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기적의 도서관은 울산시 중산동에 있는 도서관으로 MBC '느낌표' 프로그램에서 했던 '기적의 도서관' 운동으로 생긴 도서관이다. 대부분의 도서관이 위탁운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 도서관은 북구청에서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 북구의 주민이 16만명 정도인데 얼마전 중앙도서관을 개관함으로써 4개의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도서관이 인구 9만명당 한 개인 데 비하면 울산 북구는 도서관이 아주 많은 편이다. 포항시민이 50만이 넘으니 우리는 최소 6개 울산 북구처럼 되려면 12~13개는 되어야 하는 셈이다. ㅠ.ㅠ
울산 북구가 도서관을 이렇게 짓는 이유는 '권역별 도서관'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권역별 도서관이란 규모를 크게 하지 않고 작게 지으면서 한 지역을 여러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많은 도서관을 두는 것이다. 이것은 도서관의 생명이 '접근성'이라는 부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도서관도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어 지역 주민들과 가깝게 있다.
도서관에는 서가가 3층짜리고, 면적도 많이 넓지 않은 점이 있어서 계속되는 장서추가로 더이상 꽂을 공간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장서관리에 대해 여쭈었더니 책이 여러권 있는 책은 뽑아서 중앙도서관으로 옮겨 배치했다고 하신다.
도서관에는 3명의 직원이 계시는데 1명은 직영으로 운영되는 만큼 구청에서 파견된 공무원이고, 2명은 전문사서였다. 관장님은 위탁운영과 직영의 장단점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처음에는 자원봉사자가 많이 필요했으나, 운영이 안정된 지금은 수서작업이나 다른 일에 봉사자가 많이는 필요하지 않다고 하신다. 마침 새로 온 책들이 있어 선생님들이 라벨작업을 하고 계셨다.
단체로 견학오는 아이들은 주로 수요일과 목요일에 오고
'도서관 이용법'에 관한 설명과 책읽어주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셨다.
초등학생도 간혹 단체견학을 오는 경우가 있으나 아무래도 여건상 많지는 않다고 한다. 방학중에는 단체견학을 신청받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많은 문화행사를 한다. 지하에 다목적실이 있어서 '작가와의 만남' '연극공연' '원화전시회' 등의 행사를 하지만 대상을 어린이로 하는 경우는 많은 사람이 오는 반면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는 참석자가 거의 없어서 요즘은 학부모대상의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대화 도중에 어린이집에서 견학 온 아이들이 돌아다녀서 아이들을 자제시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도서관은 독서실이 아니므로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신다.
천장이 높아서 아이들 소리가 울리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마감재에 따라서 소리가 울리거나 그렇지 않거나 하지 않을까 의견을 모았다. ), 냉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단점이 있지만 시야가 넓어서 좋았다.
신간구입은 수시로 하고 분기별로 많이 구입하고 있으며 연간 2000만원의 장서구입비가 소요된다고 한다. 전체 운영비용은 연간 2억원정도 소요된다고.
다른 곳과 분류가 다른 점에 대해 여쭈었더니 그 부분은 사서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라고 하셨다. 그 선생님이 이 도서관이 처음 생길 때부터 분류를 제안하시고 진행해 오시는 선생님이라고 하셨다.
* 사서선생님과 만남
선생님과는 어린이도서관운동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어린이도서관 자료분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린이도서관운동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작은 도서관 운동'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것은 공공도서관의 목적에 대해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일제강점기에 처음 생겼고, 그것은 식민정치의 수단이었다.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위해 공공도서관을 세웠고, 그 곳에는 식민정치를 위한 자료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작은 도서관은 경성도서관과 대동서관을 시초로 민중운동의 일환으로 생겨난 도서관이다. 민중계몽차원에서 생긴 것이다.
기적의 도서관에서 열람실(공부방)이 없다. 도서관에 공부방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 없다고 한다. 지식계몽수단으로서 지식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에 풍부한 자료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보고 싶은 책을 사서 공부방에서 읽도록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나 영미권 도서관에있는 '개인 집필실'을 변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나 영미권 도서관에서는 작가가 도서관에서 책을 집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는 '개인 집필실'을 두어 집필에 필요한 자료들을 충분히 제공함으로써 집필을 돕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천시립도서관이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였으나, 김천시립도서관은 시민들과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에서 좋지 않다고 하셨다.
'도서관의 접근성'은 도서관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처럼 '공부방' 개념의 도서관을 생각하면 보다 조용한 곳을 택해 도서관을 짓지만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자료실' 개념으로 본다면 무엇보다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역별 작은 도서관이 생기는 것은 '마을문고'에 시초를 두고 있다. 이는 새마을 협의회 이동문고의 전신으로 81년 전두환의 형이 재정적인 문제로 빼았았다고 한다. 이는 '새마을 운동 문고 40년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다음으로 작은 도서관은 어린이도서연구회와도 관계가 있는 '양서협동조합'에서 시작한 민간 작은 도서관 운동이 있다. 앞에서 말한 마을문고가 '농촌형 문고'라면 양서협동조합에서 만든 도서관은 '도시형 문고'라고 할 수 있다. 87년 민주화항쟁에서 시작되어 90년대 사회운동으로 연결 된 작은 도서관운동이 '기적의 도서관'으로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읽는사회에서 주도했던 '기적의 도서관'은 공부방으로서의 도서관이 아니라 진정한 도서관으로서의 도서관을 계획하고 어린이도서관을 추진하게 되었다. 어린이도서관을 만들고자 하고 자료를 분류하고자 하니 성인자료실에 비해 어린이도서관은 문학이 KDC분류로는 힘든 점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KDC 분류란
KDC 도서분류
도서를 분류하는 목적은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용이하게 찾을 수 있도록 공통된 주제나 같은 유형을 가진 도서를 체계적으로 분리 배열하는데 있습니다.
