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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욕염사(從欲厭私)
욕심 내키는 대로 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만족시킴을 일컫는 말이다.
從 : 따를 종(彳/8)
欲 : 하고자할 욕(欠/7)
厭 : 가득 찰 염(厂/12)
私 : 사사로울 사(禾/2)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이 성어는 제(齊)나라 군주인 경공(景公)이 신하의 진언에 따라 제사를 관리하는 관리를 죽으려 하자, 안자(晏子; 안영)가 만류하는 말 가운데 나온다.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경공(景公)이 '양구거와 예관이 과인에게 신을 잘 받들 것을 말해, 불성실한 태숙과 태사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대가 과인에게 이런 이야기(죽이지 말라는)를 하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고 하였다.
안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데 마침 부덕한 임금을 만나면 국내외가 모두 거짓 투성이고, 위아래 없이 모두 원망하며, 행동이 모두 도리에 맞지 않고, 욕망에 따라 사사로운 일에 마음 두는 것이 한이 없고(從欲厭私), 높은 누대를 만들고 깊은 연못을 만들며, 음악을 연주하고 여인들에게 가무만 시켜, 백성들의 힘을 약하게 하고,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고, 틀린 일만 하며 후인을 구휼하지도 않고, 포학하고 음탕하며, 법도에 맞지 않는 일을 오로지 행하면서 (신은)꺼리는 바가 없습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20年
기원전 522년
1
二十年春王二月己丑, 日南至.
소공 20년 봄 2월 기축일에, 해가 남쪽 중앙에 있었다.
梓愼望氛曰: 今玆宋有亂, 國幾亡, 三年而後弭. 蔡有大喪.
자신이 하늘의 공기를 바라보고 말하기를, '금년에는 송나라에 난리가 일어나, 나라가 거의 망할 뻔하다가 3년 뒤에야 그쳤다. 또 채나라에는 근 상사가 날 것이다'고 하였다.
叔孫昭子曰: 然則戴桓也. 汏侈, 無禮已甚, 亂所在也.
숙손소자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대공의 후손 화씨와 환공의 후손 향씨의 두 집안일 것이다. 그들은 교만하고 사치해서 무례하기가 짝이 없으니, 이것이 난리를 일으키는 근본이다'고 했다.
2
費無極言於楚子曰: 建與伍奢將以方城之外叛, 自以爲猶宋鄭也, 齊晉又交輔之, 將以害楚. 其事集矣.
초나라 대부 비무극이 초나라 평왕에게 말하기를, '태자 건과 오사가 방성 밖에서 반란을 일으키려 하는데, 그들은 송나라나 정나라와 같은 위치로 여기고, 제나라와 진나라가 또한 그들을 도우려 하니, 장차 우리 초나라에 해가 될 것입니다. 그들이 꾸미는 일이 거의 다 이루어져 갑니다'고 하였다.
王信之, 問五奢.
그래서 평왕은 그 말을 믿고 오사에게 물었다.
伍奢對曰: 君一過多矣, 何信於讒.
이에 오사는 대답하기를, '임금님께서는 며느리감을 나내로 취하신지 그 한 번의 잘못도 크신데, 어쩌자고 또 참소하는 말을 들으십니까?'고 하였다.
王執伍奢, 使城父司馬奮揚殺大子, 未至, 而使遣之.
이에 왕은 오사를 체포하고 성보의 사마 분양에게 태자를 죽이게 했는데, 분양이 성보에 도착하기 전에 태자를 도망가게 했다.
三月, 大子建奔宋.
그래서 3월에 태자 건은 송나라로 달아났다.
王召奮揚, 奮揚使城父人執己以至.
평왕이 분양을 부르자, 그는 성보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를 체포하여 왕 앞으로 데려가게 했다.
王曰: 言出於余口, 入於爾耳, 誰告建也.
그래서 왕은 말하기를, '말이 내 입으로 부터 나와서 너의 귀로 들어갔는데 누가 태자 건에게 고했는가?'고 하자,
對曰: 臣告之. 君王命臣曰; 事建如事余. 臣不佞, 不能苟貳. 奉初以還, 不忍後命. 故遣之, 旣而悔之, 亦無及已.
분양이 답하기를, '신이 고한 것입니다. 전에 임금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태자 건을 섬기기를 나를 섬기듯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신은 불민해서 구차하게 두 마음을 품지 못합니다. 그래서 첫 번 명령하신 것을 받을어 행하고, 차마 나중에 말씀하는 것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피하게 하고서 후회하나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고 하였다.
王曰: 而敢來何也.
그래서 평왕은 '그러면 너는 또 무엇 때문에 왔느냐?'고 하자,
對曰: 使而失命, 召而不來, 是再奸也, 逃無所入.
분양이 대답하기를, '사명을 띠고 가서 명령을 실수하고, 또 부르실 때 오지 않는다면 두 번이나 죄를 짓게 되는 것이고, 또 도망가야 갈 데가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王曰: 歸從政如他日.
그래서 평왕이 말하기를, '물러가서 그전대로 집무하라'고 하였다.
無極曰: 奢之子材, 若在吳, 必憂楚國. 盍以免其父召之. 彼仁, 必來, 不然, 將爲患.
한편 비무극은 평왕에게 또 말하기를, '오사의 아들은 재주가 있는데 만일 오나라로 가면 반드시 우리 초나라에 근심거리가 될 것입이다. 어째서 그의 아비를 사면하여 준다는 구실로 부르시지 않습니까? 그는 인자하여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장차 근심거리가 되겠습니다'고 하였다.
王使召之曰: 來, 吾免而父.
그래서 평왕은 그를 부르려할 때, '오너라! 너의 아버지를 용서해 주마'라고 했다.
棠君尙謂其弟員曰: 爾適吳. 我將歸死.
당읍의 책임자로 있던 오사의 장남 오상이 동생 오월에게 말하기를, '너는 오나라로 가거라. 나는 장차 아버지와 함께 죽으려 갈 것이다.
吾知不逮, 我能死, 爾能報.
나의 지혜가 너만 못하니 나는 죽을 수 있고, 너는 우리를 위하여 원수를 갚을 수 있다.
聞免父之命, 不可以莫之奔也, 親戚爲戮, 不可以莫之報也.
아버지의 생명이 사면된다는 소식을 듣고 안 갈 수도 없고, 육친이 죽었는데 원수를 안 갚을 수도 없는 것이다.
奔死免父, 孝也.
度功而行, 仁也.
죽음으로 달려가 아버지를 살리는 것은 효이고, 성공할 것을 페아려 행동하는 것은 인덕이다.
擇任而往, 知也.
知死不辟, 勇也.
맡은 바를 골라 가는 것은 지혜이고, 죽을 줄 알고 피하지 않는 것은 용기이다.
父不可棄, 名不可廢. 爾其勉之, 相從爲愈. 伍尙歸.
