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개인날 아침은 너무도 싱그럽다.
집옆 흑자두나무의 눈빛과도 같이 하얀 꽃들이
어제의 단비로 인해 꽃비되어 내리고
이젠 연록의 새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완연한 봄날이다.
아침 남편 출근시키고
따끈한 커피 한잔들고 내 컴앞에 앉아 창문을 활짝연다.
집앞 잔듸의 푸르름은 완연한 록빛이다.
창밖 무궁화 나무 옆에 보이는 작은 나무,,,
파아란 잎새 끝으로 사랑스런 예쁜 분홍빛 꽃망울들이 맺혀 있다.
저 나무 이름을 무얼까?
엊그제 주말,,,
울산 12경의 하나인 영남 알프스라고도 하는
가지산 자락을 밟고 왔다.
산행이라면 2시간 이상 걸리는 곳은
아예 무서워하는 나이기에,,,
내 남편은 나를
터질듯한 봄꽃망울 건드리면 터질세라 바라보기만 하는양
달래고, 얼르고,
얼마 안걸린다며 몇일을 다독였다.
점심 준비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내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부산에서 올라오는 남편과 관계된 사람들이
한 20여명 함께 해야 하는 등반이라서
더욱 동반하기를 바라는 그의 맘을 접수하기로 했다.
가는날 아침까지도 망설여 짐에도
김밥,초밥, 쑥국에, 과일과 물등등을 챙겨 집을 나섰다.
길가 가로수 벗꽃잔치로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개나리 만발한 도로 풍광을 만끽하며
운문재에서 부터 가지산 등성이를 시작으로 산행은 시작되었다.
올라가는 산행은 그리 힘이 들진 안았다.
나의 낙오를 염려하는 그인 워낙 빠른 걸음걸이 임으로
다른땐 보이지도 않게 먼저가는 사람이
오늘은 내 사정거리안에 있었다.
오르는데만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열심으로 따라 올라갔다.
아직 그곳은 수줍은듯 진달래도 몽우리진채 있었고
노란 산수유만이 만개하여 우릴 반기고 있었다.
3월까지만 해도 그곳엔 하얀눈이
정말 영남의 알프스란 별명답게 장관을 이루었던 곳이다.
결론은 2등으로 정상에 골인한 것이다. - 8.15해방이후(?) *^^* 처음있는일,,,
먼저 올라가 기다리던 그이,,,
나의 입성을 기특해 하며
손을 내밀어 맞이하는 그의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대단해... 자알했어.... 고생했어.. ,,,' 등등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오르자 마자 오후 늦게나 내린다든 비가 시작되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구름들의 향연과
볼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촉촉한 운무의 느낌은
참으로 신선하며 촉촉하므로
산행으로 더워진 열기를 식히기에 참으로 좋았었다.
점심을 대피소로 들어가 먹은후
다시 하행이 시작되었다.
오를때와는 다르게
까까삐알 내리막을 내려오는 상황은
오를때보다 얼마나 힘이들고 어려운 상황인지,,,
1시간 반 가까이 내려오고 나니
평지를 걷는것이 더욱 힘든 상황이 되었다.
선두를 지휘하던 그이,,,
갈림길에서 어디로 갔는지 몰라
일행들이 폰으로 찾는 상황을 만들어 가며
또 제일 먼저 내려와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 전체가 하산하는덴 먼저 온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가 준비한 참 으로
인삼동동주와 따끈한 두부김치, 언양에 유명한 미나리전으로
비오는날 산행의 마무리를 짓나 싶었으나
달콤한 동동주 몇잔에 살짝 취기가 돌아 행복한 일행들,,,
그냥 갈 수 없다며
비구니스님들로 유명한 가지산 자락에 석남사 경내를 들어갔다.
지난 정월대보름날 둘러보았던 그곳 ,,,
앙상한 거목들엔
아직은 엷프름한 새싹들이 뽀족이 얼굴을 내어밀고
우릴 반기고 있었고
계곡 맑은 물색은 천년바위 사이를 돌아
비취빛 물색을 하고 우리에게 밝고 맑은 기분을 선물했다.
