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목사의 '가족모임' 참석 기행문

[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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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역 8번 출구에서 500m'

이 이정표만 가지고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한 날, 박집사님께 확인 전화를 했다.

"정말로 500m 입니까? 그거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확실하단다.

교회에서는 자동차 파킹이 만만치 않다는 사전 지식에 의하여

낙성대역 골목에 마침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이 보이기에 무조건 들이밀어 놓고,

500m를 걷자면 몸을 가볍게 해야 하니 가방에서 성경책(찬송가 합본) 하나만 달랑 꺼내들고,

먼저 할 일은 8번 출구부터 찾았다.

그런데 왠걸. 환승역도 아닌데 무슨 출구가 8번까지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로 있었다.

처음에는 출구 뒷쪽 골목으로 가겠거니 했는데, 이상한 낌새가 들어 또 전화를 들었다.

큰 길 따라 쭉 갔더니, 와-- 교회 한 번 정말 크다. '일출교회'인가 '해오름교회'인가.

2

드디어 '예전교회'가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부터인 것을. 이정표를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서 생각한 것은,

'이 교회 교인들은 교회 한 번 오려고 하면 등산복입고, 등산화 신고 와야 되겠다'고.

정말 힘들었다.

숨 몰아쉬고 올라갔더니 오른쪽으로 쭉-- 돌라고 한다.

갔더니 또 아래로 내려 가란다. 갔다. 더 내려 가란다. 또 갔다. 예배당 문이 보였다.

그리고 밑을 봤더니 도로변이다.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된 건가.

뱅그르 한 바퀴 돈건가? 돌겠네!!

3

예배 시작에 앞서 준비 찬송.

예상치 못한 고난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4절이 끝나 갈 즈음 사회자께서는 또 한 번 반복시켰다.

이번에는 끝나겠지 했는데 후렴을 또 하잔다.

다른 찬송가도 마찬가지.

그것이 무슨 대수야고 하실 지 모르지만 손바닥 피부가 이상 체질인

나에게는 고역중에 고역. 손뼉을 쳤으니까.

4

가족모임이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또 복장도 노타이 차림으로 갔는데

예배를 아주 은혜롭게 진행하였다. 시각적이고 감동있는 설교,

이례적인 연거픈 특송 두 곡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하신 분은 힘드셨겠지만.

5

압도적인 장면은 다과회 모임(식사 겸)이었다.

내 머리 속에는 이걸 어떻게 다 먹을까 걱정하기에 바빴다.

한 번 적어 보자.

백설기 떡, 샐러드, 피자, 김밥, 식혜, 사이다, 콜라, 토마토, 바나나, 김치....

***

이 모임에 참석치 못한 분은 다음에 꼭 참석해 보세요.

매번 모일 때마다 이런답니다. 서로서로 자원해서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답니다.

저도 다음에 올 때는 돼지를 한 마리 잡을까 해서 지금부터 새끼돼지 키우겠습니다.

토종으로.

6

헤어질때 박집사님이 어찌나 꽉 켜안으신지 가슴이 뭉클했다.

나는 괜찮은데 집사님의 갈비뼈는 성한지 궁금하다.

환태평양선교회 모두를 사랑합니다. 우린 가족입니다.

-한국섬선교회 최종민이었습니다.

[김순구]

목사님 반가웠습니다. 다음 모임때 토종 돼지맛을 보고 싶습니다. ㅋㅋㅋ

[엄태억]

김목사님이 선수를 치시는구만....목사님 반가왔구요...사역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박에녹]

역시 힘있는 예배인도... 김순구 목사님은 대단하십니다. 항상..

[정복주]

참 푸근한 인상이 좋아 보였고요. 복음 전하시는데 그 푸근해 보이심이 좋은 영향을 끼치겠다 싶었어요.. 반가웠습니다..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