아버지를 버릴 수도 없고 명예도 무시할 수 없다. 너는 복수하기를 힘써라. 둘이 같이 가서 죽는 것보다 나으니라'고 하였다. 그래서 오상은 아버지에게로 돌아갔다.
奢聞員不來曰: 楚君大夫其旰食乎. 楚人皆殺之.
오사가 오원이 오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고, '초나라 임금과 대부들이 마음을 푹 놓고 식사를 할 수 있을까?'고 하였다. 초나라는 오사와 오상의 부자를 죽여 버렸다.
員如吳, 言伐楚之利於州于. 公子光曰: 是宗爲戮, 而欲反其讎, 不可從也.
오원은 오나라로 가서 오나라 왕 주우에게 초나라를 정벌해야 할 이점을 설득했다. 이때 공자 광이 말하기를, '이는 부형이 죽음을 당했다고 해서 원수를 갚자고 하는 것이니 들어 주어서는 안됩니다'고 했다.
員曰: 彼將有他志. 余姑爲之求士, 而鄙以待之. 乃見鱄設諸焉, 而耕於鄙.
이에 오원이 이르기를, '공자 광은 다른 뜻이 있다. 내 잠시 그를 위하여 용사를 구하여여 주고 잠시 시골로 가서 기다려야겠다'고 하고서, 곧 전설제를 들여보내고 그는 시골로 가서 밭을 갈고 있었다.
3
宋元公無信多私, 而惡華向華定華亥與向寧謀曰: 亡愈於死, 先諸.
송나라 원공은 신용이 없고 사원이 많은 데다 화향과 화해가 향녕과 더불어 꾀하기를, '도망치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낮소. 그러니 우리가 먼저 선수를 칩시다'고 했다.
華亥僞有疾, 以誘羣公子, 公子問之, 則執之.
그래서 호해가 거짓으로 병이 났는 척하고, 여러 공자들을 유혹하여 여러 공자들이 문병을 가면 모두 체포하기로 했다.
夏六月丙申, 殺公子寅公子御戎, 公子朱公子固, 公孫援公孫丁, 拘向勝向行於其廩.
그래서 여름 6월 병신일에 공자 인(寅), 공자 어융(御戎), 공자 주(朱), 공자 고(固), 공손 원(援), 공손 정(丁) 등을 죽이고, 향승(向勝)과 향행(向行)을 잡아다가 창고에 가두었다.
公如華氏請焉, 弗許, 遂劫之.
송나라 원공이 화씨에게 가서 용서해 주라고 요청했으나 듣지 않고 드디어는 원공도 위협했다.
癸卯, 取大子欒與母弟辰, 公子地以爲質, 公亦取華亥之子無慼, 向寧之子羅, 華定之子啓, 與華氏盟, 以爲質.
그래서 계묘일에 원공은 태자 난(欒)과 원공의 동생 신(辰), 공자 지(地) 등을 화씨에게 인질로 바치고, 원공은 그 대신 화해의 아들 무척(無慼)과, 향녕의 아들 라(羅)와, 화정의 아들 계(啓)를 데려다가 화씨와 동맹을 맺고 인질로 삼았다.
4
衛公孟縶狎齊豹, 奪之司寇與鄄, 有役則反之, 無則取之. 公孟惡北宮喜, 褚師圃, 欲去之.
위나라 공맹집은 제표를 무시하여 제표의 관직 사구(司寇)와 식읍 전 지방을 빼앗아 일이 있을 땐 돌려 주고 일이 없을 땐 차지하고 했다. 또 공맹집은 북궁희, 저사포도 미워해서 제거하려 행각했다.
公子朝通于襄夫人宣姜, 懼而欲以作亂.
그리고 공자 조는 양공의 부인 선강과 사통했으므로 두려워해서 난을 일으키려고 했다.
故齊豹, 北宮喜, 褚師圃, 公子朝作亂.
그래서 제표, 복궁희, 저사포, 공자 조는 서로 결탁하여 난을 일으켰다.
初齊豹見宗魯於公孟, 爲驂乘焉.
처음에 제표가 종로를 공맹집에게 소개하여 공맹집의 참승이 되었다.
將作亂, 而謂之曰: 公孟之不善, 子所知也. 勿與乘, 吾將殺之.
그런데 지금 난을 일으키게 되자 제표는 송로에게, '공맹집이 좋지 못한 것은 자네도 아는 바일세. 그러니 배승을 그만두게, 내가 장차 그를 죽여 버리겠네'고 하였다.
對曰: 吾由子事公孟, 子假吾名焉. 故不吾遠也. 雖其不善, 吾亦知之. 抑以利故, 不能去, 是吾過也. 今聞難而逃, 是僭子也. 子行事乎. 吾將死之. 以周事子, 而歸死於公孟, 其可也.
이에 종로가 대답하기를, '나는 당신 때문에 공맹을 섬기게 되었고, 당신은 나를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멀리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착하지 않은 것은 나도 압니다. 그리고 이해관계로 그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나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가 어려움을 당하는데 도망가면, 당신이 나를 소개할 때 착한 사람이라고 말해 준 것을 속이는 결과가 됩니다. 당신은 그 일을 거사하십시오. 나는 죽을 것이오, 당신에게는 비밀을 지키고 공맹에게로 가서 죽으면 될 것이오'라고 했다.
5
丙辰, 衛侯在平壽, 公孟有事於蓋獲之門外.
병진일에, 위나라 임금은 평수란 곳에 있었고, 동맹은 개획지문 밖으로 제사를 지내려 갔었다.
齊子氏帷於門外, 而伏甲焉, 使祝䵷寘戈於車薪以當門.
이때 제표는 그 문밖에 천막을 쳐놓아 군사들을 매복시키고, 축와로 하여금 나무를 쌓은 수레 속에 창을 감추고 문의 입구를 막고 있게 했다.
使一乘從公孟以出. 使華齊御公孟, 宗魯驂乘, 及閎中, 齊氏用戈擊公孟.
그리고 한 수레로 공맹을 뒤쫓게 하였다. 그리고 화제가 공맹의 수레를 몰고, 종로가 참승이 되어 개획지문 안으로 들어서자, 제표의 일당은 창을 집어 공맹을 쳤다.
宗魯以背蔽之, 斷肱, 以中公孟之肩. 皆殺之.
재빨리 종로가 등으로 공맹을 가리웠으나 창은 종로의 팔을 자르고 공맹의 어깨를 찔렀다. 그래서 둘은 모두 죽음을 당했다.
公聞亂, 乘驅自閱門入, 慶比御公, 公南楚驂乘, 使華寅乘貳車.
한편 위나라 임금은 나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수레를 타고 열문으로 들어오는데, 경비가 수레를 몰고 공남초가 참승이 되고 화인이 부거를 몰고 따르고 있었다.
及公宮, 鴻駵魋駟乘于公, 公載寶以出.
그렇게 해서 공궁으로 오자 홍류가 말 네 필이 끄는 수레로 위나라 임금을 지키고 임금은 보배들을 수레에다 싣고 궁을 나갔다.