한국 십진 분류표(Koren Decimal Classification)
000
총 류
100
철 학
200
종 교
300
사회 과학
400
순수 과학
010
도서학, 서지학
110
형이상학
210
비교 종교
310
통 계 학
410
수 학
020
문헌 정보학
120
.
220
불 교
320
경 제 학
420
물 리 학
030
백과 사전
130
철학의 세계
230
기 독 교
330
사회학, 사회문제
430
화 학
040
강연집, 수필집, 연설문집
140
경 학
240
도 교
340
정 치 학
440
천 문 학
050
일반 연속간행물
150
아시아(동양)철학, 사상
250
천 도 교
350
행 정 학
450
지 학
060
일반 학회, 단체, 협회, 기관
160
서양 철학
260
신 도
360
법 학
460
광 물 학
070
신문, 언론, 저널리즘
170
윤 리 학
270
파라문교, 인도교
370
교 육 학
470
생명 과학
080
일반전집, 총서
180
심 리 학
280
회교(이슬람교)
380
풍속, 민속학
480
식 물 학
090
향토 자료
190
윤리학, 도덕철학
290
기타 제종교
390
국방, 군사학
490
동 물 학
500
기술과학
600
예 술
700
언 어
800
문 학
900
역 사
510
의 학
610
건 축 술
710
한 국 어
810
한국문학
910
아 시 아 (아 세 아)
520
농업,농학
620
조 각
720
중 국 어
820
중국문학
920
유 럽 (구라파)
530
공학, 공업일반
630
공예, 장식미술
730
일 본 어
830
일본문학
930
아프리카
540
건축공학
640
서 예
740
영 어
840
영미문학
940
북아메리카(북 미)
550
기계공학
650
회화, 도화
750
독 일 어
850
독일문학
950
남아메리카(남 미)
560
전기·전자공학
660
사 진 술
760
프랑스어
860
프랑스문학
960
오세아니아(대 양 주)
570
화학공학
670
음 악
770
스페인어
870
스페인 문학
970
양극지방
580
제 조 업
680
연 극
780
이탈리아어
880
이탈리아문학
980
지 리
590
가정학 및 가정생활
690
오락, 운동
790
기타 제어
890
기타 제문학
990
전 기
위의 분류로 보자면 700번대인 언어학의 경우 어린이책에서는 0.001%밖에 없고, 800번대의 문학이 80%를 차지함으로써 어린이도서관만의 분류표가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도서관에서는 느티나무 도서관의 분류를 따와 변형시켜
자체적인 분류표를 작성했다.
000 총류 / 100 인문 / 200 역사.문화 / 300 사회 / 400 자연의 세계
500 생활과 과학 / 600 예술 / 700 그림책.만화 / 800 문학 / 900 성인
이런 분류를 하게 된 계기는 그림책과 아동문학을 분리시킨 이유를 보아야 할텐데,
선생님은 그림책을 800번의 문학과 600번의 예술을 합한 것으로 보았다. 그림책에서는 그림의 비중이 무엇보다 많고, 만화도 마찬가지 이므로 아동문학과 그림책의 분리시켜 그림책을 한국, 아시아, 유럽, 영미로 나누어 다시 세부분류를 하셨다. 이렇게 지역을 분류하는 것도 글작가 중심이 아니라 그림작가 중심으로 분류하셨다고 한다. 그림책은 글작가보다 그림작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에서 라고 하셨다.
700번대에 만화도 같이 두는 이유는 같은 이유에서이고, 만화도 작가정신을 가지고 그린 만화를 주요하게 분류한다고 하셨다. 만화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높이 보는 이유라고 하셨고, 보통의 도서관에서 만화라고 하면 '학습만화'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도서관 만화 책장에는 학습만화가 없네요라는 질문에는 '학습만화'는 학습이 목적이므로 만화분류에 넣지 않고 그 목적에 따라 역사만화는 역사, 과학만화는 과학으로 분류시켜 두었다고 대답해 주셨다.
선생님은 이 분류를 울산 북구 내의 농소 1동 도서관과 3동 도서관에는 확산시켰지만, 이번에 생긴 중앙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과 또 어린이실과 종합자료실(성인)이 자료를 같이 공유해야하는 이유에서 확신시키지 못했으며, 작은 어린이도서관에서는 사용할 수 있고, 학교도서관도 보통 1만권 내외의 자료가 있으므로 이 분류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