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오전동본당(주임 전합수 신부)에는 언제나 영광이 흘러넘친다. ‘음대생’을 자칭하는 본당 소속 글로리아 어머니 성가대가 하느님을 찬양하는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글로리아 성가대를 구성하는 신자들은 40대부터 70대 초반까지의 어머니 32명. 평균나이는 59세다. 하지만 59세라는 꽤 높은 평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총각 선생님과 여고생’처럼 지휘자 박순혁(바오로) 씨와 단원들은 이마에 비지땀을 흘리며 목청을 높이기 때문이다.
미사 전 연습을 끝마쳐야 하는 단원들의 주일 하루는 바쁘게 시작된다. 9시 미사 전례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새벽 5시에 눈을 떠야 하는 상황이다.
가족들의 하루 식사를 준비하고 집안일에, 몸단장을 끝내고 오전 8시까지 성당 연습실에 모여 성가를 연습한다. 9시 미사가 끝나고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또다시 연습이다.
하지만 불평하는 이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주일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의 출석률은 ‘95%’라는 놀라운 숫자에 육박한다. 70세를 넘은 할머니뻘 되는 단원부터 이제 막 ‘시니어’에 입문하는 60세 단원들, 중장년의 힘을 보여주는 50대 아줌마들, 막내라고 귀여움을 한 몸에 받는 40대 단원들. 글로리아 성가대 단원들이 ‘끈끈한 정’을 보여주며 가족처럼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별히 건강이 좋지 않거나 꼭 참석해야만 하는 가족행사 외에는 결석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매년 열고 있는 성지순례 100% 참석도 이들에게는 놀랍지 않은 일이다. 올해도 성가대복을 입고 충남 다락골 줄무덤 성지를 찾아 한마음으로 국악미사를 봉헌했다.
글로리아 성가대의 시작도 특별했다. 지난 2004년, 성가를 부르고 싶은 신자 몇 명이 각 가정을 순회하며 기도를 시작했다. 단복도 스스로 준비했다. 기도가 끝난 1년 후 놀랍게도 40여 명의 단원이 모이게 됐으며 2005년 10월 정식으로 창설됐다.
도움을 주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글로리아 성가대 단원들은 기쁘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서로 다독이고, 아껴주고, 챙겨주는 마음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기 때문이다.
주임 전합수 신부는 “글로리아 성가대가 능동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너무나 기쁘다”며 “9시 미사도 성가로 봉헌하니 우리 성당은 9시 미사와 교중미사 모두 풍요롭게 봉헌된다”고 말했다.
글로리아 성가대는 창단 5주년을 맞아 10월 31일 마지막 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개사해 합창하며 자축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단원 모두가 늘 ‘주님께서 부르시어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는 순명의 마음을 갖고 찬미한다고 감히 고백합니다. 성가로 하느님을 찬미하다 보면 노래방 갈 이유도 없어요. 단원 모두가 나이를 먹고 있지만, 끝까지 하느님을 찬미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