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앙코르 가기
☞길 : 인천-방콕-코랏-피마이-파놈룽-깝청=(국경)=오스맛-씨엠립-바탐방-파이린=(국경)=끄롱야이-찬타부리-방콕-인천
☞언제 : 2006년 2월 18일(토)-3월 1일(수) 11박 12일
☞누구랑 : 가족(연오랑, 세오녀, 초등학교 4학년 찬이)
2006년 2월 26일(일) 낮
09:10 시장을 지나간다. 오른쪽으로 앙코르 쭘(Angkor Chum) 리조트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비포장길이 시작된다. 다행히 버스 안 텔레비전이 꺼져 조용히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09:30 허허벌판에 차를 세운다. 붉은 먼지길 옆으로 흩어져서 남자와 어린이들은 아무 곳에서나 볼일을 본다. 물론 용감한 여성들은 좀더 걸어가 관목 숲속으로 사라진다. 세오녀는 아예 참고 만다.
10:05 중국인들 거주지인지 한자로 쓰여진 학교가 보인다. 아주 오래 전부터 중국인들은 세계 각국으로 흩어서 끈질긴 생존력을 자랑한다.
10:10 반떼이 민쩨이(Banteay Mean Chey) 주로 접어들었다. 벽돌과 시멘트로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장이 보인다. 그런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수도와 가스도 없으니 공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이 나라는 여전히 사회간접 시설,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다.
건물을 짓기 전에 우선 주변에 나무부터 심는 게 필요하다. 그늘을 만들어야 생기가 돌 것이다. 그래도 어떤 곳은 최근에 나무를 심은 흔적이 보였다.
10:18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산이 왼쪽 편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산에 나무는 거의 없어 보인다. 건기라 허허벌판의 웅덩이는 많이 말랐는데, 얕은 웅덩이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도 보인다. 마른 곳엔 나팔꽃이 물이 남아 있는 곳에 연꽃이 피고 있다.
10:30 초등학교를 지난다. 태국과 달리 캄보디아에는 도로 이정표나 마을 표지를 찾기 어렵다. 도대체 이곳이 어디인지 알 방법이 없다. 일본이나 태국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광고와 표지판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인데, 여긴 오로지 감성이나 느낌만 살아있을 뿐이다. 전기줄도 없고 따라서 고압선도 지나지 않아 좋은 점도 있다.
10:40 비포장 도로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 중장비로 길 다지기를 잘한 모양이다.
10:45 에꼴(ecole)이라는 글씨가 보이는 프랑스 계 학교가 스친다. Rohal 이라는 곳이다. 보건소와 고아원, Tepkorsa 초등 학교 건물이 연이어 지나간다.
10:50 Preanet Preah라는 곳이다. 왼쪽에도 산이 보이고 앞쪽으로도 제법 숲이 우거져 있고, 오른쪽엔 벽돌공장이 있는 제법 큰 마을이다. 씨엠립에서 포이펫으로 가는 길에 숲이 우거진 곳은 여지없이 마을이 있는 곳이다. 돌 조각하는 집들이 보이는데, 불상 두상 등을 많이 만든다.
11:00 종로 휴게소, 만남의 광장을 지나간다. 새로 지은 건물로 사실 씨엠립-포이펫 구간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었다. 한글 간판인 걸 보니 교민이 운영하는 휴게소임에 분명하다. 내가 탄 버스는 물론 멈추지 않는다. 이 길에 우선 가로수를 심어야겠다. 우리 나라 시골 국도길 수십년 된 가로수는 여름에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배가 출출하여 바나나를 몇 개 먹었다. 동남아시아에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바나나 등 값싼 과일을 들고 타면 여러모로 요긴하다.
11:20 한국 여행사인 하나 투어 버스가 우리 차를 추월한다. 앞에 산이 보이고 제법 큰 하천을 건넌다.
11:23 드디어 중국계가 운영하는 휴게소(Weal Boeungchhouk Restaurant)에 버스는 정차한다. 휴게소에는 대부분 서양 관광객들이 앉아 있고, 소수 일본인이 보인다. 한국 사람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차이니즈 누들을 시켰더니 라면에 돼지고기를 넣어서 준다. 앙코르 맥주 한 병을 마신다.
12:05 다시 출발. 들판에 마른 소들이 먹이를 찾는다. 잠시 후에 게스트하우스들이 보이고 포이펫 48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드디어 시소폰에 진입한 모양이다.
12:13 시소폰(Sisophon)에 도착하였다. 지금까지는 6번 국도를 따라 왔는데, 시소폰에서 5번 국도로 방향을 튼다. 이곳에서 바탐방까지 68km, 한 시간 정도 가면 도착할 것 같다. 시소폰 상가의 대부분은 화교들이 운영하는 것 같다. 가게마다 붉은 바탕에 한자로 된 글씨를 붙여놓고 있다.
12:16 손님을 내리고 태우고 다시 출발한다. 파인애플 등 먹을 거리를 팔려고 아이들이 달려든다. 바탐방까지 5번 국도는 아스팔트 포장길이다. 에어컨이 약해서 그런지 한 여자가 창문을 반쯤 열어놓고 있다. 에어컨을 틀고 있는 상태에서 어느 쪽에 창문을 열면 다른 곳은 무척 덥다. 차라리 모든 문을 다 여는 게 더 낫다. 세오녀가 그 여자에게 문을 닫게 하였다. 타이완에서도 주펀 가는 버스를 탈 때 젊은 여자가 문을 열어서 무척 더웠던 일이 생각난다.
조용하던 버스 안에 다시 텔레비전이 켜졌다. 뮤직 비디오를 틀어주는데, 듀엣으로 부르는 익숙한 멜로디가 들린다.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를 번안한 곡이다.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
It seems the natural thing to do
Tonight no one's gonna find us
We'll leave the world behind us
When I make love to you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
And hope that deep inside you feel it too
Tonight our spirits will be climbing
To the sky lit up with diamonds
When I make love to you tonight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
And that midnight song is gonna come shining through
Tonight there'll be no distance between us
What I want most to do
Is to get close to you tonight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
And soon this old world will seem brand new
Tonight we will both discover
How friends turn into lovers
When I make love to you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
And that midnight song is gonna come shining through
Tonight there'll be no distance between us
What I want most to do
Is to get close to you
Tonight I celebrate my love for you
Tonight ...
주위 환경과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감미로운 곡임에는 틀림없다.
12:30 바탐방 주 경계를 넘어서 달린다.
♣ 환율 1$=979,36 원(2006년 2월 17일, 외환은행 사이버 환전 클럽 이용 65% 우대), 당시 고시 환율은 1$=990.43 원
첫댓글 으아아~~바탐봉!ㅋ 너무나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