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이상한 우리 세상.. 이주혁님 페북에서
지금 시대는 진리와 지성을 비웃는 시대입니다. 돈과 힘이 지성과 진리 위에 군림하기 때문입니다.
논문이라 할 수도 없는 이상한 문서에 석박사 학위를 내주며, 어린애들조차 뻔히 엉터리임을 알 수 있는 논문에 이상이 없다며 떳떳이 발표하는, 그런 세상이 되었습니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진리와 진실을 알면서도, 힘과 돈 앞에선 그걸 외면하는 것같습니다.
학문을 하는 이유가 진실과 진리를 펼치기 위해서라고 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Veritas Lux Mea 라는 글귀는 서울대학교 앞 매점에서 파는 천원짜리 공책에도 흔히 찍혀 있었습니다. "진리는 나의 빛"이란 뜻이었지요. 진리, 진실, 지성을 배운 자들이라면 가짜 민주주의가 지배하던 세상에 대고 통렬히 진실을 외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진실을 지키는 것을 누구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같습니다.
모두가 거짓과 날조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진실을 사수하겠다고 나서지 못합니다. 그만큼, 진실과 진리의 힘은 한없이 쪼그라들어 있습니다.
힘있는 자가 거짓을 말하면 그쪽에 쪼르르 달려가 편을 들고 거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보상이 주어졌고, 반면 진실을 변함없이 지키는 사람들에겐 어둡고 힘든 결과만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몽둥이와 총으로 사람들을 거짓 앞에 굴복시켰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거꾸로, 힘 앞에 자발적으로 굴복하려고 오히려 저마다 앞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가 되었습니다. '권민우 변호사'처럼, 잘못되고 썩어 있는 권위주의에 굴종, 순종하는 것이 슬기롭다고 공공연히 인정되고 또 사회생활이 그런 거라고, 그렇게 가르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니쟎아요. 엉터리 논문은 엉터리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가짜 이력은 가짜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패한 정치검찰은 비정상적인 집단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세상일텐데,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오늘 드라마에서처럼, 자기 잘못을 반성하여 법정에 나와 진실을 진술하는 어린 소년의 마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바로 그 마음만이 필요합니다. 최수연 변호사가 말하듯, 그저 "조금만 더 바보같아지면 안 되는 겁니까?"라는 말이 듣고 싶어집니다. 모두가, 조금씩만 더 약삭빠르지 않고 조금만 더 바보같아졌으면.
그리고 그저 조금씩만 더, 진실을 더럽히지 말아줬으면.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들의 그 순하고 깨끗한 눈처럼 말이죠.
첫댓글 도자기 박물관에 난입한 코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