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이나 건넌방의 굼불을 땔라면 벼농사가 많은 관계로 왕겨를
주로 태우곤 했다.
저녁이면 자글자글 끓던 방도 아침이면 싸늘해지는 시골의 온돌,
풍구의 공기구멍을 왕겨로 덮어가며 풍구를 돌린다.
쪼그리고 앉아 반가마니쯤 태우고나면 어느새 구들이 달아 올라
엉덩이를 지져주고... 아침이면 삼태기로 재를 퍼 나른다.
상철이는 불길이 없는 아궁이 속을 들여다보며 풍구질을 해댄다.
연기는 올라오는데 불길은 보이질 않는다.
풍구질은 더욱 빨라지고,
불길이 왜 안올라오나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디민다.
펑~~!!
상철이는 병원에 실려가 생명은 건졌지만 육개월을 치료해야 했다.
중화상이다.
티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붕대인간이다.
수술을 반복한 끝에 치료는 성공적으로 되었지만 얼굴이 검다.
지금도 고향을 찾으면 상철이와 동네 친구들이 모여
옛얘기를 주고 받는다.
상철이의 화상만 아니었어도 손풍구의 추억은 아름답다.
방을 따습게 해주던 장작들,
손풍구를 돌리면 어찌나 잘 타는지,
겨울이면 새빨간 불길을 보며 장래엔 무엇을 하겠다고 꿈도 생각했는데
가끔 숯불집에서 돌리는 풍구를 보면 옛생각이 슬며시 떠오른다.
상철이의 화상을 입었던 모습도....
카페 게시글
중 년 모 임
잊혀지는 것들(14. 손풍구)
돼지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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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15 02:0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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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겨를 아궁이에 잔득 넣고 손풍기를 돌리면 뽀얀 연기는 춤을 추듯 일렁일렁 앞 뒤로 왔다갔다 하다가는 불꽃을 이르키면 탄다 ...아마도 고향이 시골인은 이런 추억을 간직하고 있으리가 생각이 듭니다. 저또한 고향이 문막하고도 궁촌리다보니 아름답고 떠올릴 추억이 아주 많답니다. 감자님덕분에 잊혀졌던 추억을
떠올릴수 있어 행복했답니다..ㅎㅎ***^0^****
거기에 감자, 콩, 고구마 구워 먹으면 맛있는데..아!~~옛 생각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