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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도래…여성 과학기술인 참여 높여야
임인재 객원기자
작성일 2016-08-05 (금) 14:56 수정일 2016-08-05 (금) 16:04 의견 0
▶ 지난 7월 13일(수) 코엑스에서 ‘양성이 조화로운 과학기술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된 정책심포지엄에서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차기 과총 회장)이 강연하고 있다.
AI(인공지능)의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갑작스럽게 시작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이 조화롭게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부섭, 이하 과총)는 지난 7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과총 창립 50주년 기념, 2016 세계과학기술인대회’에서 ‘양성이 조화로운 과학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날 행사에는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차기 과총 회장),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고경모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조정관 등 각계 과학기술인들이 참석했다.
‘4차 산업혁명과 젠더 혁신’(김명자 과총 차기 회장), ‘미래50년 과학기술 강국도약, 젠더혁신’(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의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으며 이후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총연합회 회장,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국장, 제인 오 NASA 박사,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사장, 이은경 전북대 교수, 김유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사무총장, 이혜정 한의학연구원 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회를 이어나갔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혁신적 변화
첫 번째 기조강연의 강연자인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차기 과총 회장)은 과학의 뿌리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김 전 장관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과학은 시작됐다. 자연에 대해 진리를 밝혀내는 자연철학에서 과학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며 “과학사의 최대 반전은 지구중심설에서 태양중심설로 넘어가는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은 1750년부터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역사상 처음으로 과학에 기초해 기술이 개발된 2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김 전 장관은 “3차 산업혁명은 ICT에 의해 일어났는데 현재 우리는 3차 산업혁명의 후반기쯤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며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인공지능(AI)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IoT, 로봇 산업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드론,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등 여러 분야에 인공지능이 이용되고 있다. 기기들 뿐만 아니라 체스, 퀴즈쇼, 바둑까지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기는 상황이 됐다”며 “사람의 두뇌처럼 사고하고 감성기능까지 갖춘 딥러닝(Deep learning) 능력이 있는 AI 시대에 우리는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차 산업 혁명의 특징을 ▲물리적 기술・디지털 기술・생물학적 기술의 융합에 기반 ▲규모(Scale), 범위(Scope), 복잡성(Complexity)에서 사상 유례 없는 대변혁 ▲역사상 가장 빠르고 폭넓게 특히 시스템적으로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 ▲살고 일하고 노는 방식에서 근본적 변화 초래 등 4가지로 나누었다.
김 전 장관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모든 국가와 모든 산업이 파괴적으로 재구성되고 기존 생산방식, 관리, 거버넌스 등은 총체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저급 지식, 기술, 저소득자 대비 고급 지식, 기술, 고소득자의 분리 가속화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래 직업 시나리오에 따르면 20년 내에 인공지능으로 47% 직업이 사라질 것이며, 앞으로 5년 내 선진국과 신흥시장 등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210만 개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기술을 융합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실행하는 모델이 갖춰져야 한다”며 “현재 중고등학생들은 미래에 직업을 5개를 갖게 될지, 아니면 한 번에 2~3개를 동시에 갖게 될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 배워야 하는 것도 변해야 하는데 이것은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융합을 통한 혁신을 이루려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참여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김 전 장관은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단순히 기초연구에서가 아니라 과학기술과 관련된 모든 사이클에서 여성의 참여가 높아져야 한다”며 “여성의 참여는 지금보다는 좀 더 따뜻한 사회를 구현하는데 토대가 될 것이며 융합을 제대로 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교육, 일하는 방식, 제도를 어떻게 하면 잘 바꿀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융합은 시작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 패널토론
(사진왼쪽부터. 신성철 DGIST 총장, 이은경 전북대 교수, 김유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사무총장, Jane Oh NASA 박사,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총연합회 회장,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국장,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 이혜정 한의학
연구원 원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차기 과총 회장))
젠더혁신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 필요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신 총장은 “우리는 3차 산업혁명이 끝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엄청난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50년 간 인류는 지난 2차 산업혁명 이후 250년이 지나야 온다는 과학기술의 혁명적인 발전, 놀라운 문명의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며 운을 뗐다. 그는 “20세기까지의 역사는 남성들이 만들어 온 세상(his story world)이라 한다면 미래는 여성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her story world)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 총장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최근 국가 지도자들로 여성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미국 하버드대학, 옥스퍼드대학 등 세계 명문대 총장도 여성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총장은 “최근 맥킨지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임원을 적극 영입한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2%로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7%p 높게 나온다”고 밝혔다.
신 총장은 한국 과학기술계가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가기 위해서는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과학기술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젠더혁신 ▲거버넌스 혁신 ▲융복합 혁신 ▲협업적 혁신 ▲창의인재혁신 등 5개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총장은 “매년 발표되는 OECD의 ‘유리천장지수’를 살펴보면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이 높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최하위 29위로 4년 연속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2008년부터의 통계를 보면 과학기술계의 여성인력은 18.9%정도이며 연구개발과제의 여성 책임자 참여율은 6~9%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젠더혁신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첫 번째로 연구개발시 성, 젠더 고려 의무화가 필요하며 두 번째는 성, 젠더를 고려한 연구개발 규정 및 법이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연구평가 심사를 할 때 젠더 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하는 것을 필수화해야 한다고 신 총장은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결국 초연결사회, 기술감성시대로 변모할 것이다”라며 “20세기 수직적 리더와 달리 21세기는 수평적 리더가 필요하다. 이는 여성이 지니고 있는 부드러움의 리더십과 일맥상통하다”고 설명했다.
강연 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용홍택 미래창조부 국장은 “현재 정책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경력 단절된 여성과학기술인”이라며 “R&D 여성 복귀사업으로 올해 28억 원의 예산이 지원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제인 오 NASA 박사는 “NASA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열정과 창의성을 본다”며 “창의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남과는 다른 생각, 행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유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사무총장은 “젠더혁신은 1999년부터 나온 이야기이지만 주류 담론이 되지 못했다”며 “과학에서 소외된 여성기업인들에게 과학적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여성과학기술인들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는 “우리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면 회사 전체적으로 여성이 55~60% 되는데 나중에 책임자급으로 가면 25~30%로 떨어진다”며 “여성이 고위직에 가면 여성이 일을 잘할 수 있는 특유의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정 한의학연구원 원장은 “좌뇌와 우뇌의 역할을 구분하지 말고 전뇌적인 사고로 나아가야만 젠더혁신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이은경 전북대 교수는 “젠더혁신은 단순한 남녀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적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을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