褚師子申, 遇公于馬路之衢, 遂從.
저사자신은 큰 길 네거리에서 임금을 만나 뒤따라 갔다.
過齊氏, 使華寅肉袒, 執蓋以當其闕.
임금 일행이 제표의 집을 지나갈 때, 화인으로 하여금 싸우지 앟겠다는 뜻으로 옷을 벗어 보이고, 다른 사람이나 무기를 숨기지 않았다는 뜻으로 수레의 뚜껑을 열어 빈 자리를 보였다.
齊氏射公, 中南楚之背, 公遂出. 寅閉郭門, 踰而從公.
그러나 제표의 일당은 임금에게 활을 소아 공암초의 등을 적중시키므로 임금은 그 길로 도성를 나갔다. 그때 화인은 외성의 문을 잠그고 성벽을 넘어 임금을 따라갔다.
公如死鳥. 析朱鉏宵從竇出, 徒行從公.
위나라 임금은 사조라는 곳으로 갔다. 석주서는 밤에 성벽 밑 하수구를 통하여 빠져나와 걸어서 임금을 따라갔다.
齊侯使公孫靑聘于衛. 旣出, 聞衛亂, 使請所聘.
때마침 제나라 임금은 공손청으로 하여금 위나라를 방문하게 했다. 공손청은 제나라를 출발하여 위나라에 난리가 났다는 소리를 듣고 위나라를 방문하는 방법을 물었다.
公曰: 猶在竟內, 則衛君也, 乃將事焉.
이에 제나라 임금은 말하기를, '위나라 국경 안에 있으면 위나라 임금이니, 그대로 방문하는 일을 행하라'고 하였다.
遂從諸死鳥, 請將事, 辭曰: 亡人不佞, 失守社稷, 越在草莽, 吾子無所辱君命.
그래서 그대로 사조 지방으로 가서 방문하는 예절을 행하려 하니, 위나라 임금은 사양하면서, '도망온 이 사람은 똑똑하지를 못하여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이런 풀 덤불 속에 와 있으므로, 그대는 귀국의 왕명을 욕되게 할 수는 없소'라고 하였다.
賓曰: 寡君命下臣於朝曰, 阿下執事. 臣不敢貳.
그러나 손님은 말하기를, '저희 임금님께서 조정에서 저에게 '너는 위나라에 가거든 위나라의 신하처럼 삼가라'고 했으므로, 저는 감히 그 명령을 어길 수가 없습니다'고 하였다.
主人曰: 君若惠顧先君之好, 照臨敝邑, 鎭撫其社稷, 則有宗祧在. 乃止.
위나라 임금은 말하기를, '당신네 임금이 선대로부터의 우호를 생각하고, 우리를 돌보아 사직을 안정시켜 주어 서울에 있는 종묘에서 방문의 예를 받도록 해주시오'라고 하여, 방문의 예는 중지하였다.
6
衛侯固請見之. 不獲命, 以其良馬見, 爲未致使故也. 衛侯以爲乘馬.
위나라 임금은 진실로 제나라 사자를 만나자고 하였다. 그러나 제나라 사자는 본국의 명을 받게 하여 그가 가지고 있던 좋은 말만 증정하니, 사신의 사명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위나라 임금은 그 말을 타고 다니기로 했다.
主人辭曰: 亡人之憂, 不可以及吾子, 草莽之中, 不足以辱從者, 敢辭.
또 제나라 사신 쪽에서 밤에 순찰을 돌겠다 하므로 위나라 임금은 사양하면서, '도망은 이 사람의 근심을 당신에게 끼치지 않기 위해서 또 풀 덤불 속에 있으면서, 하인들에게 굴욕을 느끼게 하지 않기 위하여 감히 사양하오'라고 하였다.
賓曰: 寡君之下臣, 君之牧圉也. 若不獲扞外役, 是不有寡君也. 臣懼不免於戾. 請以除死. 親執鐸, 終夕與於燎.
이에 손님은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의 신하는 당신의 마소를 먹이는 하인과 같습니다. 만약 일을 맡지 못한다면 이는 곧 우리 임금님을 무시하는 결과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죄를 면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청컨대 허락하시어 죽음을 면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고서, 친히 방울을 흔들면서 밤새도록 횃불을 피워 놓고 경비했다.
齊氏之宰渠子召北宮子, 北宮氏之宰不與聞, 謀殺渠子, 遂伐齊氏滅之.
이윽고 제료의 가신 거자가 북궁자를 부르러 갔는데, 북궁자의 가신이 들어보지 않고 거자를 죽이고 그 길로 제표를 멸했다.
丁巳晦, 公入, 與北宮喜盟于彭水之上, 秋七月戊午朔, 遂盟國人.
정사일 그믐날에, 위나라 임금은 서울로 들어가 북궁희와 팽수가에서 맹세를 하고 가을 7월 무오일 초하루에, 드디어 국민들과도 맹세를 하였다.
7
八月辛亥, 公子朝, 褚師圃, 子玉霄, 子高魴出奔晉. 閏月戊辰, 殺宣姜.
8월 신해일에, 공자 조, 저사포, 자욱소, 자고방이 진나라로 달아났다. 윤달 무진일에, 선강을 죽였다.
衛侯賜北宮喜謚曰貞子, 賜析朱鉏謚曰成子, 而以齊氏之墓予之.
위나라 임금은 북궁희에게 정자라는 시호를 내리고, 석주서에게도 성자라는 시호를 내리고, 계씨의 묘지를 그들에게 주었다.
衛侯告寧于齊, 且言子石.
위나라 임금은 채나라를 평난하여 나라가 편안해진 것을 보고하고, 또 공손청의 일도 알렸다.
齊侯將飮酒, 徧賜大夫曰: 二三子之敎也.
제나라 임금은 바야흐로 술을 마시려 할 때인데 이런 소식을 듣고, 여러 대부들에게 두루 술을 하사하면서, '여러분들이 잘 가르친 덕택이오'라고 했다.
苑何忌辭曰: 與於靑之賞, 必及於其罰. 在康誥曰; 父子兄弟, 罪不相及. 況在羣臣. 臣不敢貪君賜以干先王.
이때 대부 원하기가 사양하기를, '공손청에게 상을 주기보다는 반드시 벌을 주어야 합니다. '서경' 강고편에, '부자형제 사이에는 죄가 서로 연관도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하물며 여러 신하들에게 있어서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신들이 임금님의 하사물을 탐내어 선왕의 말씀을 어길 수야 있겠습니까?'고 하였다
琴張聞宗魯死, 將往弔之, 仲尼曰: 齊豹之盜, 而孟縶之賊, 女何弔焉. 君子不食姦, 不受亂, 不爲利疚於回, 不以回待人, 不蓋不義, 不犯非禮.
