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드린 2022년 YMCA 공동기도문
518 민중항쟁, 십자가와 부활의 역사를 기도합니다.
오늘 우리는 42년 전 광주에서 울려 퍼진 피울음 소리를 기억하며, 그 역사의 비급ㄱ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도하며 이곳에 모였습니다. 권력의 욕망 때문에 무고한 생명을 처참하게 학살하는 비극, 흉측한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하여 선량한 사람들의 눈과 귀. 입을 틀어막는 무모함을 기억하고 이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도하니다. 그러나 골고다 죽음의 언덕이 부활의 언덕으로 뒤바뀌었듯이 그 역사의 비극이 희망의 표징으로 뒤바뀐 사실 또한 기억합니다. 권력의 폭압에 굴하지 않고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고 온몸으로 그 자유와 해방을 누렸던 민중들의 환희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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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갈등이 치유되는 세상을 기도합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518민중항쟁과 거울처럼 닮은 역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놀랄 만큼 닮은 학살의 고통, 폭력과 공포, 그리고 죽음의 위협 속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홍콩엣, 미얀마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시리아에서 …, 또한 민주주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을 앞세우고, 그 청년들과 시민들의 희생과 죽음의 배후에서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강대국의 그늘에 기대어 주권을 상실하고 억압받는 어리석은 정치놀음도 멈추게 하여 주십시오. 수많은 국가와 민족들끼리 서로를 가르는 장벽이 무너지며, 의심이 사라지고 증오가 그치기를 기도합니다. 마침내 분열과 갈등이 치유도기고 정의와 평화 가운데 살게 하여주십시오.
우리의 이기심과 욕심, 우리의 불충함과 교만으로 이웃의 아픔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던 무관심을 용서하여 주옵시고 저희고 하여금 다른 이들을 용서하되, 불의에 대해서는 언제나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을 주시옵소서. 저희들의 삶과 현실에 안주하려는 유혹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시고 끊임없이 우리를 성찰하고 새롭게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이루는 일에 우리를 들어 써주소서.
평화의 하나님,
우리는 분단의 상황으로 인해 늘 위협과 불안 가운데 살아갑니다. 이 위협은 우리가 평화의 영성을 갖는 것을 두렵게 합니다. 이 부란은 우리가 평화를 실천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며 우리를 조롱합니다. ‘선악을 분별할 수 있다’며 인간을 유혹했던 사탄의 유혹처럼, 군국주의는
‘군사강대국이 되어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 유혹은 무한 군사경쟁을 부추기고 조장합니다. 이런 군사경쟁의 시대에는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무참히 죽어가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하나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사 군사강대국의 악령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시고, 한 생명의 고귀함과 소중함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정의의 하나님,
서로 적대시하면서 상대보다 우월한 군사력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에게 잘못이 있다고 책임만 전가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적인 대화를 하려는 시도가 없습니다. 주님 앞에서 서로가 진정으로 평화를 바라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봅니다. 정의의 하나님께서 임재하셔서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의 정의를 심어주옵소서. 혹시나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갈등을 부추기고, 평화를 실천하는 일에 주저했다면 회개하게 하여주십시오. 남과 북의 군사훈련이 조장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에 남과 북의 당국자들이 나서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앞에 다가온 통일을 기꺼이 맞이하기 위해 우리안의 철조망을 걷어내는 일에 우리를,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평화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북녘동포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외면하지 않게 하시고 부녘의 동포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시고, 그길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사랑과 용기를 우리에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길로 친히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함께 기도합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곳은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잠시 머물러 쉼을 얻은 곳일 뿐. 이제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난야 합니다. 우리는 이 지상을 다녀가는 순례자입니다. 사랑이 여러분의 노래가 되고, 여러분의 삶이 거룩하고도 행복한 축제가 되게 하십시오. 세상이 여러분들을 기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십시오. 친형제 자매처럼 서로 따듯이 사랑하고, 존경하며, 게으름에 빠지지 말고 열심히 주님을 섬기십시오. 소망 가운데 즐거워하며, 환난 가운데 참으며, 쉬지 않고 기도 하면서 나아가십시오. 우리 주변의 딱한 사정을 돌보아주고, 손님 대접하기를 지극 정성으로 하십시오. 여려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피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어야 합니다. 서로 한마음이 되고,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사람들과 사귀십시오. 여러분의 힘으로 되는 일이라면, 모든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십시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아멘
2022년 5월 17일에
광주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드린 2022년 YMCA 공동기도문을
우담초라하니 21일에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