부도가는길가 천리향 꽃몽우리들이
활짝피어 환한 웃음과 향기로 우릴 반기고 있었고
그 향이 천리를 간다하여 천리향이란 이름을 가진 그 꽃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 보았었다.
추억의 한페이지를 남길것이라며
사진촬영을 하고 내려오늘길에
그중 나이 많으신 분이 하시는 말씀에
난 오늘 제목을 '까불지 마라' 라고 정한 것이다.
까 : 까스불 조심하고
불 : 불건전한 비디오 테잎 빌려다 보지말고
지 : 지갑(마누라 꺼) 함부로 열어보지말고
마 : 마누라 늦게 들어온다고 불평하지말고
라 : 라면 끓여먹고 잠자코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 이란다.
여러분!!!
이말을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감이 잡히시죠???
네,,,
정년퇴직한 남편들에게 아내들이 외출할때 하는 말이라네요.
저도 처음듣는 이야기라 너무 놀라웠답니다.
아직은 제 남편이 정년퇴직을 안한 상황이라선지
상상도 못해본 이야기랍니다.
안 그래도 50 이 넘으면 힘이없고
불쌍해 보이는 남편네들,,,
너무한 이야기 같아요.
그러나 나도 이런 상황이 될런지는 장담은 못할 일이지만 *^^*
남편들이 젊었을때 아내에게 하기 나름인것 같은 생각은 듭니다.
대한민국 남성여러분!!!
이런 대우 받지 않도록 지금 부터라도
마음들을 써 보시지 않으시겠어요??? *^^*
= 봄비개인날 오전 시간을 이 글을 쓰느라
작품연습에 지장이 있었지만
장장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신 님들의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하며
아내들에게 인정받으시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라는' 예원' 씀 =
첫댓글 이곳 보다는 이른 봄을 맞은 가지산의 산행을 봄기운을 느끼며 함께 한 기분입니다.저도 산행을 참 좋아하는 산꾼이지요.아쉽게도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은 찾아보지 못하였지만 말입니다.좋은 충고라 할까? 위안의 글이라 할까? 새기며 다녀갑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谷泉님! 건강에 나이들어가며 가장 좋은 운동이 등산이라하데요. 좋은 취미가지고 계시는군요. 한번 친구분들과 산행한번 오시어요. 이 글이 위안이 되신다함은 그간 잘 사신 모양이시군요. *^^* 늘 모습그대로, 잔잔한 성정 그대로 아름다운 생활이 이어지시길 빕니다. 마음 내려놓아 주심 감사하구요,
瑞香님! 청난당님! 우린 이러지 맙시다. 그래도 우리네 남편들은 나의 언덕이며 의자이잖아요. 늘 소중히 여기며 나이들어감에 한번더 챙겨주며 마음써 주므로 건강한 노후를 사랑하며 함께 지냄이 서로 좋을것 같아요... 그렇죠??? 고마워요. 흔적 남겨주심에... 행복들 하세요. *^^*
산행한 모습이 그려지고 아름다운 풍광도 느껴봅니다. 늘 행복하세요.
잘읽었습니다
흐드러진 꽃 잔치가 열리는 들판으로 나물캐는 여인이 되어 떠나 볼라고 합니다. 날이 새면은요..좋은 글귀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연당님! 다원님! 현진님! 마음 머물어 주심 고마워요. 늘 아름다운 일상들이 되시길 빌어요. 이 봄날에....
까불지말라는 뜻에 그렇게 심오한 이미가...명심하겠습니다.
지기님! 마음내려놓아 주심 감사해요. 명심하실것 까진 없으실것 같네요. 늘 아내에게 잘하시잖아요??? 정년도 없으실테고... 늘 강건하세요. *^^*
크흐흐 까불지마라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