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초순이 지나 들에 핀 꽃들은 지고 산에는 여기저기서 색깔 자랑을 하며 군데군데 피기 시작하고 연두빛 잎새가 조화를 이루며 산을 밝게 하는 시기인
어느날 아침. 훈련원 버스를 타고 양양을 지나 구룡령으로 굽이굽이 올라가는데
흐린 날씨인지라 안개와 구름에 쌓여 시야가 가려 갑갑했지만 창 밖의 풍경은
구름인지 바다인지 착각이 일 정도라 그 절경은 가히 입이 벌어져 탄성으로 대신
했는데 오가는 인적도 차량도 없이 돌고 돌아 정상으로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이 감탄사를 연출했는지 무릉도원이 따로 없고 천상세계가 이런 곳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고 정상에 오르니 "생태터널"이 보였는데(동물들의 차도의 위험에서 보호)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정상에 있는 구룡령 휴계소에서 잠시 쉰 후 주변의 수목을
교관의 설명에 따라 관찰하며 여러 곳을 둘러보며 교육을 받고 삼봉 휴양림에 이르러
점심식사 후 약수터에서 물을 먹으니 탄산수인데 어찌나 철분 함유량이 많은지 몸에
좋다고 해서 마시긴 했지만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었답니다.
휴양림에서 가칠봉에 이르기까지(약 2km) 수목을 관찰하고 설명을 들으며 올라가다가
가칠봉 밑에서 대부분이 정상으로 오르고 나와 몇몇은 내려오며 올라올 때 보지 못했던
여러 종류의 고목들을 살펴보면서 내려오니 묻지마 관광 온 아줌마 부대의 노래자랑과
춤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홍천 방향으로 달리다 운두령을 굽이굽이 넘어 평창을 지나 진고개 정상 휴계소에서 잠시
쉬다가 부지런히 달려 훈련원에 도착해서 저녁 먹고 씻은 후 두 다리 쭈욱 뻗고 오늘 정말!
구경 한 번 잘했다며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하루 일과였지요.
수료할 때가 다가오니 일주일이 하루 지나 듯 하고 지난 시간들이 아쉬워 지는데 5월
18일 울진 소광리 가는 날인 오늘은 마지막 실습지이고 인상깊은 기억이 남아서......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는 강릉을 지나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동해를 거쳐 삼척의 용화
휴계소에서 잠시 휴식. (용화 해수욕장은 조그만 어촌에 있는데 주변 경관의 절경과 잘
어우러져 내가 본 해수욕장 중에 으뜸이고 가족 단위로 온다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임.)
다시 달리기 시작한 버스는 해안도로를 끼고 주변의 보여 주는데 산불 피해가 상당히 넓은
지역으로 확산 되었음을 느끼게 하고 그 피해는 가히 참상이었답니다.
횟감이 싱싱하고 저렴하다는 임원을 지나 원덕을 스치니 울진이고 더 달려 불영계곡으로
세상에! 골도 깊지만 바위와 돌들이..... 기암괴석이라고 표현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고
봄 가뭄에 전국이 시달렸건만 기본 수량은 있는데....... 요즘 같은 때 피서가면 굿! nice!
굽이굽이 돌아가는 불영계곡의 골의 깊이는 아마도 전국 제일인 듯 싶고 소광리를 향해
가는 도중 담임 선생님의 지명과 특징 등을 설명하는 것 같은데 나는 딴 생각에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인근의 주민들의 교통의 불편함이 안타깝게 느껴졌고 무명 세계와는 거리가
먼 오지라는 생각을 하며 조그만 다리를 건너 소광리로 들어서는데 말이 리지 집이라곤
가게 하나와 가옥 몇 채가 고작인 이 마을은 사람도 보기 힘들고 논과 밭이 버려져 있는
모습도 보이고 담임 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소나무 한 그루로 집 한 채를 지었다는 집이
있다는데 소광리 숲에 도다르니 과연 그 말이 실감났고 500년생 소나무와 아름들이
나무들이 여기저기 그래서 그런지 수고 30여m, 직경70-80cm 이고 중량이 무려 약 7t.
이런 나무들이 커 보이지 않아 재 보고 계산하며 믿기지 않아 확인까지.....
과연 명불허전이 아니로구나!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숲으로 지정한 소광리 숲.
그리고 소광리 소나무는 수피가 붉은 적송 군락지랍니다.
좌측으로 가면 춘양을 거쳐 영주로 가는 길이고 앞으로 가면 석포를 지나 태백으로 가는
길인네 우리는 되돌아 오던길로 가다가 울진 못 미쳐 민물고기 전시관에 들러 수족관에
있는 민물고기를 관람하는데 이름도 생긴 것도 잘 아는 것도 있었지만 생전 처음 대하고
발음도 어려운 여러 종류를 둘러보다 양어장에 가보니 무지개 송어의 날렵함이 돋 보였으며
사료를 주니 닭 모이 주면 모이듯이 그럼 송어는 가축일까요? 님들의 생각은.....ㅎㅎㅎ
꿀벌은 가축이고 개구리, 오소리, 달팽이 등은 가축이 아니라는 현행법. 도망가서 안
돌아오면 가축이 아니고 돌아오는 꿀벌은 가축. ^^; 얘기가 빗나갔네요.
놀라운 것은 향어가 하마인지 돼지인지 구별이 안 가 눈만 잠시 커지기도 했지요.
