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증불고(墮甑不顧)
타증불고(墮甑不顧)는 떨어진 독 그릇(시루)은 되돌아보지 않는다란 뜻이다.
후 한 말에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은 ‘곽태(郭泰 혹은 郭太, 128년 ~ 169년)’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조정에서 벼슬을 준다 해도 병을 핑계로 가지 않고 오로지 시골을 돌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을 썼던 인물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사람들이 입을 모아 ‘아무리 생각해도 곽태는 생전에 부끄러운 일을 한 기억이 없다’고 말을 했을 정도로 그는 성인군자였습니다.
그가 어느 날 우연히 젊은 독장수와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되었는데 독장수 지게에서 독이 떨어져 깨졌습니다. 그런데 독장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계속 걸었습니다. 깜짝 놀란 곽태가 오히려 독이 깨졌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이보시오. 어찌 떨어진 독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간단 말이오?”
그러자 독장수는 무심히 대답했습니다.
“이미 독이 떨어져 깨졌는데 뒤돌아본들 깨진 독이 다시 붙기라도 한단 말이요?”
곽태는 독장수의 대답에 깜짝 놀랐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질문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즉시 곽태는 그 젊은이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그 젊은이는 가난하여 학문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매일 독을 팔아 부모님을 봉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곽태는 젊은이에게 글을 가르쳤고, 이 후에 큰 인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맞이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는 새옹지마(塞翁之馬)처럼 인생은 복과 화가 교차하며 흐르기 때문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리는 걸림 없는 마음이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큰 지혜입니다.
출처 : 유튜브 북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