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상당수 보호수·노거수가 죽어가고 있다
콘크리트 포장·복토 등으로 고사 직전에 처해
최광열 의원 “전수조사 통해 대책 마련해야”
일부 콘크리트 포장 뜯어내고 살린 곳도 있어
포항지역 상당수 보호수와 노거수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있거나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포항시에는 100여 그루의 보호수와 수백그루의 노거수, 10여개의 마을숲, 포항철길숲, 송도솔숲이 있다.
이중 남구 대송면 공수리에는 밑동만 남겨진 참나무가 성장을 멈춘 채 고사되고 있다.
이 참나무는 한 때 높이 25m나 될 만큼 늠름한 모습을 띠며 마을의 자랑거리였다.
그러던 나무는 주변의 콘크리트 포장으로 속이 썩어 들어갔고, 썩은 나뭇가지가 민가를 덮칠 수 있다는 이유에 싹둑 잘려 밑동만 남겨졌다.
이런 상황에 처한 나무들은 참나무뿐만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송면 공수리 팽나무와 대송면 대각1리 마을회관 옆 소나무도 콘크리트 포장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연일읍 택전리 마을숲도 비슷하다.
이곳은 보호수와 노거수로 이뤄져 있으며, 이중 회화나무가 많아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시는 최근 ‘택전리 보호수 안전관리 및 장기보전대책 수립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용역 결과, 나무의 도복(쓰러짐) 원인은 바람의 영향도 있지만, 복토 등 생육공간의 변화로 인해 뿌리가 고사되거나 포장 등으로 땅속으로 뻗은 뿌리의 갈래를 축소시켜 도복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됐다.
연일읍 동문리 회화나무는 해마다 수관 폭이 약해지며 시들어가고 있다.
포항노거수회는 아스팔트 포장과 복토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나마 잘 관리되는 곳도 있다. 연일 생활근린공원이다.
이곳의 버드나무는 복토 당하지 않고 콘크리트 포장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이 나무는 인근 버들카페의 든든한 후원자로부터 여름철 지역 어르신들의 쉼터로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쉼을 얻는 어르신들은 버드나무를 심은 선진들의 고마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한다.
고사 직전에 있던 노거수를 살린 곳도 있다.
대송면 남성2리 느티나무는 한때 나뭇잎이 노랗게 변하는 병이 들었다.
주민들은 노거수 주변의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자갈을 깔았다. 노거수는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최광열 포항시의원은 “지금도 많은 노거수들이 콘크리트 포장과 복토로 인해 병들어가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