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0여년을 틈만나면 탁구에 올인했었다.
가성비 운동효과도 좋았고 힘들었던 시절을
운동으로 극복하며 건강도 챙기자는 목적으로...
그 효과(??)가 조금씩 나오는건지 슬슬 무릎에
반응이 나타난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씩 시간
분배를 하며 동네 뒷산 둘레길 산책을 한다.
그리하여 오늘은 동네 뒷산을 한바퀴 돌고
내려오는 계단길에 한 여인이 낙엽을 쓸고
있을을 보니 문득 예전의 한 추억이 떠오른다.
동네에 암자가 몇몣개 있던 서울 J동에 살던
어느 늦가을 새벽에 퍽~ 하고 항아리 깨지는
소리와 아고고~ 하는 비명소리에 잠을 깼다.
동네 초입 골목길에 쌓인 낙엽을 암자의 스님
몇분이 쓸고있었는데, 옆집 아저씨가 화분을
옥상 위에서 스님들한테 집어 던진거였다.
아저씨의 뜻은 그랬다.
"시몬~ 낙엽 밟는 소리를 들어봤냐"는 식으로
만추(晩秋)의 낭만을 즐기고 싶었는데 왜 그걸
쓸어내냐고, 스님들의 황당했던 그때 얼굴들...
몇몇 스님은 화를 참으며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오늘 뒷산 둘레길에서도 낙엽 쓸던 아줌마..
나도 낙엽을 밟고 싶었는데 쓸어내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살이가 모두 내 뜻만큼 돌아가는건
이니려뇨..."수고하십니다" 하며 인사를하고
내려오는 마음에 홀가분한 평온함이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