해안도로를 달리며 촛대바위로 유명한 동해 추암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촛대바위로 향
하는데 글쎄 이런 일도 있나요? 흥겹게 걸어가는 내게 새(鳥)가 나의 이마에 변(糞)으로
폭격! 눈썹과 눈썹 사이에 명중. 으웃!!! 하늘도 보지 못하고 그러니 어떤 새인지는 알 수도
없었지요. 화가 나서 씨부렁씨부렁 궁시렁거리며 가니 누군가가 좋은 일이 생길 징조라며
달래주건만 찝찝한 마음으로 바닷물로 씻었는데도 개운치 않더라구요. 혼자 뒤늦게
촛대바위에 올라가니 담임선생님이 윤서비형! 한 장 찍어요. 해서 몇 장을 기임치 하며
폼을 잡다가 촛대바위 옆 바위 두 개는 형제바위라고 아는 척 해 가며 동해의 드넓은
바다를 가슴에 품고 파도와 함께 오는 진짜배기 공기를 기분이 짜안! 좋아지는데.......
하이고 쥐정신! 鳥糞 뒤집어 쓴 지 얼마나 됐다구.....허허거리다니 그래도 좋아! ^^;
추암의 일출은 알아주는 명소로 사진작가의 작품에 많이 보이고
주차장에 차 두고 촛대바위가 있는 바닷가에 가려면 굴다리를 통과해야 함.
저녁을 먹고 들어 가기로 해서 감자탕이나 닭도리탕으로 하자고 그러나 부근에 있는 집들이
수리중이거나 영업을 안하여 내가 추천한 동해 북평의 "곰 언니 곰탕"집으로 갔는데
분위기도 괜찮고 음식 맛도 좋아 이구동성으로 찬사에 돈은 담임선생님이 내고 생색은 내가
낸 격이 되어 겸손해지려고 노력 많이 했답니다. 훈련원으로 돌아오면서 흥에 겨워진
우리는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왔는데 이게 웬 일 입니까?
강릉을 거쳐 훈련원으로 오는데 갑자기 어두워지며 돌풍에 흙,먼지가 회오리치고
서둘러 재촉하며 원상희씨와 우동철씨를 일행으로 진고개를 넘어 고속도로에 들어
서니 귀신같이 바람이 없더라구요. 휴계소 한 번 들리고 달려라 했건만 지독히도 막혀
자세가 불편해 힘들어지고 그렇게 가다가 산본에서 우동철씨 내리고 화곡동 우리집
앞까지 데려다 준 원상희씨 지금 또 고맙고 일산인 댁으로 가셨지요.
고마운 원상희씨 일요일 오후 집 앞으로 와 나를 싣고 강릉으로
두 사람은 마지막 수업을 받으러 고속도로를 달리고 진고개 넘어 훈련원 도착.
마지막 주는 하는 것 없이 지나가고 아쉬움과 허전함에 날이면 날마다 수울술!
피복 및 반납할 것 하니 그 동안 지난 세월이 헛되지 않고 보람있었기에 뿌듯함을
느꼈지요. 3개월 간 아침운동을 빠짐없이 하고 틈 나는대로 컴실에 가 멜 보내기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나와의 약속 이행이 지켜져 흡족했지요.
아무리 늦게까지 술을 많이 마셨어도 05:30이면 아침운동을 했고 주독이 빠지지 않아
헤메면서도 내 할 일을 지켜낸 것은 최대의 수확이고 보람이었답니다.
마지막 수업은 오전 중간고사와 각 방별 과제물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체육활동과
회식. 장 보기에 차출된 나는 미소! 채선영과 빨간별 친구 홍성우와 함께 주문진으로
두 사람이 야채를 사는 동안 나는 횟집에서 횟거리를.....반겨주는 주인 아주머니가
정들자 이별이라며 오징어, 가자미, 향어를 마구 썰어 푸짐하게 한 접시와 소주 1병
써비스라며 주는데 혼자 먹기 아까워 손폰으로 빨리 오라고 하니 다행히 금방 와 먹는
동안 회는 만들어지고 나 혼자 소주1병을 다 마시고 과일과 이것저것 챙겨 돌아오니
족구를 하길래 참여하여 4게임(10세트) 뛰면서 고함치며 땀 흘리고 정열을 불태웠건만
아뿔싸! 이것이 화근. 회식 준비를 돕다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면서 주는 술 모조리
받아 마시다 1차 선발대로 단란주점 노래방에 갔는데 꽤액! 목이 잠겨 소리가 안나요.
2차로 온 사람들과 노래방으로 합류해 즐겁게 노는데 나는 목이 잠겨 애 먹었답니다.
다음 날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 찰칵찰칵 마치고 모두에게 작별의 인사를한 후
원산 아주머니에게도 식당 아주머니에게도 인사를 하는데 오징어 젓갈과 세 미역이라며
요리법까지 자상하게 설명하시는데 그 고마움에 감사하고 情에 또 감사하며.......
3개월 동안 배운 것도 많았고 구경도 잘했으며 여러 사람에게 情도 듬뿍 받고 사는
기쁨도 느낀 좋은 교육기간이었으며 집에 와서는 그 동안 누적된 피로와 몸살이 몸져
눕게 만들고 거기다가 감기(기침)까지 겹쳐 근 한 달 가까이 앓았답니다.
그런데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목소리가 맑아졌으며 더 부드럽고 따뜻해 보인다나요.
(그 전에는 목소리는 조금 탁하고 강해 보이는 인상이였다고.......)
앞으로는 더욱 겸손해지고 남을 배려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모든 님들 행복하시구 좋은 일만 계속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