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투자 열풍과 함께 주목받는 또 하나의 화폐, 이더리움.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다. 비트코인이 '가상 화폐'의 상징이어서 그렇지, 소위 '블록체인'의 기술력이나 확장성, 보안성 등을 감안하면 비트코인보다 한 단계 앞선 암호상화폐라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더리움이 1일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하루에 12%나 오른 1,50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1,300달러로 떨어졌다가 바로 회복한 것.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데 따른 효과로 보인다.
이더리움 가격 하루만에 12% 반등/얀덱스 캡처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가격 등락과 동기화할 것인지, 독자적으로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여전히 각각이지만, 아직은 동기화 쪽에 더 쏠려 있다. 비트코인이 가진 상징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이날 가격 반등도 비트코인의 가격 회복과 연계시켜 분석하는 이유다. 비트코인은 이날 5% 올라 4만8천 달러를 넘어섰다.
새해들어 비트코인의 가격 폭등은, 다 알다시피 '셀럽'(유명인사)들의 발언에 기인한 바가 크다. 특히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CEO의 투자 발언은 최근의 폭등을 이끌었다.
이더리움에 대한 셀럽의 투자 의지는 아직 부족한 듯하다. 일반인들도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부테린 / 사진출처:vK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리크 부테린도 국내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지난 2014년 11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를 꺽고 '신기술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월드 테크놀로지 어워드'의 IT 소프트웨어 부문을 수상한 사실도 IT업계에만 알려졌을 뿐이다.
‘2세대 블록체인’으로 평가받는 ‘이더리움’을 만든 부테린은 스무 살이던 2013년 ‘차세대 스마트 콘트랙트 그리고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공개하며 이더리움의 탄생을 예고했다. 그리고 이듬해 이더리움 재단을 세워 투자를 받고 플랫폼을 창안했다고 한다.
그가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온라인 게임' 때문으로 전해진다. 어느 날 자신이 즐겨 하던 온라인 게임이 '버전 업'(데이트)되면서 보유했던 캐릭터 스킬이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생기자, 게임 개발사가 마음대로 정보를 변경할 수 없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것. 부테린은 훗날 “캐릭터 스킬이 없어진 그날, 너무 억울해서 울었다"고 기억했다.
부테린이 '비트코인'이란 가상 화폐를 접한 것은 17살 때, 아버지 드미트리 부테린의 영향을 받았다. 온라인 게임의 쓰라린 경험 때문에 '비트코인'의 작동 방식에 푹 빠졌다. 비트코인 매거진에 꾸준히 글을 쓰고 다양한 암호해독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스라엘에서 '컬러드코인즈'라는 비트코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부테린의 이더리움 설계도는 비트코인보다 한 차원 높은 기능을 겨냥했다. 지불・결제 등 금융 부문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이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통화가 '이더'(Ether)다.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이더가 비트코인이고, 이더리움을 이더가 거래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이더리움 주소는 '0x6c2ecd6388c550e8d99ada34a1cd55bedd052ad9'과 같은 문자열로 존재하지만, 이를 은행 계좌, 전자메일 주소, 주민등록번호처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더리움은 빠르고 가벼운 플랫폼을 추구했다. 비트코인이 10분에 한 번 블록을 생성할 수 있다면, 이더리움은 12초마다 블록 생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속도가 많이 느려졌지만, 초기에는 획기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테린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콜롬나에서 1994년 1월 13일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1999년 모스크바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이사했는데, 모스크바 있을 때부터 구형 PC(당시 모스크바는 조립식 PC가 인기였다)로 엑셀 작업을 했고, 캐나라도 옮겨간 뒤 7살에는 '토끼 백과사전'이라는 복잡한 문서를 만들고, 10살 때부터 직접 코딩해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니, 컴퓨터 천재였던 모양이다.
초청기 이더리움 재단에 합류한 동료들은 거의 떠났다. 재단에 남은 부테린은 ‘이더리움2.0’ 개발을 진행중이다. 기존의 이더리움 1.0와 2.0의 통합이 그의 목표다. 부테린은 “2022년 내에 이더리움1.0과 2.0을 통합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새로운 가상화폐 허브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얼마나 많은 이더리움을 갖고 있을까? 부테린은 2016년 4월 이더당 10달러에 보유한 이더의 25%를 현금화했다고 밝혔다. 10달러가 현재 1,500달러가 됐다. 5년만에 도대체 몇배가 올랐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