금장이 종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야흐로 조상하러 가려 하니, 공자가 말하기를, '제표가 도적이 되고 공맹집이 죽음을 당한 것은 종로 때문인데, 너는 어째서 조상하려 하느냐? 군자는 간사한 사람의 음식을 먹지 않고, 화란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익에 끌려 악에 흘리지 않고, 남의 악을 알고서 숨겨 두지 않고, 불의를 덮어 두지 않고, 비례를 범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8
宋華向之亂, 公子城, 公孫忌, 樂司馬彊, 向宜, 向鄭, 楚建, 郳甲出奔鄭.
송나라 화씨와 향씨의 난에 공자 성, 공손 기, 악사 사마강, 향의, 향정, 초나라 태자 건, 예갑 등이 정나라로 달아났다.
其徒與華氏戰于鬼閻, 敗子城, 子城適晉.
그리고 그들의 무리와 화씨가 귀염 지방에서 싸웠는데, 곧 자성을 패배시켜 공자 성은 진나라로 갔다.
華亥與其妻, 必盥而食所質公子者而後食.
화해는 아내와 함께 반드시 손을 씻고 인질로 잡혀 온 공자들을 먹인 뒤에 자기들고 먹었다.
公與夫人每日必適華氏, 食公子而後歸. 華亥患之, 欲歸公子.
단 송나라 임금은 그 부인과 함께 매일 반드시 화해네 집으로 가서 공자들을 먹인 뒤에야 돌아오곤 했다. 화해는 이를 걱정하여 공자들을 돌려 보내려 했다.
向寧曰: 唯不信, 故質其子, 若又歸之, 死無日矣.
이에 향녕이 말하기를, '신용하지 않기 때문에 공자들을 인질로 잡아 둔 것인데, 만약 그들을 돌려 보내면 우리가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게 되오'라고 했다.
公請於華費遂, 將攻華氏, 對曰: 臣不敢愛死. 無乃求去憂而滋長乎. 臣是以懼. 敢不聽命.
송나라 임금은 화비수에게 청하여 화씨를 공격하려 하니, 화비수가 대답하기를, '신이 감히 죽음을 아끼는 것이 아닙니다. 근심을 없애려다가 도리어 근심을 늘이지나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걱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감히 명을 좇지 않을 수야 있습니까?' 하였다.
公曰: 子死亡有命, 余不忍其訽.
이에 송나라 임금은, '내 자식들이 죽은 것은 천명이네. 나는 더 이상 이런 굴욕을 참을 수가 없네'라고 하였다.
冬十月, 公殺華向之質而攻之.
그래서 겨울 10월에, 송나라 임금은 화씨와 향씨네 인질들을 죽이고 그 두 집안을 공격했다.
戊辰, 華向奔陳, 華登奔吳.
그래서 무진일에, 화씨와 향씨는 진나라로 달아나고 화등은 오나라로 달아났다.
向寧欲殺大子, 華亥曰: 干君而出, 又殺其子, 其誰納我, 且歸之有庸.
향녕이 태자를 죽이려 하니 화해가 말하기를, '임금을 범하다가 도망가고 또 그의 아들을 죽이면 누가 우리를 받아들일 것인가. 돌려 보내는 것이 도리어 공로가 될 것이오'라고 했다.
使少司寇牼以歸曰: 子之齒長矣, 不能事人, 以三公子爲質, 必免.
그리고서 소사구 子之齒長矣, 로 하여금 세 공자를 돌려 보내도록 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당신은 나이를 먹어 남을 잘 섬기지 못할 것이니, 세 공자로 인질을 삼아 잘 교섭하면 죽음을 면할 것이오'라고 했다.
公子旣入, 華牼將自門行, 公遽見之, 執其手曰: 余知而無罪也. 入復而所.
그래서 공자들이 궁 안으로 들어가자, 화경은 궁문으로부터 나오려 하는데, 송나라 임금은 급히 그를 만나 그의 손을 잡고서, '나는 네가 죄가 없는 것을 안다. 너의 원래의 직책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9
齊侯疥, 遂痁, 期而不瘳. 諸侯之賓問疾者多在.
제나라 경공은 학질이 드디어 고질이 되어 1년이 되어도 낫지 않았다. 그래서 제후의 사자로서 문병하러 제나라 도성에 와 있는 자들이 많았다.
梁丘據與裔款言於公曰: 吾事鬼神豐, 於先君有加矣. 今君疾病, 爲諸侯憂. 是祝史之罪也. 諸侯不知, 其謂我不敬. 君盍誅於祝固.
이에 양구거와 예관이 경공에게 진언하기를, '우리가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데 정성스러운 것이 선대 때보다 더 풍성합니다. 그런 지금 임금님의 병환이 더욱 심해져서 제후들에게까지 걱정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는 태축과 태사의 잘못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후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우리들이 공경스럽지 못하여 그런 것으로 여길 것입니다. 그러니 임금님께서는 어째서 대축 고와 태사 은을 죽여 손님들에게 변명을 하시지 않습니까'고 하였다.
史嚚以辭賓, 公說, 告晏子. 晏子曰: 日宋之盟, 屈建問范會之德於趙武.
제나라 경공은 기뻐하여 안자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이에 안자가 대답하기를, '전에 송나라에서 동맹을 맺을 때 초나라의 굴건이 별회의 인물에 대하여 진나라 조무에게 물은 일이 있습니다.
趙武曰; 夫子之家事治, 言於晉國, 竭情無私, 其祝史祭祀, 陳信不愧, 其家事無猜, 其祝史不祈.
그때 조무가 대답하기를, '그사람은 집안 잘 처리하며 우리 진나라에 진언할 때도 진정을 다하여 사사로움이 없고, 그가 태숙과 태사가 되어 제사를 지낼 때도 진실을 진술하여 부끄러움이 없고, 그의 집안 일에도 의심받을 일이 없어, 그가 태숙과 태사로 있으면서 신에게 무슨 기도를 드릴 것은 없습니다'고 하였답니다.
建以語康王, 康王曰; 神人無怨, 宜夫子之光輔五君以爲諸侯主也.
그래서 초나라 국건이 이 이야기를 초나라 강왕에게 말씀드리니, 강왕은 말하기를, '신에게나 사람에게나 원망을 사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진나라 문공, 양공, 영공, 성공, 경공의 다섯 임금을 섬겨 제후의 맹주가 되게 한 것이다'고 한 일까지 있었습니다'고 하였다.
公曰: 據與款謂寡人能事鬼神, 故欲誅于祝史子稱是語, 何故.
이에 제나라 경공은 말하기를, '양구거와 예관이 과인에게 신을 잘 받들 것을 말했으므로, 태숙과 태사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대가 과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고 하므로,
對曰: 若有德之君, 外內不廢; 上下無怨, 動無違事; 其祝史薦信, 無愧心矣.
안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만약에 덕이 있는 임금이라면 국내 국외의 일에 폐단이 없고, 상하가 원망하는 일이 없으니 거동에 틀림없이 없고, 태축과 태사가 신에게 비는 데도 부끄러운 마음이 없습니다.
是以鬼神用饗, 國受其福, 祝史與焉.
