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 하버드대 연설에서 “한국은 마음을 먹으면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이 있다”고 한 건 허세가 아니다. 국내 전문가 대다수가 “일단 결심하면 기술적으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국제 비확산 체제에서 공공연히 한국과 일본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분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균렬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의 핵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면 150명 정도의 정예 요원이 8주 가량이면 플루토늄 기반 시제품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술력과 경제력에서 북한을 압도하는 한국이 본격적으로 핵무장을 결심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겐 체제 경쟁의 난이도 자체가 달라진다. 그 자체로 북핵 억제 효과는 강해질 수 있다. 아무리 튼튼한 핵우산도 언제든 누를 수 있는 핵 버튼의 위력을 따라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능력보다는 다양한 직·간접적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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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핵무기 유지 비용
미 핵항모 '칼빈슨함' 부산 입항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이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니미츠급 항모인 칼빈슨함은 길이 333m, 폭 77m이며, 비행갑판 축구장 3배 규모, 승조원 6000여 명, 항공기 80~90대 탑재하는 등 '떠다니는 군사기지'라 불린다. 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