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고치고’의 여가수 왁스(26·본명 조혜리)가 돌아왔다.
생글생글 웃는 모습에서는 여유가 느껴진다.1,2집 때 애절한 창법과 멜로디의 ‘엄마의 일기’와 ‘화장을 고치고’ 등으로 확실한 ‘여자 발라드스타’로 발돋움한 왁스는 3집을 6개월 넘게 녹음했다.평소보다 두 배나 오래 걸린 것이다.그만큼 ‘변화’의 폭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3집 타이틀곡 ‘부탁해요’는 왁스의 설렘 가득한 보컬과 연인들이 공감하는 가사,유려한 멜로디와 절제된 선율 등 기존 ‘왁스’표 발라드와 크게 다른 게 없다.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곡이 다소 밝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앨범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변화에 대한 생각이나 시도도 많이 했구요.그래서 다 만들어 놓은 곡도 주저없이 버렸어요.변화는 억지스러워선 안되잖아요.”
왁스처럼 이미지로 어필하는 가수에게는 크고 작은 변화가 일종의 모험이다.이미지가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변화를 낯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하지만 이에 대해 왁스는 “가랑이가 찢어지지 않을 만큼 변화를 추구했다”며 안심을 시킨다.
후속곡 ‘아줌마’는 ‘오빠’(1집),‘머니’(2집)같은 류의 댄스곡.그전 앨범처럼 리메이크곡이 아니라 ‘아줌마’는 새로 만든 순수창작곡이다.이 시대 아줌마들을 위해 만든 노래로 사회에 다소 왜곡돼 비쳐진 아줌마들의 애환을 설득력있게 담고 있다.이외 조용필 등 20여명의 한국 대중음악에 공로를 끼친 가수 이름을 담아놓아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노부사’(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등이 눈길을 끈다.
왁스는 여전히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이가 드물다.지난달 4일 월드컵 한국-폴란드전 때 붉은악마 티를 입고 왁스와 함께 대학로에 나가 응원전을 펼친 매니저는 “2집이 80만장이 넘게 나갔는데 길거리에서 그녀인지 눈치 채는 사람이 없는 탓에 사인요청을 해오지 않더라”며 투덜거린다.그래도 그녀의 라이브공연은 늘 매진 사태가 일어나고 새 음반을 내놓으면 길거리에서는 그녀의 노래로 출렁인다.
평범한 외모에 특별한 카리스마도 느껴지지 않는데 이처럼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아마도 은은함이 풍겨나는 담백한 평범성으로 순간 타오르고 마는 화려함을 압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