그래서 귀신도 제물을 잘 자시고 전국민이 그 후 복을 받으며, 태축과 태사도 그 복을 한몫 차지할 수가 있습니다.
其所以蕃祉老壽者, 爲信君使也, 其言忠信於鬼神.
따라서 복을 많이 받고 장수하는 까닭은, 태축이나 태사가 신동이 있는 임금에게 등용되어 그의 말이 귀신에게 신용을 받기 때문입니다.
其適遇淫君, 外內頗邪, 上下怨疾, 動作辟違, ��️從欲厭私, 高臺深池, 撞鐘舞女, 斬刈民力, 輸掠其聚, 以成其違, 不恤後人, 暴虐淫從, 肆行非度, 無所還忌.
그런데 마침 부덕한 임금을 만나면 국내외가 모두 거짓 토성이고, 상하인이 모두 원망하며 동작이 모두 도리에 맞지 않고, 욕망을 따라 사정을 두는 것이 한이 없어 높은 누대를 만들고 깊은 연못을 만들며, 음악을 연주하고 여인들에게 가무만 시켜 백성들의 힘을 약하게 하고, 백성들의 재물을 배앗아 틀린 일만 하며, 후인을 구휼하지도 않고 포학하고 음탕하며, 법도에 맞지 않는 일을 오로지 행하면서 꺼리는 바가 없습니다.
不思謗讟, 不憚鬼神, 神怒民痛, 無悛於心, 其祝史薦信, 是言罪也. 其蓋失數美, 是矯誣也.
그리고 남의 비방도 생각하지 않고, 귀신도 꺼리지 않으며, 신이 노하고 백성들이 괴로워해도 마음에 뉘우침이 없으며, 태축과 태사가 진실을 고하는 것이 곧 임금의 죄를 말하는 것이 됩니다. 반대로 나쁜 점을 덮어 두고 아름다움을 헤아리면, 결국 거짓말을 고하는 것이 됩니다.
進退無辭, 則虛以求媚. 是以鬼神不饗其國以禍之, 祝史與焉.
진퇴에 변명할 말이 없으니 거짓으로 신에 아첨만 합니다. 그래서 귀신도 그 나라의 제물을 받아 먹지 않고 화를 내리니, 태축과 태사도 그 속에 말려 들어갑니다.
所以夭昏孤疾者, 爲暴君使也, 其言僭嫚於鬼神.
그래서 일찍 죽거나 어리석어지거나 외로워지거나 병이 드는 까닭은, 폭군에게 이용되어 태축이나 태사의 말이 귀신에게 거짓되고 모욕적인 언사만 늘어놓게 되는 것입니다.'
公曰: 然則若之何.
이에 제나라 경공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對曰: 不可爲也. 山林之木, 衡鹿守之; 澤之萑蒲, 舟鮫守之; 藪之薪蒸, 虞候守之; 海之鹽蜃, 祈望守之. 縣鄙之人.
안자는 또 이렇게 대답했다. '태축과 태사를 죽인다고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산에 있는 숲속의 나무는 형록이 디니고, 연못의 대풀이나 부들은 주교가 지키며, 숲의 대나무는 우후가 지키고, 바다의 소금과 조개는 기망이 지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그것들을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入從其政, 偪介之關, 暴征其私; 承嗣大夫, 强易其賄; 布常無藝, 徵歛無度; 宮室日更, 淫樂不違; 內寵之妾, 肆奪於市; 外寵之臣, 僭令於鄙, 私欲養求; 不給則應, 民人苦病, 夫婦皆詛.
먼 시골 사람도 도시의 무역에 동원되고, 도시 가까운 관소에서는 나그네로 부터 무리한 세금을 받아 들이며, 세습한 대부들은 억지로 뇌물을 받아 들이고, 정치를 하는 일정한 법이 없으며 세금을 징수하는데 법도 없어, 궁실은 날로 달라지고 음탕한 음악이 끊어지지 않으며, 안에서 사랑을 받는 첩은 시장에서 함부로 남의 물건을 빼앗고, 밖에서 사랑을 받는 신하들은 임금의 명령을 속여 제멋대로 변방에서 명령을 내려 사사로운 욕심을 태우며, 만일 내놓지 않으면 벌을 뒤집어 씌워 백성들을 괴롭히며 남녀가 모두 이를 저주합니다.
祝有益也, 詛亦有損. 聊攝以東, 姑尤以西, 其爲人也多矣.
그래서 태축이 비는 것이 임금에게는 이익이 될 것이다. 반대로 백성들을 이 저주하는 것은 손해가 됩니다. 요와 섭 지방 동쪽으로 부터 고수와 우수 서쪽에 이르기까지에 이런 사람이 더욱 많습니다.
雖其善祝, 豈能勝億兆人之詛. 君若欲誅於祝史, 修德而後可.
비록 태축과 태사가 잘 빈다고 하더라도, 어찌 이 억조창생의 저주를 이길 수 있겠습니까? 임금님께서 만약 태축과 태사를 죽이시려거든 덕을 닦은 뒤에 행하십시오.'
公說, 使有司寬政, 毁關, 去禁, 薄斂, 已責.
이 말을 들은 경공은 매우 기뻐하고, 담당자로 하여금 정치를 너그럽게 하게 하고, 관소를 폐지하고, 금업을 폐지하고, 세금을 줄이고, 모든 부채를 무효화시켰다.
10
十二月, 齊侯田于沛, 招虞人以弓, 不進. 公使執之.
12월에, 제나라 경공이 패 지방에서 사냥을 하는데, 활로써 산택을 맡은 관리 우인을 불렀으나 우인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경공은 우인을 체포했다.
辭曰: 昔我先君之田, 旃以招大夫, 弓以招士, 皮冠以招虞人. 臣不見皮冠, 故不敢進. 乃舍之.
이때 우인이 변명하기를, '옛날에 우리 선군께서 사냥을 하실 때는 깃발로 대부를 부르시고, 활로써는 사를 부르셨으며, 가죽 모자로 우인을 부르셨습니다. 따라서 신은 가죽모자를 보지 못했으므로 가지 않은 것입니다' 라고 했으므로, 곧 놓아 주었다.
仲尼曰: 守道不如守官. 君子韙之.
이에 공자가 비평하기를, '도리를 지키는 것은 관직을 지키는 것만 같지 못하다. 그래서 군자는 이를 옳게 여긴다'고 하였다.
11
齊侯至自田, 晏子侍于遄臺.
경공이 사냥으로부터 돌아오자 안자가 천대에서 모시고 있었다.
子猶馳而造焉. 公曰: 唯據與我和夫.
자유가 말을 달려 왔다. 경공이 말하기를, '어직 양구거만이 나와 화합한다'고 했다.
晏子對曰: 據亦同也, 焉得爲和.
그때 안자가 대답하기를, '양구거는 또한 동의할 것이니 어찌 화답한다고 하겠습니까?' 하니,
公曰: 和與同異乎.
경공이 말하기를, '화합과 도의는 다른가?' 하였다.
