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귀 선생의 삶과 인품 그리고 일화와 업적을 기린 책추천! 「혁명가와 의병장을 키운 어머니」 (이지희, 이상주 공저 / 보민출판사 펴냄)
이 책 「혁명가와 의병장을 키운 어머니」는 문중사와 나라 역사를 다뤘다. 연안이씨 의정공 이정화와 증 정경부인 권씨부부 3대(代)의 이야기가 조선 중기 역사와 맞물려 펼쳐진다. 따라서 첫 독자는 연안이씨 의정공 이정화와 권씨부인의 직계손이다. 범위를 넓히면 연안이씨는 물론 조선 중기 역사와 문중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다. 특히 임진왜란, 인조반정과 병자호란 등의 조선 중기 격변기 정치사와 한 씨족의 흥망성쇠 연구자들도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양반가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도 읽는 재미가 쏠쏠할 수 있다.
내용은 권씨부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굴곡진 역사에서 의정공 가문을 명문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한 여성의 역할이다. 사후에 여성 최고 직위인 정경부인 품계를 받은 권씨부인은 남편 이정화가 증 영의정, 아들 이귀가 좌찬성(증 영의정), 손자 이시백이 영의정 등 3대에 걸쳐 정1품의 나라 인재를 보좌하고 키운 인물이다. 그녀는 서른일곱 살에 남편을 여의었다. 남겨진 것은 2세에서 14세까지의 어린 7남매였다. 권씨부인은 생존과 자녀교육을 위해 한양에서 남녘땅 익산으로 이주한다. 익산에서 집안 재기와 자녀 양육 발판을 마련한 권씨부인은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세 아들과 함께 12년 만에 서울로 올라왔다. 그녀는 한양과 익산을 오가며 아들 4형제와 손자들을 나라의 기둥으로 키웠다.
권씨부인은 엄한 훈육으로 자녀에게 능력과 책임감을 심어줬다. 장성한 아들에게도 회초리를 드는 한편 감성적 훈계도 했다. 그녀의 교육은 자녀들에게 충성과 사회적 책임감으로 승화됐다. 장남 이보가 임진왜란 의병장으로 순절하고, 나머지 혈육인 아들, 손자, 증손자 등 온 가족이 인조반정에 참여한 게 대표적인 사회적 책임감의 실천 방법이었다.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여자 유학자 소양의 권씨부인, 2장은 권씨부인의 7가지 자녀교육법, 3장은 권씨부인의 꿈을 실천한 4형제, 4장은 인조반정의 순간, 5장은 그녀의 손자들이 쓴 조선의 역사를 다뤘다.
역사에서 팩트(fact)는 단 하나다. 그러나 역사는 살아있는 유기체이기에 시대에 따라,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다양하다. 이 책의 내용은 연안이씨 의정공 문중 입장이 반영됐다. 문중 입장에서 인물과 사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풀이하고 기술했다. 당시에 치열한 시대정신으로, 나라와 백성을 구하는 데 온 몸을 던진 의정공 이정화와 권씨부인 자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삶을 다양한 자료를 찾아 풀어썼다.
<작가소개>
공저 / 이지희, 이상주
여산 이지희
성균관대 문학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美하와이대 수학. 쌍용 · 삼성 · 신日本제철 · 클린톤 50년간 활동. 저헌학문연구소장 역임. 논문 <묵재 李貴의 생애와 사상 연구>, <昏君 광해와 李貴의 군신의리 연구>, 번역서 『국역 이충정공장소 32권』, 『대학연의집략 21권』 등. 묵재(李貴)공 손자 해주공종회장.
이상주
본관 전주(全州), 호는 여천(礪川)이다. 세종대왕신문 발행인으로 세종 왕자 밀성군파종회학술이사, 백강 이경여 문중 이사다. 중앙일간지에서 20년 넘게 신문기자로 일한 뒤 고려대, 서울시립대, 서울시민대, 극동대 등에서 강의를 했다. 저서에는 『세종의 공부』,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이 경기장에서는 내가 최고다』 등 20여 종이 있다.
[출판위원회 명단]
● 위원장 : 이윤희 (종중 회장)
● 간사 : 이원희 (종중 총무)
● 위원
이종대 (종중 고문)
이철희 (종중 부회장, 지평공파 회장)
이원배 (종중 부회장, 통덕랑공파 회장)
이종태 (종중 부회장, 판서공파 회장)
이인배 (종중 부회장, 충정공파 회장)
이극배 (종중 감사)
이지희 (저자, 전 저헌학문연구소 소장)
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이 책 본문 中에서>
염계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
물 위와 땅 위에는 초목의 아름다운 꽃들이 매우 많다.
이중에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은 유독 국화를 좋아하였고,
당나라 이후 사람들은 모란을 매우 사랑하였다.
연꽃은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럽혀지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다.
속은 비어 있는데 겉은 곧다.
덩굴지지 않고 가지 치지도 않는다.
향기는 멀어질수록 더욱 맑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깨끗하게 서 있다.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지만
함부로 대하거나 가지고 놀 수 없다.
나는 이 같은 연꽃을 사랑한다.
