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시절에는 맞벌이와 전업주부의 얘기를 들으면, 여성이 일하고 싶은 의지가 없어서
전업주부하는건가? 하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적이 있었다.
집안일이야 자취하면서 해보니 별거 아니던데, 적절하게 나눠서 하면 공평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 그리고 흔히 말하는, 여성에게 좋은 직업이라는게, 도대체 왜 남자에게 좋은직업 따로있고
여자에게 좋은직업 따로 있는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고소득에 전문적인 일이면 좋은직업이지
왜 여교사는 좋고 남교사는 별로고, 여대기업은 별로고 남대기업은 괜찮고 하는 기준이
왜그런지 알수 없었다.
하지만 누가 말하듯이 겪어보기전에는 말을 말라더니.. 딱 그런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적당히 좋은 직업으로 맞벌이를 유지한다는건.. 환타지에 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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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벌에 서로 다른 대기업다니는 두 남녀가 소개팅으로 만났다. 일이야 누구나 힘들지만,
그래도 무난한 성격과 적당한 인내심으로 나름 자기자리에서 커리어 인정받는 커플이었다.
결혼까지는 무난했고, 결혼후에도 사실 신혼이야 집안일을 하게된다는 점 말고는 별다른것도 없고,
집안일이야 야근때문에 잘 먹지도 않는 저녁밥은 그렇다치고, 청소 빨래 그거 일주일에 몇번 나눠서하면
금방이다.
문제는 집안일 '따위'가 아니었다. 육아는 정말 '헬'이다.
사랑스런 아이를 임신한다. 임신해서 몸이 힘들어도 일단 대기업에서 주어진 '출산휴가'는 3개월이다. 육아휴직 1년이 법으로 있긴하지만, 실제로는 출산휴가만 갔다와도 눈치보이는 상황이 벌어지니 아무도 간크게 육아휴직을 쓰지도 않고, 받아주지도 않는다. (은행, 공무원,공기업등 일부 복지 좋은 회사는 1년이 가능하다. 교사는 최대 3년.. 잘보면 이게 여자한테 좋은 회사라 불리는 첫번째 이유다)
만삭까지 다니는거야.. 몸이 좀 힘들어도 할만하다. 예전과 달라진건 몸이 약간 불편해진거 말고는 없으니까. 아이 낳기 직전에서야 출산휴가를 내고 출산을 한다. 3개월간 몸조리해야하니까.
산후조리원과 친정어머니를 통해 어찌저찌 몸조리 하고 이제 회사로 복귀할 채비를 한다.
이러다보니 아이를 맡길곳이 필요하다. 아주 어린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하나 보니
- 친정어머니
- 시어머니
- 베이비시터
- 입주베이비시터
- 기타 친척
이정도의 선택지가 있다. 결론만 얘기하면 친정어머니가 best지만 본인이 거절하거나, 지방에 계시거나,
지방이 아니더라도 집이 가깝지 않거나 하면 선택할수 없다. 시어머니는 차선책이지만(부인에게는 매일 상사에게 잡일맡기는 기분이니) 이역시 거리가 문제. 안타깝게 시댁도 멀고 친정이 수도권이어서 맡기기가 힘든상황이 벌어졌다.
할수없이 베이비시터를 고용한다. 입주베이비시터는 한국인은 너무 비싸고(백만원대 후반 넘어가니) 조선족으로 하기도 좀 찝찝하고, 아침에서 저녁까지 봐주는 베이비시터 아주머니를 찾아서 협상했다.
아침9시에 오시겠단다. 이해는 하지만 ;; 출근하려면 7시반에는 나가야한다. 아무리늦어도 8시에는..
결국 협상끝에 간신히 시간을 맞췄다. 저녁 7시까지.. 11시간씩 150..
지금 부인의 연봉은 3500, 20대 후반 여성으로 적은 연봉은 아니지만, 매달 세후 쥐는돈은 240정도.. 그중에 150을 인건비로 낸다.. 몇년이 지나도, 친정어머니든 친척이든 베이비시터든 사실 돈은 비슷하게 든다. 어머니가 봐주시면 이면 용돈은 이보다는 적게 드려도 다른 명목으로 더 돈나갈일이 많기 때문에..