對曰: 異. 和如羹焉, 水火醯醢鹽梅, 以烹魚肉, 燀之以薪, 宰夫和之, 齊之以味, 濟其不及, 以洩其過. 君子食之, 以平其心.
이에 안자는 이렇게 말했다. '틀립니다. 화합안다는 것은 국을 끓이는 것과 같아서 물, 불, 초, 간장, 소금, 매실에다 삶은 생선이나 고기를 넣고 나무로 불을 때고 요리사가 그것들을 조화시키고, 맛을 보아 모자라는 것은 더 넣고 많은 것은 덜어내어 만듭니다. 그런 뒤 군자는 이를 먹고는 기분 좋아합니다.
君臣亦然. 君所謂可而有否焉, 臣獻其否以成其可; 君所謂否而有可焉, 臣獻其可以去其否.
임금과 신하 사이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임금이 옳다고 하여도 거기에 잘못이 있으면 신하는 그 잘못을 말씀드려 옳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임금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옳은 점이 있으면 신하는 그 옳은 것을 고하여 틀린 것을 고쳐 나가야 합니다.
是以政平而不干, 民無爭心. 故詩曰: 亦有和羹, 旣戒旣平, 鬷嘏無言, 時靡有爭.
이렇게 해야 정치가 공평해져 서로 충돌이 없고, 백성들도 다투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시경'에서도 말하기를, '간이 맞은 국과 같이 경계하고 공평하여 정권을 총괄해도 말이 없어 한시라도 다투는 일이 없도다'고 했습니다.
先王之濟五味, 和五聲也, 以平其心, 成其政也.
선왕들이 오미를 조화시키고 오음을 조화시킨 것은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정치를 성공케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聲亦如味, 一氣, 二體, 三類, 四物, 五聲, 六律, 七音, 八風, 九歌, 以相成也.
소리도 맛과 같아 일기, 이체, 삼류, 사물, 오성, 육률, 칠음, 팔풍, 구가가 어울려 이루어집니다.
淸濁, 小大, 短長, 疾徐, 哀樂, 剛柔, 遲速, 高下, 出入, 周疏, 以相濟也.
또 청탁, 대소, 장단, 질서, 애락, 강유, 지속, 고하, 출입, 주소로써 조화를 시킵니다.
君子聽之, 以平其心, 心平德和. 故詩曰; 德音不瑕.
그래야만 군자는 이런 음악을 듣고서 마음을 평화롭게 가지며 마음이 평화로와지면 덕이 조화를 이룹니다. 그래서 '시경'에서도 '덕음에는 티가 없다'고 한 것입니다.
今據不然, 君所謂可, 據亦曰可; 君所謂否, 據亦曰否.
그런데 지금 양구거는 그렇지 않아 임금님이 옳다고 하시면 양거구도 옳다고 하고, 임금님이 틀렸다고 하시면 양거구도 틀렸다고 합니다.
若以水濟水, 誰能食之. 若琴瑟之專壹, 誰能聽之. 同之不可也如是.
만약 피를 물에다 탄다면 누가 그것을 먹겠습니까? 그리고 또한 만약 비파의 한 가지 소리만 난다면, 누가 그런 음악을 듣겠습니까? 동의라는 것의 옳지 않음이 또한 이와 같습니다.'
飮酒樂, 公曰: 古而無死, 其樂若何.
그래서 제나라의 경공은 술을 마셔 거나해지자 말하기를, '예부터 죽음이 없다면 즐거움을 어찌 알까' 하니
晏子對曰: 古而無死, 則古之樂也, 君何得焉.
안자는 또 이렇게 대답했다. '예부터 죽음이란 것이 없었다면 옛날 여러 임금님의 즐거움을 임금님께서 어찌 얻을 수가 있었겠습니까?
昔爽鳩氏始居此地, 季萴因之, 有逢伯陵因之, 蒲姑氏因之, 而後大公因之.
옛날 상구씨가 처음으로 이곳에 살았고, 계즉이 그 다음을 이었고, 유봉백릉이 그 다음을 이었으며, 포고씨가 그 다음을 이었으며, 그 뒤에 강태공이 뒤를 이었습니다.
古若無死, 爽鳩氏之樂, 非君所願也.
예부터 죽음이 없었다면 지금의 즐거움은 상구씨의 줄거움으로 임금님께서 바라실 바가 아닙니다.'
12
鄭子産有疾, 謂子大叔曰: 我死, 子必爲政. 唯有德者能以寬服民. 其次莫如猛. 夫火烈, 民望而畏之, 故鮮死焉. 水懦弱, 民狎而翫之, 則多死焉. 故寬難. 疾數月而卒.
정나라 자산이 병이 들자 자대숙에게 말하기를, '내가 죽으면 당신이 반드시 정권을 잡을 것이오. 그러나 덕이 있는 자라야 곤대함으러써 백성들을 복종시킬 것이오. 그 다음에는 사나운 것만 같지 못하오. 대저 불은 뜨겁소. 그래서 백성들이 바라보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죽는 자가 드뭅니다. 그러나 물은 부드러워하기 때문에, 백성들이 경시하다가 죽는 일이 많소. 그러니 관대하게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소'라 하였다. 그 뒤 자산은 몇 달 동안 앓다가 죽었다.
大叔爲政, 不忍猛而寬. 鄭國多盜, 取人於萑苻之澤.
자대숙이 정권을 잡자 차마 사나운 정치를 할 수가 없어서 관대한 정치를 행하였다. 이에 정나라에는 도적이 많아져, 추부라는 못 속에서 남의 재물을 빼았는 사건이 속출했다.
大叔悔之曰: 吾早從夫子, 不及此. 興徒兵以攻萑苻之盜, 盡殺之. 盜少止.
그래서 자대숙은 이를 후회하고, '내가 자산의 말을 안 들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하고서, 군사를 일으켜 환부란 곳에 숨어 있는 도적들을 공격하여 모두 죽여 버리자, 도적들이 좀 뜸했다.
仲尼曰: 善哉. 政寬則民慢, 慢則糾之以猛, 猛則民殘, 殘則施之以寬.
그래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잘했도다! 정치가 관대하면 백성들이 태만해지고, 백성들이 태만하면 사납게 이들을 다스려야 하고, 사납게 다스리면 백성들이 잔학애지며, 백성들이 잔학해지면 이들을 관대하게 다스려야 한다.
寬以濟猛, 猛以濟寬, 政是以和.
관대함으로써 사나움을 다스리고, 사나움으로써 관대함을 구제해야 하니, 정치는 이렇게 조화해 나가는 것이다.
詩曰: 民亦勞止, 汔可小康. 惠此中國, 以綏四方. 施之以寬也.
그래서 '시경'에서도 말하기를, '백성들이 수고로우면, 이들을 좀 편안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중국에 은혜를 베풀어 사방을 안정시킨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관대함을 베푸는 것을 뜻한다.
毋從詭隨, 以謹無良, 式遏寇虐, 慘不畏明. 糾之以猛也.
