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VpL6uyy7Ak?si=ER7oAB6jkybOsEGe
[세상 모든 겨울]
나는 사실 꽃을 잘 모른다. 그래서 꽃이 언제 피는지, 종류에 따라 또는 심는 방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잘 모른다. 그런데 한겨울 어느 날 내가 환승하는 버스정류장에 삼색제비꽃과 국화꽃이 활짝 피어있다.
처음에는 누가 쓸데없이 겨울에 꽃을 심어 다 죽이나 라는 생각으로 한심하게 생각했었는데 저 꽃들이 며칠을 가도 멀쩡하다. 기온이 며칠 동안 영하로 내려갔음에도 꽃들이 조금 시들락 말락 할 뿐 여전히 살아 있다.
게다가 국화꽃은 하얗게 서리를 머금었음에도 노란빛이 더 아름답게 빛나는 것 같다. 나는 오상고절을 직접 목격한 적이 없었기에 잘 몰랐는데 저 노란 국화가 정말 오상고절임을 당당히 증명하고 있고 제비꽃도 여전히 견디어 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무지한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이지 꽃을 심은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추운 겨울에 움츠리고 땅만 보는 사람들을 위해 언 땅을 파서 부드럽게 고르고 꽃을 심은 그 사람의 배려와 수고가 너무나 고맙다.
세상이 아무리 춥고 각박해져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꽃이 있고, 세상의 움츠린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자 언 땅을 파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첫댓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영상 좋은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