다행히 집안일의 일부는 아주머니가 조금 거들어주시지만, 원래 집안일도우미가 아니기 때문에 갔다오면 밥,빨래,청소는 남아있다. 남자가 개념은 있는편이라 집안일을 거의 도맡아 하기시작한다. 문제는 남편이 퇴근하면 이미 밤 9~10시가 평균이라는거. 남편은 오면 집안일만 해야하고, 여자는 집에 오자마자 아이만 계속 봐야한다. 아이가 4-5살 이상 되기 전까지는(사실 그 이후도) 잠깐만 한눈팔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계속 주시해야한다.
베이비 시터도 주말에는 쉰다. 따라서 주말에 밀린 집안일을 해야하지만 육아는 24시간 계속해야한다. 집안일과 육아를 남편과 나눠서 하는데, 남편 주말출근 걸리면 난감.
일주일에 두번씩은 집안일 도우미를 쓰기로 한다. 아이를 보고 있을때는 집안일을 못하니 부인이
집안일 하려면 남편이 아이를 봐야한다. 둘다 휴식은 없고 죽도록 일만하다가 쓰러지기 직전이니
이정도는 써야지.
자. 부인 월급에서 베이비시터 240-150=90만원 남는다. 여기에 집안일 도우미 매주2번씩 4시간씩 부르니 대략 한달 30나간다. 90-30=60남는다. 밥을 제대로 하기 어려우니 주말, 평일 외식이 잦아지고 그러다보니 나가는 돈에다 맞벌이로인한 비용 (부인의 교통비, 외부 식비, 의상,화장품등 전업주부에 비해서 더 나가는 품위유지비) 을 고려하니
남는게 없다.
그렇다 . 딜레마에 빠졌다. 부인도 남편도 죽도록 야근하고 집에와서 쉬지않고 육아와 집안일만 하는데 정작 맞벌이의 이득인 '경제적 이득'이 없다.
아주머니가 하루는 30분 늦어서 발을 동동구른다. 30분 늦으면 본인도 회사에 30분 늦는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30분 늦는건 그냥 무개념이다. 하지만 아이엄마니까 어쩔수가 없다.
야근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7시를 넘어서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주머니도
계약관계를 맺은 노동자이니 약속을 지켜줘야하고, 철판깔고 칼퇴한다.
아이엄마니까 어쩔수가 없다.
대놓고 욕하지는 않지만 뒤에서 수근수근하는.. 민폐.. 이제 그 흔해 빠진 '무개념 아이엄마 직원'을 피할수가 없다.
야근명령도 못지키는데 회식??
회식같은소리하네. 아이 찾으러 가야한다. 남편보고 가라고 할수도 없다. 나야 이미 이 회사에서 찍힌 유부녀지만 남편까지 회사에서 눈밖에 나면 이 집안은 누가 먹여 살리나.
그렇게 미친듯이 죽을듯말듯 일과 육아의 전쟁터속에 서있기조차 힘든데...
남는게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맞벌이를 하고 있는지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아이가 큰다음에 학교간담에 좀 한가해지면 그때부터는 그래도 일하기 수월하지 않을까하지만..
문제는 이미 대기업에서 잦은 지각에, 칼퇴, 야근거부, 회식불참이 몇년 반복되면 이를 곱게봐줄사람은 당연히 '아무도없다' 이런 사람이 명퇴 안당하면 누가 명퇴를 당하는가?
아이를 한참키우고 학교간후에 40대부터 본격적으로 일하고 싶지만, 그때는 열심히 일한 남자들도 잘려나가는 시기. 아무것도 기대할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가 한명더? 둘쨰를 가지라고?
둘째는 베이비 시터 돈쓴다치고.. 첫째아이는 유아원은 누가 데려다주고 누가 데리러가나?
이건 아예 mission impossible이다.