또 '아첨하는 자를 용서하지 말고, 어질지 못한 자를 삼가게 하여 잔학한 이를 막아, 법을 해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은, 사나움으로써 그들을 바로잡음을 뜻하는 것이다.
柔遠能邇, 以定我王. 平之以和也.
또 '먼곳 사람을 부드럽게 하고 가까운 곳 사람에게 능력을 발휘하게 하여, 우리 왕실을 안정시킨다'고 한 것은, 평화롭게 다스려 조화를 시킴을 뜻한다.
又曰: 不競不絿, 不剛不柔, 布政優優, 百祿是遒, 和之至也.
또 '경쟁도 하지 말고 성급하게 굴지도 말며, 강하지도 않고 유하게도 않아 평화롭게 다스려야, 온갖 봉록이 한 곳으로 모인다'고 한 것을 조화의 지극함을 의미한 것이다.'
及子産卒, 仲尼聞之,
出涕曰: 古之遺愛也.
자산이 죽자, 공자는 이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 사람이야말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사랑을 안 사람이다'고 하였다.
▶️ 從(좇을 종)은 ❶형성문자로 従(종)의 본자(本字), 徔(종)은 통자(通字), 从(종)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从(종)은 사람 뒤에 사람이 따라 가는 모습으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간다는 뜻이다. 止(지)는 발자국의 모양으로 나아가는 일과 사람이 잇따라 나아감이니 따르다의 뜻이다. 옛 글자 모양은 사람을 어느쪽을 향하게 하여도 좋아, 人의 모양을 둘 그려 따른다는 뜻을 나타냈다. 나중에 오른쪽을 향한 것은 比(비), 왼쪽을 향한 것은 从(종)으로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從자는 '좇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從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止(발 지)자, 从(좇을 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좇다'라는 뜻은 从자가 먼저 쓰였었다. 从자는 사람을 나란히 그린 것으로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가다'를 뜻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와 止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따라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간다는 의미를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從(종)은 (1)종속적(從屬的)인 것 주(主)가 되는 것에 딸리는 것 (2)사촌(四寸)이나 오촌(五寸)의 겨레 관계를 나타내는 말 (3)직품(職品)을 구별하는 한 가지 이름 정(正)보다 한 품계(品階)씩 낮고, 종1품(從一品)부터 종9품(從九品)까지 있음 등의 뜻으로 ①좇다, 따르다 ②나아가다, 다가서다 ③모시다, 시중들다 ④일하다 ⑤놓다 ⑥모이다 ⑦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⑧높고 크다 ⑨조용하다, 느릿하다 ⑩방종(放縱)하다, 제멋대로 하다 ⑪말미암다 ⑫따라서 죽다 ⑬오래다 ⑭세로, 남북(南北) ⑮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흔적(痕跡) ⑯시중드는 사람, 심부름꾼 ⑰종(친족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 ⑱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⑲높고 큰 모양 ⑳부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왕(王)이다. 용례로는 이제부터나 지금으로 부터를 종금(從今), 지금까지 내려온 그대로를 종래(從來), 줏대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사람을 종복(從僕), 어떤 일에 매달려 일함을 종사(從事), 남편을 좇음을 종부(從夫), 주가 아닌 간접적인 원인을 종인(從因), 이전이나 이제까지를 종전(從前), 남에게 따라 다니며 심부름하는 사람을 종졸(從卒), 주되는 것에 딸려 붙음을 종속(從屬), 꾸밈이 없이 사실대로 함을 종실(從實),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어떤 사업에 종사함을 종업(從業), 이로부터나 이 뒤를 종차(從此), 뒤를 따라서 죽음을 종사(從死), 남의 명령이나 의사에 좇음을 복종(服從), 고분고분 따름을 순종(順從), 뒤를 따라서 좇음을 추종(追從), 굳게 맹세하여 서로 응함을 합종(合從),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을 따름을 맹종(盲從), 서로 따르며 친하게 지냄을 상종(相從), 사실 그대로 고함을 일컫는 말을 종실직고(從實直告), 물이 신속히 낮은 쪽으로 흐르듯이 선善임을 알았으면 지체없이 이에 따르는 것을 뜻하는 말로 서슴치 않고 착한 일을 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을 종선여류(從善如流),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심소욕(從心所欲),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순순히 간언을 따름을 일르는 말을 종간여류(從諫如流), 욕심 내키는 대로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시킴을 일컫는 말을 종욕염사(從欲厭私), 다수자의 의견을 좇아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종다수결(從多數決), 착한 일을 쫓아 하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말을 종선여등(從善如登),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좇아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오소호(從吾所好),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편할 대로 쉬울대로 쫓아 함을 이르는 말을 종편위지(從便僞之), 자기 마음대로 하고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말을 종회여류(從懷如流) 등에 쓰인다.
▶️ 欲(하고자 할 욕)은 ❶형성문자로 慾(욕)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하품 흠(欠; 하품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谷(곡, 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欠(흠)이 입을 벌린 사람의 모양이며 欠(흠)이 붙는 글자 歌(가), 飮(음) 따위는 모두 입으로 무엇인가 함을 나타낸다. 후세에 心(심)을 더하여 欲(욕)이라 쓰고 보통 주로 慾(욕)은 명사, 欲(욕)은 동사로 쓴다. 먹을 것을 더욱더 하고자 하는 일, 먹을 것에 한하지 않고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欲자는 '~하고자 하다'나 '바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欲자는 谷(골 곡)자와 欠(하품 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谷자는 물이 흐르는 계곡을 그린 것으로 '골짜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골짜기를 그린 谷자에 입을 벌린 欠자가 더해진 欲자는 마치 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받아 마시려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欲자는 본래 과할 정도의 의욕이라는 의미에서 '욕심'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欲자가 '~하고자 하다'나 '바라다'와 같은 '욕망'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心(마음 심)자를 더한 慾(욕심 욕)자가 '욕심'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실제 쓰임에서는 欲자와 慾자를 크게 구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欲(욕)은 욕구(欲求)의 뜻으로 ①하고자 하다, 바라다 ②장차 ~하려 하다 ③하기 시작하다 ④순하다 ⑤온순하다, 정숙하다 ⑥좋아하다, 사랑하다 ⑦편안하다 ⑧욕심(欲心), 욕망(欲望) ⑨애욕(愛慾), 색욕(色慾) ⑩희구(希求) ⑪마땅히, ~해야 한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본능적이나 충동적으로 뭔가를 구하거나 얻고 싶어하는 생리적 심리적 상태를 욕구(欲求), 자기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욕심(欲心),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욕념(欲念), 사물에 대한 욕심의 기운을 욕기(欲氣), 무엇을 하거나 가지고자 하는 바람을 욕망(欲望), 한 때의 충동으로 일어나는 욕심을 욕정(欲情), 물러가고 싶음을 욕거(欲去), 애욕의 넓고 깊음을 바다에 비유한 말을 욕해(欲海), 불같은 욕심을 욕화(欲火), 욕정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더럽혀짐을 티끌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욕진(欲塵), 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의욕(意欲), 이익을 탐내는 욕심을 이욕(利欲), 사치하고자 하는 욕심을 사욕(奢欲), 큰 욕망이나 큰 욕심을 대욕(大欲), 하고 싶어하는 바를 소욕(所欲), 아주 큰 욕심을 학용(壑欲), 마음에 생기는 온갖 욕망을 정욕(情欲), 빨리 하고자 하면 도달하지 못함 또는 어떤 일을 급하게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욕속부달(欲速不達), 울려는 아이 뺨치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불평을 품고 있는 사람을 선동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욕곡봉타(欲哭逢打), 잘 만들려고 너무 기교를 부리다가 도리어 졸렬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너무 잘 하려 하면 도리어 안 됨을 이르는 말을 욕교반졸(欲巧反拙),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으로 나쁜일을 감추려 하면 더욱 밝게 드러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욕개미창(欲蓋彌彰), 사람의 욕정은 한량이 없으므로 절제하지 않으면 재화를 입는다는 말을 욕불가종(欲不可從),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데 아직 다 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감정의 깊이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욕언미토(欲言未吐), 붓과 벼루를 태워버리고 싶다는 뜻으로 남이 지은 문장을 보고 자신의 재주가 그에 미치지 못함을 탄식하는 말을 욕소필연(欲燒筆硯), 죽으려고 해도 죽을 만한 땅이 없다는 뜻으로 몹시 분하고 원통함을 이르는 말을 욕사무지(欲死無地), 물건을 보고 탐내는 기색이 얼굴에 나타남을 이르는 말을 욕적지색(欲炙之色), 말을 타면 노비를 거느리고 싶다는 뜻으로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과 같은 말로 곧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기마욕솔노(騎馬欲率奴) 등에 쓰인다.
