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는 세상의 풍조(風潮)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되고 있다. 바람직하건 안 하건 사람들은 그 풍조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이혼(離婚)풍조(風潮)를 보면 더욱 놀랄 만큼 익숙해져 있음을 보고 새삼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고현정이 재혼을 앞두고 있는 전남편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이런 소회를 남겼다, “그 분도 잘 살아야 내 마음이 편해.”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 기억이 잘 나지를 않는다..그러나,이혼한 유명인들이 전 남편의 사생활이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늘 일절 ‘노 코멘트’로 일관 해 온 것이 거의 불문률(不問律)처럼 인식 되어온 것이 사실 아닌가? 또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까지 생각을 해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고현정의 이번 공개발언을 두고 하는 칭찬의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되는 사람도 대한민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가 있는 유명인이기 때문에, 또 자신의 두 자식을 현재 그가 키우고 있다는 현실이라면 어짜피 한마디 정도는 해 두어야할 상황이 닥쳤기 때문에 마지못해 했을 수도 있지만, 전례대로 그냥 ‘노코멘트’를 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예를 표했다는 것은 어찌되었던, 이제까지의 금기 사항이 앞으로는 또 바뀌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설사 세상의 눈과 귀가 어떻게 보고 들을지라도, 꽤 괜찮은 처신을 했다]
이제는 이혼풍조에 대하여 탄식을 하던 나도 달라졌다..내 집 안에서도 누님과 형이 이혼을 한 경험자이고, 심지어는 내 딸 까지도 이혼을 한 경험이 있다..그 당사자들의 형제자매로서, 또는 그 딸의 아버지인 나도 끔찍한 거의 동일한 아픔을 경험했기에 떠올리기조차 싫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풍조가 나날이 우리 한국의 사회를 가속시킨다면 분명 머지않아 적지 않은 청소년 범죄가 기승을 떨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예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몇 년 전 미국의 전국교도소 청소년 재소자(在所者)현황을 조사한 결과로 는 90%가 결손가정(缺損家庭)이었다는 기사를 읽고 매우 충격을받았다. 미국인들이야 워낙 이혼률이 크다 보니, 이제 사소한 일로서 별로 놀랄 일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구시대 한국인으로서는 평범하게 받아 들일 일이 분명 아니었다..
이런 추세로 나가다가는, 처녀 총각의 결혼은 더 이상 순결하지 않을 것 같다.. 두 명이면 한 명 정도의 50%에 이르는 이혼남녀들이 언제 결혼서약을 하지 않아서 이혼을 하나?..지금 현재도 과거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하여 삶이 파탄난 젊은이들 이 점점 기하학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엘리자베스테일러는 이른바 ‘세기의 남성들’만 8명을 상대로 결혼을 했다.. 심지어는 가까운 죽마고우의 남편도 빼앗았다..그러나 미국사회는 마치 이혼 신기록을 바라보듯 그저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정말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이제 머지 않아 한국사회도 필경 그렇게 될 것이다..
이지아?..왜, 무려 14년이나 지난 이제 와서야 이혼사실을 발표했나? 섣부르게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뒤에 닥칠 ‘센세이션’이 ‘주’된 목적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 발표를 하면 모두 조용할 줄 알았나?..
그런데 아닌 게 아니라, 그녀의 한마디는 모두 뒤집어 놓았다.. 시시껄렁한 신문나부랭이부터 한국의 3대 방송 3대 일간지까지 너도 나도, ‘이지아가 아니면 죽는다!’식으로 도배를 했다.. 그들, 신문들의 제목이 대부분 ‘한국 전체 놀랐다’는 이야긴데..놀라게 만든 장본인이 자신들이면서, 하 참! 이런 빌어먹을 풍조가 도대체 어디에 있나..
이건 뭐 ‘할리웃’을 통신을 뛰어넘는 쾌거(快擧)의 양상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저마다 난리법석이다.. 손학규도 누르고 강재섭도 눌렀다.. 하도 시원치 않으니까.. 최종원이는 ‘막말 퍼레이드’로 장식을 하면서 무식으로 치장을 하고 ‘딴따라’ 임을 자랑했지만 그것도 이지아를 못누르고, ‘나는 가수다’에게 형편없이 밀려났다.
그것뿐인가.. 때는 왔다! 싶었는지.. 노장 신성일이 등장하여 김지미의 이혼 4건에 관한 이야기를 전재하지 않나..윤복희는 전남편들을 끌어내어 모욕에 가까운 발언을 하지 않나.. 도무지 개판 일보직전이다.. [이들도 또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노라! 서약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이혼률-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이혼을 하면 그 즉시 원수가 되는 일들이 허다 했었다..그 다음에 올 것은 뻔하다, 위자료 문제, 자녀양육 문제, 등등으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혼의 역사가 오래되어서 그런지..미국인들은 이혼을 했더라도 자녀문제에 있어서는 매우 진지한 편이고, 더러는 왕래를 자유로이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많다.. [웬지 뭔가 그녀에게는 꽤 괜찮은 것이 하나 있을 것 같다..]
물론 한국인들도 평화스럽게 헤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유독 한국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은 한국의 전근대적 유교사상 때문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이런 풍조가 어디로 흘러가든 우리들은 막을 수가 없다..하는 수없이 ‘셀프 디펜스’를 해가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나는 ‘이혼서약서’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그 의도는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차라리 평화롭게 헤어져라! 그리고 기왕에 헤어졌으면 서로가 진솔하게 상대방의 장래에 대하여 진정으로 잘되기를 빌어주라! 그것만이 자신의 영혼을 평안하게 만드는 길이다..고.
고현정이 인기배우이긴 하지만 이혼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그리고 그녀의 이런 발언은 이혼풍조의 부정작인 면과, 그녀의 앞길도 밝혀주는 청량제가 될 것을 나는 믿는다..
세상, 인간풍조가 나날이 갈린다 해도, 나는 내 믿음과 자식들의 미래를 지키리니, 인생 살다가, 죽음이 정녕 꿈 같으니 오직 우리의 꿈은 참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