자 결론이다...
부인은 매일매일 육아-회사일의 반복전쟁이라 양쪽다 제대로 못하고 피가 말라가고
남편도 야근후 집에오면 집안일크리에 주말에 편히 쉬어본지 기억도 안나고
아이는 매일 엄마찾으면서 울고 정서도 안좋고..
그런데 결정적으로.. 몇년간 경제적으로 아무 이득이 없다. 번돈 육아비로 다나가고..
정작 한가해질때쯤인 40대에는 직장은 더 못다닐게 확실한 상황...
그래서 맞벌이 해서 얻은게 뭐?
합리적인 부부는 여기서 이 결론을 도출해낸다.
- 출산휴가 쓰고 그냥 그만둬라. 그게 모두에게 이득이다.
부인은 집에서 쉬면서 아이키우면서 집안일하고.
남편은 밖에 일하고 부인일을 도와주면서 쉬고..
어차피 부인이 아이보면서 버는돈이 회사가서 버는돈과 비슷하니.. 모두 winwin..
아이키우고 시간나면 그때 다시 재취업하면 되는데 물론..
일반 대기업 다니다 재취업은.. 마트같은거 말고는 답없는건 다들 알테고..
이게 표준적인 21세기 맞벌이 부부의 자화상이다.
맞벌이가 가능하려면 다음과같은 조건이 있어야한다.
- 아예 헌신적으로 같이살면서 육아와 집안일을 전담하든가 (친정어머니의 엄청난 희생)
- 육아기간동안 그만두고 괜찮은 조건으로 재취업이 쉽든가 (약사등 일부 전문직)
- 육아휴직이 길던가 (교사,은행 최대 3년, 공기업,공무원 1년..)
- 칼퇴는 기본으로 가능해야하고 (교사,공기업, 공무원,약사 해당)
- 육아 당시의 경제적이득은 어렵지만 그이후 40대 이후로 경제적 이득이 본격적으로 가능할때
일할수 있는 안정성 (교사, 공기업, 공무원, 일부 전문직 해당..)
...
그러니 이를 대놓고 겪어보면
30대의 육아 초반 몇년간의 맞벌이는 돈이득도 없이 그냥 부부의 희생으로 버티는거고,
여자에게 몇몇 좋은 직업군 아니면 버티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는걸 깨닫는다...
약사..교사,공기업,공무원,은행,
(대기업에 잘 버티는 30대 후반 여성중, 아이있는 기혼녀가 있는지 찾아보아라.
...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라면 무슨 얘기인지 알듯..)
이 딜레마를 깨려면 국가에서 정책이 나오지 않는한,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10대가 공부로 제일 괴로운줄알았고, 20대가 취업문제로 어려운줄알았는데
30대가 제일 .. 괴로운거같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원출처 - snulife #육아당
뭔가... 흡...........
현실은 진짜... ㅠㅠ........
이 글이 절망스러운 만큼 희망적인 것은
국가가 정하는 제도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
문제는 집에 아기가 태어났을 때
부모 중 꼭 여자만 일을 때려친다는 거지
임금 격차도 문제겠지만
남자의 퇴직보다 여자의 퇴직이 자연스러운 사회 분위기는
아마 여자의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부엌으로 보기 때문일 거야
많은 곳에서
퇴직하는 엄마는 "본분을 다하러 가는 희생"
퇴직하는 아빠는 "설 자리를 잃은 가장"
처럼 묘사하더라
어차피 여자는 회사 아니어도 원래 할일이 있다 이거지
나는 애 보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잠시 밖으로 나돌면서 남편에게 보태려고 일하는 게 아니고
내가 열심히 살면서 번 돈으로 즐겁게 지내고 그러려고 일하고 싶은데
내 남편은 주부였으면 좋겠어
난 부엌에서 잠시 나온 여자가 아닌데
헐 언니말 듣고보니까 진짜 그렇다......헐.......
이래서 난 내가 하고싶은 만큼 일 다 하고 애기 낳고싶음 ㅠ
학비아까워... 내 학비 아깝다... 뭐 때문에 나는 여기에 있는거지.....
