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15주째 오름세…“역전세난 우려 해소” vs “시기상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서너 달째 꾸준히 상승세다. 교통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전세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까지 보이자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최고가 전세계약 매물이 상당 부분 만기가 도래하고, 금리 인상 등 대외여건이 불안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5주째 오름세다. 전주(0.15%) 대비 오름폭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달 넷째 주(28일 기준)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 관계자에 따르면 교통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저가매물이 소진되고 있고, 전반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서울 전체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전세 시장 분위기를 보면 강북권은 성동구가 상승률이 0.27%로 가장 높았다. 행당·옥수·성수동 중소형 평형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0.21% 상승한 용산구는 산천·이촌·문배동에서, 0.18% 상승한 마포구는 아현·염리·성산동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권은 송파구가 0.23%로 오름세가 가장 가팔랐다. 잠실·문정·가락동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세다, 강동구(0.20%)는 고덕·명일·암사동 대단지에서, 강서구(0.18%)는 가양·마곡·내발산동에서 전셋값이 올랐다.
실제로 최근 전셋값이 연초와 비교해 수억원씩 오른 곳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59㎡는 올해 초 평균 전셋값이 6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8억5000만원에서 9억원선으로 올랐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말 6억9000만원선에서 최근엔 9억에서 10억원선까지 올랐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상승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568만원으로 나타났다. 6월 6억443만원에서 7월 6억494만원으로 오른 뒤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 같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는 정부의 역전세난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금리가 낮아진 영향으로 전세수요가 다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7월27일부터 1년간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 집주인의 대출 한도를 늘렸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전셋값 오름세에도 역전세난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2년 전 최고가로 전세계약을 맺은 매물들이 하반기부터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불안요소가 여전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은도 지난 5월 '깡통전세 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깡통전세 계약의 상당 부분 만기가 도래해 올 하반기 역전세난 심화를 경고한 바 있다.
4월 기준 역전세 위험 가구가 전체 전세가구의 절반가량인 102만 가구에 이른다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연초에 비해 현재 전세가가 상당히 오른 상황이긴 하지만 고점 대비 격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성이 크고,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역전세난 우려 해소는 시기상조라고 부동산 전문가는 전망했다.
글로벌이코노믹 남상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