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70>
“골형성·면역증강·노화방지” - 실새삼(免絲子)
인체의 성숙한 골 조직은 파골세포와 조골세포 간의 활성과 균형에 의해 골밀도가 결정된다. 파골세포는 오래된 골 조직을 제거(골흡수)하고 조골세포는 새로운 골 조직을 생성하는 활동을 순차적 역동적으로 진행한다. 3~4주간 파골세포가 골흡수를 진행하고 나면 수개월 동안 조골세포에 의해 골형성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을 통해 칼슘과 인이 주성분인 골질의 항상성이 유지된다. 뼈 대사는 주로 간·신·갑상선이 관여한다. 만일 혈액 내 칼슘농도가 낮아지면 부갑상선에서는 파라트로몬 호르몬을 방출하여 신장과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증가시키고 반대로 칼슘레벨이 높아지면 갑상선에서 칼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방출하여 신장에서 칼슘 흡수를 감소시킨다. 골다공증은 골형성 보다 골흡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서양의학의 골다공증 치료는 골대사에 관여하는 필수영양소, 골흡수억제제, 골형성촉진제 그리고 이들의 복합제를 쓴다. 호르몬요법은 폐경기 이후 여성, 골절의 위험이 높은 남성,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에 대해 (합성)부갑상선호르몬인 포스테오와 테리본을, 골흡수는 억제하고 골형성을 촉진하는 이중작용의 이베니티 등을 쓴다. 포스테오와 테리본의 투약기간은 최대 2년이며 한 환자의 일생에서 이 약의 투약과정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후 음식과 비타민D 외에 다른 골다공증 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환자에 따라 투여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 있으며 오심, 사지통증, 두통 및 어지럼증 같은 여러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주골(腎主骨)이라 하여 신장이 뼈를 주관하는 것으로 보고, 뼈의 충실 여부는 신정(腎精)의 충족도에 비례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골수는 골강에 존재하는 부드러운 해면조직을 말하는데, 신정은 이 골수를 생성하고 골수는 골질을 영양한다(骨生髓). 그러므로 치아의 마르거나 흔들리는 정도를 살펴서도 신정의 성쇠를 알 수 있는 것. 한방의 보신생수(補腎生髓) 개념은 부갑상선호르몬보충요법과는 차원이 다르다. 음양의 균형, 내분비선과 자율신경계,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및 면역기능 전반을 조절하고, 호르몬과 칼슘대사의 평형을 통해 자연스럽게 골흡수가 억제되고 골형성이 촉진되게 하는 기전이다. 보신 한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물 유래의 생약이고 ‘오래 먹으면 몸을 가볍게 하고 늙음을 견딘다’는 의미의 상약(上藥)에 속하는 보익약재들이 대부분이다. 골수와 뼈의 생성기반인 신장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조골세포, 파골세포, 성호르몬, 성장호르몬, 조골신호전달물질 등을 적절히 증가시키는 방향이므로 연약한 어린이에서 허약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예컨대 정기를 보하여 피를 맑히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구기자, 골수를 보강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는 산수유, 정을 생성하고 골수를 보충하며 혈을 기르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녹용, 골아세포의 증식과 활성은 강화하면서 파골세포의 생성과 활성은 억제하는 숙지황 두충, 간신을 보하고 정혈을 보충하여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하수오, 조골세포 증식 및 분화를 촉진하고 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음양곽 파극천을 비롯하여 보골지 구척 골쇄보 속단 선모 여정실 등 주로 내분비계에 작용하는 약재들이 많다. 골질을 높이고 노화를 방지하는 고전의 방제도 아주 많지만 팔미지황환과 평보원을 가감한 <토사자 숙지황 산약 산수유 각 3, 당귀 두충 우슬 복령 여정실 골쇄보 각 2, 보골지 정향 택사 각 1> 방으로 원만하다.
약초 토사자(免絲子)는 메꽃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기생식물, 실새삼 또는 동속식물의 씨를 건조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조마(鳥麻)’라고 하였는데 뜻을 풀어 동의보감에서는 ‘새삼배’, 훈몽자회에서는 ‘새삼’으로 기재하였다. 실새삼은 싹이 처음 돋을 때 토끼 모양이고 줄기가 삼실 같아서 그 씨를 토사자라 부르게 되었다. 실새삼은 주로 나무를 감아 오르며(미국실새삼은 초본에만 기생한다) 기생근으로 수액을 흡수하여 영양하므로 발아한 줄기의 아랫부분은 곧 고사한다. 씨가 맺기 전의 줄기인 ‘토사’는 청열(淸熱) 양혈(凉血) 이수(利水) 해독(解毒) 작용이 있어 토혈 비출혈 변혈 대하 황달에 이용된다. ‘토사자’는 가을에 숙주식물과 함께 채취하여 말린 다음 씨를 털어낸다. 씨앗의 껍질이 단단하므로 술에 사나흘 담갔다가 쪄서 거칠게 분말하여 쓰는 것이 좋다. 토사자의 기미는 달고 따뜻하며 맵다. 간 신 비경으로 들어가 정기와 골수를 보익하여 간과 신장을 튼튼히 한다. 신허로 인한 몽유(夢遺)를 다스리고, 허리와 무릎의 저림과 마비증을 고치며, 난임, 정자부족증, 요슬무력, 양위, 유정, 당뇨, 유뇨, 혈뇨, 백대하, 백내장, 이명, 현훈 등을 치료한다. 토사자 달인 물은 용량 의존적으로 파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골형성단백질의 발현과 골아세포의 증식 분화를 촉진하는 양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토사자의 다당체는 림프구 및 항체 형성을 증가시키는 면역증강효과와 간독성에 대한 보호작용을 가지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갱년기장애는 신장의 음기가 부족해져 심장의 화기가 항진됨으로써 골다공증을 불러들인다. 이때 토사자를 포함한 여러 보신 약재를 합용하면 골형성을 촉진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면역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줄기
꽃
열매
익은 열매
미국실새삼
미국실새삼과 실새삼
미국실새삼
갯실새삼 꽃
갯실새삼
실새삼 씨(토사자, 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