그래서 전공을 바꿨습니다 ㅠㅡ
예전에는 공무원좋은지몰랐는데 요즘 공무원좋아보여ㅋㅋㅋㅋ슬프다
평범하게 결혼해서 애낳고 자연스럽게 일 그만두고 애보고 그러다 40살 아줌마 되고 50되고...끔직..그자체..난 결혼도 안할뿐더러 애또한 안낳을꺼지만.. 사람인생 40부터 시작이라고 솔직히 일찍 결혼한 내친구들 이제 애 하나둘씩 있는데 나 40때 그친구들은 애들 등록금 벌려고 뼈빠지게 일해야함.. 난 내가 번돈으로 여유롭게 여행 다닐꺼고 그들은 애뒤치덕 거리에 나를 부러워 할수도 있겠지...
우리회사는 육아휴직 최대 2년까지 낼 수 있긴한데..눈치보여..제도가 있으면 뭘하나-_-.. 그래도 난 2년 낼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2년 내면 진급은 빠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꾸역꾸역 만년 대리로 살아가겠지...ㅠㅠ
결혼 안할거구 죽이되든 밥이되든 외국에서 버텨야지...
남자는 꿈을위해 직장을 안그만 두는데 여자는 가정을 위해 직장을 그만둘 뿐더러, 맞벌이를 하는경우에는 꿈보다는 생계유지의 의미가 더큰거같기도하다.
스랍글이 둥둥둥
진짜 깝깝하다
저렇게살기싫은데 저렇게 안살고. 집에서 살림만 하는것도 싫고 애를 낳을수도 안낳을수도...
진짜 현실은 시궁창..
결혼이라는 환상은 가지고있는데 현실의 벽이 너무 크다..
결혼...고민할문제
에휴..
결혼과 직장
이글 진짜 찾던건데 언니 고마워ㅠㅠㅠㅠㅠㅠ...결혼하고 애 낳으면 나라는 존재는 정말 사라지는걸까..
20개월 된 애가 하나 있는데 아들래미 하나 힘들어 고역이라 집안일을 할 수가 없다. 딴 애보다 좀 더 설치는거긴해도...(설거지라도 하려고하면 컴터 책상 위에 올라가서 서랍 다 열어재끼고 가위 들고 설치고 전선 코드 다 주 뺄라카고 손꾸락 쑤셔 넣을라카는데 무슨 집안일을 하겠노... 반찬도 못 만든다 아 있을때는 ㅠ가스불 계속 끄고 키고 카는데 위험해가 잠시도 뭐 다른걸 못한다. 항상 징징대고 '절로 가있어 이거 다 하고 갈게'하면 엄청나게 울어재끼면서 더 들러붙고 어떨땐 화장대 기어올라가서 화장품 다 쳐 쏟아재끼고 온라인 쇼핑 생필품 사려치면 언제 기어 왔는지 본체 전원 눌러서 꺼뿌고. 난 둘째는 네버 이젠...
남편은 이제 슬슬 일자리 알아보라 압박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어린이집도 허구한날 방학같은거나 만들고 공휴일이다 뭐다 해서 이것저것 때문에 시간제 알바조차도 못한다. 그랬다가 바로 짤리는 거 아니까... 너무 어린나이에 결혼을 괜히 했단 생각 든다. 나 고작 슴닷살인데 출산하고나서 여기저기 안 아픈대가 없다. 너무 아픈날엔 진짜 눈물난다. 장애인 아닌 장애인 다 됐다. 스무살에 이 양반 하나믿고 여까지 왔는데.. 내가 내가 아니다 지금. 내새끼 내 자식 떠나서 내가 죽을 것 같고 내 존재가 희미해지는데 뭐가 결혼이 행복이고... 나 지금 엄마생각 너무 난다. 내가 나 아닌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단 현실이 너무 고달프다...
현실적이다진짜 ㅜ ㅜ가슴아파
맞는말이암ㅠㅜ구구절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