길을 걷는데 한 농부가 검은 소와 누런 소 두 마리를 이끌며 밭을 갈고 있었다.
그런 농부를 황희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농부가 잠시 쉬기 위해 소를 저쪽에 두고 나무 밑으로 오자 황희는 농부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두 마리 소 중에 어떤 소가 일을 잘 합니까?” 그러자 농부는 갑자기 황희를 데리고 멀리 가더니 거기에서 황희의 귀에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검은 소는 꾀를 부리지만 누런 소는 일을 잘하지요.” 그런 농부를 보고 황희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하찮은 소를 보고 물어보는데 여기까지 와서 귀에까지 대고 속삭일 필요가 무엇이 있습니까?” 그랬더니 농부는 약간의 노기를 띠며 황희에게 말했다. “글을 배운 선비라는 자가 무슨 그런 말을 하시오! 아무리 소같이 하찮은 동물이라도 자신에게 나쁜 말을 하면 싫어하는 법이오.
그래서 이렇게 소를 피해서 여기서 귀에 대고 속삭인 것이오!” 그 말을 듣는 순간 황희는 자신이 매우 경솔하게 행동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시골의 농부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글을 배운 선비라는 자가 이렇게 경솔하게 행동하였음을 느끼자 갑자기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농부에게 자신의 편견을 고쳐주어 고맙다고 얘기하려고 농부가 있던 곳으로 얼굴을 돌리니 그 두 마리 소와 농부는 온데간데없었다.
황희는 ‘하늘이 나의 편견을 고쳐주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구나!’라고 생각하고 이 일로 언습을 삼가는 평생의 교훈으로 삼았다.
‘삼녀지시비 개시(三女之是非 皆是)’는 세 여인의 시비가 모두 옳다는 뜻으로 황희 정승의 일화에서 유래합니다.
황희 정승은 조선 초기 60여 년을 관직에 있었고 영의정을 18년이나 지낸 동시대의 맹사성과 함께 청백리(淸白吏)의 귀감으로 후대에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위의 두 이야기가 들려주는 교훈은 ‘모두 좋게 말하라.’는 것입니다.
말을 할 때는 상대를 존중하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으로 임하며, 일에 큰 과차가 없는 한 남의 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남을 좋게 이야기하라는 가르침을 일깨워주는 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