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향교 석전제(釋奠祭:告由祭)
<제레 순서>
제향 시작 / 제관 입장 / 관수(盥水:손씻기) / 사배(四拜) 올리기
금년의 제향는 코로나로 대폭 축소하여 비록 제관(祭官) 숫자는 적었지만 모든 절차는 엄숙하게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치러지는 모습이 옛 성현들의 생활모습을 엿보는 것 같아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제수(祭需)도 올리지 않고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終獻)으로 제주(祭酒)만 올리는 초간소 제향이다.
평년에는 평균 80명에서 100여 명까지 석전제에 참례하고 관광객들에게도 개방하여 성대하게 치러진다는데 올해에는 전교님과 장의(首席掌議)님들 그리고 총무(總務)와 사무실 직원 몇 명만 참례하여 총 15~6명의 인원으로만 봉행하고 관광객도 일체 출입금지라 조금 적적하다는 섭섭함도 들었다.
인천향교는 전교(典校) 1명과 수명의 장의(掌議)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의 전교는 작년(2020년)에 선출되신 인천향교 제26대 성기민(成耆敏) 전교님이신데 전교(典校)는 유생을 가르치는 교수님을 부르는 호칭이다. 석전제의 절차는 무척 복잡하고 까다로운데 간단히 요약하면 ①시작을 알리는 북 치기 ②관수(盥手:물로 손 씻기)와 세수(帨手:수건으로 손 물기 닦기) ③삼상향(三上香:향불 피워 올리기) ④폐백례(幣帛禮:다례상에 음식 올리기) ⑤궤향(饋香:술<祭酒>올리기<初獻-亞獻-終獻>) ⑥철변두(撤邊頭:다례상 치우기) ⑦망예(望瘞:燒紙-사용한 축문 등을 태우기) 등의 절차인데 엄숙하게 올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세한 석전제(釋奠祭)의 절차는 생략하고 사진만 몇 장 올려본다.
삼상향(三上香) / 신위(神位) 모시기 / 궤향(饋香-祭酒 올리기) / 망예(望瘞-소지하기)
이 인천향교건물은 문학산 중턱에 있어 내려다보면 왼쪽으로 인천도호부 객사(邵城館)와 모든 관아(官衙)건물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일 뿐더러 바로 뒤는 문학산 울창한 숲이 둘러서 있어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시원한 느낌이다.
인천향교는 전교(典校) 1명, 수석장의(首席掌議) 6명, 감사(監事) 2명, 장의(掌議) 50명, 일무단(佾舞團) 26명으로 총 85명이고, 사무국에도 사무국장(事務局長)과 사무과장(事務課長) 등 직원들이 상시 근무한다.
일무(佾舞)는 제향 때 올리는 무용(舞踊)이다. 직원들의 존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존칭 생략)
전교(典校)에 성기민(成耆敏), 재단이사장(財團理事長)이자 인천유도회 회장인 유한형(柳瀚衡), 총무수석장의(總務首席掌議)에 고상훈(高相勳), 의전수석장의(儀典首席掌議)에 김성현(金聖顯), 재정수석장의(財政首席掌議)에 육종률(陸鍾律), 교화수석장의(敎化首席掌議)에 황선구(黃善求), 연락수석장의(連絡首席掌議)에 김석중(金錫中), 섭외수석장의(涉外首席掌議)에 선우영(宣佑永), 감사(監事)에 유건재(兪建在), 이현수(李賢洙) 님이시다. 수석장의(首席掌議)는 각 분야의 최고책임자를 일컫는 말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향교의 수를 열거해 보면 경북(慶北)에 39, 충남(忠南)에 34, 경남(慶南)에 28, 경기(京畿)에 28, 전남(全南)에 28, 전북(全北)에 23, 충북(忠北)에 18, 강원(江原)에 17, 인천(仁川)에 4, 다음으로 대구(大邱)와 제주(濟州)가 3, 서울, 부산(釜山), 울산(蔚山), 대전(大田), 세종(世宗)이 각 2, 그리고 광주(光州)가 1로 모두 합치면 총 236개 향교(鄕校)가 있다고 한다.
<명륜당(明倫堂)에서 끽다(喫茶) 한담(閑談)>
명륜당에서 영풍(詠風) 강의 / 제향 후 기념사진 / 황공하게도 전교께서 나를 소개
제향이 끝나고 제관들께서 명륜당에 모여앉아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황송하게도 나를 초대하신다. 그러잖아 제향을 올리기 전에 제관들 앞에 나를 불러 소개를 하시고, 끝난 후에도 기념촬영을 하는데도 끼워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는데 차를 마시는 자리까지....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는데 유도회 회장이신 유한형(柳瀚衡)님이 칠판 앞으로 나가시더니 백묵을 들고 칠판에 한시를 쓰기 시작하시는데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님의 한시 영풍(詠風)이다.
다 쓰시고 난 후 상세한 설명을 하시는데 너무나 즐거웠던 일이라 소개해 본다.
詠風(영풍/바람을 읊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來從何處去何處(내종하처거하처) 無臭無形只有聲(무취무형지유성)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고? / 냄새도 모습도 없이 다만 소리만 있는 것.
飜雲覆雨天樞動(번운복우천추동) 盪海掀山地軸傾(탕해흔산지축경)
구름 뒤집고 비 퍼부어 하늘이 진동케 하고 / 바다를 흔들고 산을 들어 지축이 기울게 한다.
赤壁吹焚曹子艦(적벽취분조자함) 眭陽噓散項家兵(휴양허산항가병)
적벽에 불어와 조조의 전함을 불태웠고 / 휴양에 불어와 항우의 군사를 흩어지게 했네.
捲我屋廬茅蓋盡(권아옥려모개진) 朝暉穿漏照心明(조휘천루조심명)
내 오두막집 걷어 덮은 띠(茅)를 다 날린 것은 / 아침 햇빛 새어들어 내 마음 밝히고자 함이네.
◆盪-씻을 탕, 흔들릴 탕 ◆掀-번쩍 들 흔, 치켜 들 흔 ◆噓-불 허(바람이 불다) ♣眭陽(휴양)-중국의 지명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아명(雅名): 성뢰(聖賚), 자(字): 영보(英甫), 호(號): 우암(尤庵), 우재(尤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