▶️ 厭(싫어할 염, 누를 엽, 빠질 암)은 형성문자로 厌(염)의 본자(本字), 厌(염)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猒(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厭(염, 엽, 암)은 ①싫어하다 ②물리다 ③조용하다 ④가리다 ⑤막다 ⑥가위눌리다(움직이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다) 그리고 ⓐ누르다(엽) ⓑ따르다(엽) ⓒ마음에 들다(엽) ⓓ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엽) 그리고 ㉠빠지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워할 질(嫉), 싫어할 혐(嫌), 미워할 오(惡)이다. 용례로는 싫은 생각이나 느낌 또는 그런 반응을 염증(厭症), 싫어서 미워함을 염오(厭惡), 세상이나 인생을 괴롭게 여기고 싫증을 내는 것을 염세(厭世), 싫어하고 꺼리는 생각을 염의(厭意), 싫어하고 꺼림을 염기(厭忌), 밉고 싫어서 쌀쌀하게 대함을 염박(厭薄), 자기의 잘못을 간하여 주는 것을 싫어함을 염간(厭諫), 싫어하고 꺼림을 염탄(厭憚), 어떤 일을 싫어하고 고통스럽게 여김을 염고(厭苦), 세상을 싫어하여 떠남을 염리(厭離), 마음에 싫고 꺼리어 피함을 염피(厭避), 미워서 꺼려함을 혐염(嫌厭), 권태가 생겨 염증이 남을 권염(倦厭), 물리지 않고 싫증남이 없음을 무염(無厭), 남들이 자기의 말을 듣고서 만족해 하지 않는다는 말을 인청미염(人聽未厭), 용병에 있어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전쟁에서는 속임수도 꺼리지 않는다는 말을 병불염사(兵不厭詐), 만족할 줄 모르는 끝없는 욕심을 무염지욕(無厭之慾), 욕심 내키는 대로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 시킨다는 말을 종욕염사(從欲厭私), 재주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한다는 말을 승기자염(勝己者厭) 등에 쓰인다.
▶️ 私(사사 사)는 ❶형성문자로 厶(사)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둥글게 에워싸다, 자기 것으로서 거두어 넣다의 뜻을 가지는 글자 厶(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수확할 때 자기 몫으로 한 것, 나, 몰래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私자는 '사사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사사롭다'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私자는 禾(벼 화)자와 厶(사사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厶자는 팔을 안으로 굽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사롭다'라는 뜻이 있다. 팔을 안으로 굽히는 행위가 물건을 독차지하려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厶자가 사사로움을 뜻했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禾(벼 화)자가 더해졌는데, 이것은 곡식의 소유주가 나 자신임을 뜻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금의 私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나 이기적임을 뜻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私(사)는 (1)자기 한 몸이나 집안에 관한 사사로운 것 (2)일을 처리할 적에 정실(情實)에 흘러 공정치 못한 일 등의 뜻으로 ①사사(私事; 사삿일), 사삿일(私事; 개인의 사사로운 일) ②가족(家族) 3집안 4간통(姦通) 5편복(便服) 6은혜(恩惠) 7가신(家臣) 8사처(私處) 9오줌 10음부(陰部) 11총애(寵愛)하는 것 12자매의 남편 13사사롭다 14간통하다 15사랑하다 16편애하다 17오줌 누다 18홀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평할 공(公)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사로운 학설을 사학(私學), 사삿 사람을 사인(私人),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배우거나 따름을 사숙(私淑), 개인에게 관계되는 것을 사적(私的), 개인이 설립함 또는 그 시설을 사설(私設), 사사로이 만나는 자리를 사석(私席), 제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을 사심(私心), 사삿일이나 사사로운 일을 사사(私事), 개인의 소유를 사유(私有), 개인의 저택을 사저(私邸), 예전에 한문을 사사로이 가르치던 곳을 사숙(私塾), 사사로운 개인의 의견을 사의(私意), 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사익(私益), 개인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사재(私財), 개인이 사사로운 일로 저지른 죄를 사죄(私罪), 공공의 물건을 사사로이 씀 또는 그 물건을 사용(私用), 개인 소유의 논밭을 사전(私田), 개인의 의견을 사설(私說), 개인 소유의 집을 사택(私宅), 개인이 부담하고 지출하는 비용을 사비(私費), 사사로 하는 편지를 사신(私信),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을 일컫는 말을 사리사욕(私利私慾), 몰래 사사로이 하는 망령된 생각을 일컫는 말을 사사망념(私思妄念), 사를 버리고 공을 위하여 힘써 일함을 일컫는 말을 멸사봉공(滅私奉公),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지극히 공평하여 조금도 사사로움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지공무사(至公無私), 까마귀가 새끼 적에 어미가 길러 준 은혜를 갚는 사사로운 애정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려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오조사정(烏鳥私情), 사심이나 편파됨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공평함을 이르는 말을 무사무편(無私無偏), 공은 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공적인 일에도 사사로운 정이 끼여들게 마련이라는 말을 공불승사(公不勝私), 지붕 밑에서 하는 사사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쓸모 없는 사사로운 이야기를 이르는 말을 옥하사담(屋下私談)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