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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아이랑 책 한 권을 다 읽었어요.
다 읽고 나서 독후감을 쓰려고 무슨 내용이었는지 물어보니까
아이가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분명 방금 전까지 읽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중심내용을 말을 못해요.
아이 지능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질 문제일까요…?”
학습장애란 주로 읽기, 쓰기, 셈하기 영역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영역에서 예기치 않게 또래에 비해 심각하게 낮은 학업성취를 보이는 현상으로, 그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의 기능장애를 들 수 있습니다.
학습장애의 원인으로는 미세한 뇌 기능상의 결함, 유전적 요인, 의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과 관련해서는 학습 장애와 관련된 쌍생아 연구에 따르면 학습장애를 가진 집안 가족 중 학습장애를 가진 사람이 나올 확률이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약간 높았습니다. 또한 임신기간을 전후한 흡연과 약물복용, 미숙아, 조산, 각종 임산부의 질병이나 감염에 의해 학습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으로 태아나 아동의 성장기에 경험한 심한 빈곤이나 열악한 환경, 임신 중의 충분한 영양섭취의 결여 등이 학습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혹시 우리 아이가 학습장애…?
학습장애 아동의 대다수가 주의와 기억에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의와 기억은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기초를 두고 있는 학습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먼저, 학습장애 아동의 언어 문제를 중심으로 기억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감각기억
사람은 일시에 방대한 양의 감각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핸드폰의 불빛, 주변의 소음, 맛있는 빵 냄새 등이 우리 몸의 감각수용기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자극 모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의식 수준으로 올라온 것 자극만이 리허설 과정을 거쳐 단기기억으로 입력됩니다.
▶단기기억
단기기억은 일시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힘을 말합니다. 일시적인만큼 우리가 단기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5개~9개 사이라고 합니다. 단기 기억은 지능 검사에서도 활용되는 개념인데 지능 검사에 이용되는 수의 암기는 이 단기기억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작업기억
단기기억은 정보의 저장기능을 중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단기기억의 개념을 발전시킨 것으로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 있습니다. 학습장애 아동은 이 단기기억 또는 작업기억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작업기억의 경우에는 들어온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정보가 확실하게 의식으로 연결되면 단기기억으로 우선 처리되고, 이것 중에서 장기기억으로 남는 것과 망각되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주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들어온 정보는 단지 스쳐 지나갈 뿐 기억에는 남지 못합니다.
▶장기기억
장기기억은 순차기억과 선언적 기억으로 나누어집니다. 순차기억의 예시를 들면, 홍차를 만들 때에는 우선 따뜻한 물을 끓이고, 컵과 홍차 잎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처럼 순서나 절차와 관계된 기억이 순차 기억입니다. 반면, 선언적 기억은 언어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한 기억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손님이 '홍차는 다질링으로 할게요.’와 같은 기억이 선언적 기억입니다.
학습장애 아동은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기억시스템에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데 특히 주의와 관련된 단기기억이나 의미기억의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기기억 수준의 정보처리에 실패하면, 그 후의 장기기억에도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단기기억 시스템에서는 의식적으로 듣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학습장애 아동을 지도할 때도 의식적으로 듣는 힘을 키워주지 않으면 말을 듣는 것이나 말로 생각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혹시 우리 아이의 이야기…?
Q. 부주의하고 들은 이야기를 까먹는 아이
어떤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한 이야기를 기억하여 전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어린 시절부터 생긴 건망증, 부주의 성향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으니 올바른 생활습관 훈련을 통해 고쳐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구두 전달사항을 기억에 의존해서 확인하여 전달하게 하기보다는 준비물이나 과제를 알림장에 구체적으로 적어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아동이 부주의한 행동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나 비언어성 학습장애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여 적절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잡한 환경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때 이러한 행동을 보일 수 있으니 아동의 환경을 점검해주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글을 읽긴 하는데 너무 느리거나 틀리게 읽는 아이
특히 스마트폰을 어릴 때부터 접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읽기유창성 난독증인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읽기유창성 난독증은 글을 읽기는 하지만 효과적으로 못 읽어내는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글을 읽으면서 단어를 생략하거나 첨가 또는 대치하는 경우, 단어를 정확하게 읽지 못하고 자꾸 틀리게 읽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책을 더듬거리며 읽거나 읽는 도중 머뭇거릴 때가 많고 읽는 속도도 적절하지 않는데 이는 매우 느린 속도와 매우 빠른 속도가 모두 해당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끊어 읽는 것이 잘 이행되지 않고 실컷 책을 읽은 후에 책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거나 중심내용을 파악하는데 오래 걸린다면 읽기 유창성 난독증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위와 같은 증상을 자녀가 평소 나타냈다면 읽기 능력, 읽기 장애 관련 검사 등을 받아보고 적절한 중재법을 찾아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책을 읽을 때 ‘/’ 표시를 해서 끊어 읽기를 돕는 것도 방법이며 아이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글이 그렇게 많지 않고 그림이 많은 책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자칫 지나치기 쉬운 문제이지만 아이들의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아이가 읽는 모습을 평소에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Q. 지능은 정상인데 학습부진이 나타나는 아이
정상적인 지능을 갖추고 있고 정서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능수준에 비해 현저한 학습부진을 보이는 경우에 특정학습장애로 진단되어 평가됩니다. 특정학습장에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1) 읽기 장애(reading disorder)
읽기 장애의 경우, 부정확하거나 느리고 힘겨운 단어읽기와 읽은 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의미합니다. 혹은 읽은 것의 결론이나 추론을 하지 못하고 읽은 이야기에 관한 질문에 대답할 때에는 배경정보로서 그 특정한 이야기에서 얻은 정보보다 일반적인 지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난독증도 읽기 손상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2) 쓰기 장애(disorder of written expression)
쓰기 손상의 경우, 철자의 오류가 많고, 반복된 학습에도 불구하고 철자의 혼란이 교정되지 않으며 문장을 쓸 때 명료하지 않고 구조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쓰기 장애는 개인의 생활연령, 측정된 지능에 비해서 현저하게 낮은 쓰기 기술을 보입니다.