<추천사>
「혁명가와 의병장을 키운 어머니」, 이 책은 후손인 이지희 선생과 본관이 전주인 이상주 선생에 의해 씌어진 역사서요 교육서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2023년 10월 14일에 개최된 묵재 이귀 선생 학술대회에서 <묵재 이귀의 경세 실천과 율곡 철학의 계승>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바 있다. 이러한 인연으로 감히 추천의 말씀을 드리게 됨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명문가 연안이씨 의정공 이정화 선생의 부인이신 정경부인 안동권씨의 부덕과 훈육을 기린 저술이다. 권씨부인은 이정화 공과의 슬하에서 7남매를 두었는데, 장남 이보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집하고 이치전투에서 4백여 명의 군사들과 함께 48세의 나이로 순국하였다. 4남 묵재 이귀는 67세의 나이로 광해의 패륜을 응징하고 인조반정을 주도하여 성공시켰는데, 아들인 이시백을 비롯하여 온 가족이 이에 참여하였다.
권씨부인은 37살 때 남편과 사별한 후 7남매의 생계와 훈육을 책임지고, 또한 아들, 손자들을 조선의 훌륭한 인재로 키웠다는 점에서 제2의 신사임당으로 불린다. 이 책은 제1장에서 여성군자 권씨부인을, 제2장에서 권씨부인의 7가지 자녀교육법, 제3장에서 권씨부인의 꿈을 실현한 4형제, 제4장에서 인조반정의 순간, 제5장에서는 손자들이 쓴 조선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묵재 이귀를 비롯한 아들 4형제와 많은 손자들을 훌륭하게 키운 안동권씨와 함께 이 집안의 대표적 인물인 이귀 선생의 삶과 인품 그리고 일화와 업적을 기린 글이다.
권씨부인의 할머니가 사숙재 강희맹의 딸이고, 집안이 선비의 집안이어서 어려서부터 책 속에서 놀고 책 속에서 살아 기본적인 유교경전을 모두 섭렵하고 당송의 문학은 물론 역사서까지 두루 이해하여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여사(女士)’라 불러, 온 식구들이 여사라 불렀다 한다. 그러므로 권씨부인은 여성 유학자요 여성군자로 정성을 다하여 자녀들을 훌륭한 인물로 키웠던 것이다.
필자는 권씨부인의 복록을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는 바 첫째 여성으로서 최고인 정경부인으로 작호를 받았다는 점, 둘째 슬하에 3대에 걸쳐 남편 이정화, 아들 이귀, 손자 이시백이 1품의 관리가 되었다는 점, 셋째 91세의 나이로 천수를 누렸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권씨부인의 7가지 교육법으로 회초리를 든 근엄한 교육, 효도와 제사를 중시한 인성교육, 학습의 임장지도, 낭독교육의 방법, 훌륭한 스승의 선택을 들고 있다. 특히 그가 자식교육을 위해 익산에서 서울로 옮겨 성균관 인근에 거처를 삼고, 아들 이귀로 하여금 윤우신 문하에서 한음 이덕형과 동문수학을 하게 하고,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의 문하에서 수학을 하게 한 것은 맹자 어머니의 교육에 버금가는 교육열이라고 할 만하다.
묵재 이귀 선생은 오늘날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인물이고 또 학계에서의 연구나 관심도 매우 적은 편이다. 필자는 지난번 발표(묵재 학술대회 2023년 10월 14일 충남대)를 통해 이귀 선생의 우국충정과 실천적 삶에 감동하였다. 비록 타고난 천품이 직설적이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할 말을 다하여 주위의 비난과 비웃음을 받기도 했지만, 그분의 忠憤과 나라와 민생을 위한 경세 실천의 삶은 매우 보기 드문 사례로 보아진다. 율곡과 중봉 조헌이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피눈물로 진언했듯이, 묵재 이귀 선생은 여진의 침략을 미리 예견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수없이 진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병자호란을 당해 남한산성의 수모를 당했던 것이다. 율곡의 경세철학을 가장 충실히 계승한 이가 바로 묵재 이귀 선생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평가와 조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이귀 선생을 비롯한 연안이씨 가문을 빛낸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하는 데 그 중심에 있었던 안동권씨의 헌신적인 삶과 자녀교육 그리고 ‘여사(女士)’로서의 학덕을 쉽게 그려준 훌륭한 책이다. 그리고 권씨부인의 슬하에서 배출 연안이씨의 인물들 이정화, 이보, 이귀, 이시담, 이시방, 이시담, 이명희 등의 활약상과 일화를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오늘날 서구화, 세계화, 과학화의 시대에 전통문화는 겨우 그 명맥을 연명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결혼도 싫고 출산도 싫다고 하여 인구절벽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 가족의 해체, 가정교육의 부재 속에 인성교육, 도덕교육은 멀기만 하다. 이 책은 오늘의 이러한 문제들을 바라다보고 해결하는 데 하나의 시금석이 되고 지남이 될 수 있는 가치가 있다. 이 세상은 인간이 경영하는 것이고, 그 인간을 만드는 것은 결국 교육의 힘이다. 연안이씨 문중 안동권씨에게서 그 모범을 본다. 바른 세상,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한다. (황의동 전 충남대 대학원장)
(이지희, 이상주 공저 / 보민출판사 펴냄 / 364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