3) 수학 장애(mathematics disorder)
수학 장애의 경우, 기본적인 연산 및 수학적 추론에 있어서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정학습장애가 있는 경우 기대되는 수행능력과 실제능력 사이에 차이가 커서 상대적으로 대인관계나 자아개념이 불안정하고 비현실적으로 높거나 낮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매우 짧은 집중력의 폭을 보이며 작은 주변의 자극에도 민감하고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어, 문어 이해 및 철자오류 등 사용이 또래와 비교하여 적절하지 않아 지시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어 의사소통의 문제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 및 사고의 심리과정의 문제로 인하여 지시사항을 잘 잊어버리거나 생각을 조리 있게 정리하여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수학 손상이 있는 아이들은 초등학생 3학년까지, 부정확하거나 부자연스러운 단어읽기, 읽은 것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철자오류, 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미숙함, 단순 연산 값이나 덧셈 뺄셈 등의 연산과정을 기억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읽기나 쓰기 어려워하여 피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의 경우 수학적 추론에서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위의 내용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DSM-5 기준으로 특정학습장애로 진단될 수 있으며 학습부진이나 학습지진과는 질적으로 다르게 구분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주로 읽기 기술이 부족할 때 학습장애로 나타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할 내용이 많아지고 그것을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기억 및 인지를 활용해야 하는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학습장애는 유전, 뇌손상, 교육환경 및 교육방법, 가정불화 등이 발병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특정학습장애로 진단되는 경우 학업성적 부진, 낮은 자존감, 사회기술 부족, 사회적 위축, 공격적 행동을 드러내며 ADHD, 품행장애, 우울 장애, 반항장애 등으로 발달되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초기에 발견하여 예방하고 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 학습장애 아동 부모님을 위한 Tip
위에서 세 가지 영역별 학습장애를 보았습니다. 크게 읽기/쓰기/수학장애로 구분되는데, 그 행동특성이 다른 만큼 지도법도 영역별로 상이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지도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읽기 장애 아동은 이렇게…!
① 발달적인 읽기접근(developmental reading approach):
아동의 발달순서에 따라 언제/무엇을 가르치는지를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고안된 교재중심의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② 음운론적 접근(Phonic approach):
단어나 문자의 소리들을 조합하여 단어를 인식하도록 가르치는 방식이 읽기 장애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③ 언어학상의 접근(linguistic approach):
비슷한 철자 유형의 단어들을 묶어 반복적으로 소리와 문자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방식도 권유드립니다. 예를 들어, ‘강’, ‘방’, ‘상’과 같이 비슷한 소리가 난다면 단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④ 총체적 언어접근(whole language approach):
언어의 영역인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에 포함된 다양한 기술들을 쪼개어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활동으로 가르치는 방식에 해당합니다.
2) 쓰기 장애 아동이라면?
① 준비기술:
어른에게 쓰기는 쉽게 이루어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근육의 조절, 눈과 손의 협응, 시각적인 구별훈련이 선행되어야 하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평소에 종이 위의 점은 연결하거나 도형과 점선을 따라 그리는 연습을 통해서 쓰기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② 철자 오류 분석:
아이가 작성한 글이나 받아쓰기 등의 시험을 통해 철자 상의 강점과 약점이 어디서 드러나는 지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주 틀리는 오류패턴이 있다면 이를 파악해서 지도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③ 문장완성:
빈 곳에 정답을 써서 문장을 완성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문장완성 연습은 재미있는 놀이처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수는 바지에 우유를 __________. (엎질렀다)’ 와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단어들을 아이가 생각해내어 써보는 것입니다.
3) 수학 장애 아동은요?
① 구체적-반구체적-추상적인 활동(concrete-semiconcrete-abstract activities):
아이들에게 추상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전에 직접적인 물체를 이용한 구체적인 물체를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반구체적인 경험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물체의 사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동은 수학적인 과정에 대한 정신적인 이미지를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② 오류 분석:
비슷한 패턴의 문제들을 난이도별로 배열하여 만든 시험지를 학생에게 풀게 한 뒤, 답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계산상의 오류들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오답노트의 응용된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류 분석을 통해 아이가 자신 없어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거나, 그러한 오류를 반복해서 범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1. LD아동의 언어. 의사소통장애의 이해와 지도 | 죽전계일 지음 | 이규식 외 옮김 | 교육과학사 | 2003년
2. 홍익대학교대학원 교육학과 「발달심리세미나」 강의자료(교수 및 자료작성 : 장인희)
3. 경희대학교 테크노경영대학원 아동상담 전공 「학습재활」 강의자료(교수 및 자료작성 : 장인희)
4. 교육과정평가원 기초학력지원사이트
5. 유제민, & 김정휘. (2004).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정신병리학 서울 시그마프레스.
6. 학습장애의 이해와 교수방법. 국립특수교육원 연수자료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