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_프로 신인들의 각오_2013 광주FC 우선지명 오도현

[골키퍼!]

신년특집_프로 신인들의 각오_2013 광주FC 우선지명 오도현

입력시간 : 2013. 01.01. 00:00

2013 광주 FC에 우선지명된 오도현(금호고 졸업예정)이 29일 광주 북구 운암동 금호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드리블 연습을 하고 있다.임정옥기자

"팀 색깔 빨리 적응…태극마크가 꿈"

달리기 좋아해 육상하다 축구계 입문

3년 간 20여명 육성선수 중 유일 차출

최상의 신체조건…백운기 수비상 2회

어느 한 소년은 벌판을 달리는 걸 좋아했다. 친구들과 함께 뛰놀면서도, 엄마의 심부름을 받고 구멍가게를 가면서도 그는 항상 달리는 게 좋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발도 빨라졌다.

그를 눈여겨 보던 육상코치는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을 권유했다. 육상부에 들어간 소년은 종목별 대회에 출전해 멀리뛰기 우승을 차지했고 소년체전 100m에도 나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소년은 무작정 달리는 것보단 공을 가지고 뛰는 게 더 좋았다.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소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윽고 "너 축구해보지 않을래?"라는 권유에 소년은 잠시 고민을 하다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때부터 소년의 축구인생이 시작됐다. 그 소년은 장성해 2013 광주 FC에 우선지명된다. 그가 바로 신인 오도현(19)이다.

오도현은 화원초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자 더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의 빠른 발과 장대한 기골은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데 매우 유리했다.

주변에선 오도현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줄을 섰고 결국 오도현은 대구에서 부산 동래중으로 전학을 갔다. 동래중은 부산에서 축구를 잘 하기로 소문난 명문학교다.

오도현은 이곳에선 중앙수비를 전담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부산 주말리그를 뛰던 어느 날, 팀의 주축이 돼 시합을 뛰는 그를 유심히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바로 광주 금호고 최수용 감독이다.

최 감독은 스카우트 선수를 물색하는 중 단번에 오도현의 월등한 체격을 보고 금호고로 가자고 권유했다. 오도현은 명문 축구부로 잘 알려진 금호고에 진학하는 것에 두말하지 않았다. 그의 제 2의 도약, 그리고 만만치 않은 타향살이가 시작된 것이다.

오도현의 타지생활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성격이 조용했던 편이라 낯선 친구들과의 사귐이 어려웠고 위계질서에 적응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중학교 때부터 친한 골키퍼 박현민과 함께여서 그나마 외로움은 덜 했다.

더욱이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아 가정형편까지 어려워져 오도현의 고민은 날로 깊어져만 갔다. 그런 그를 두고 아버지는 오히려 오도현에게 '한번 시작했으니 끝을 보라'는 힘을 실어줬고 그는 다시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

오도현은 실력 쌓기에 집중했고 오전, 오후 훈련을 마치면 매일 30분씩 헬스를 하거나 헤딩연습을 하는 등 개인훈련을 아끼지 않았다.

반복적인 훈련을 거듭한 끝에 오도현의 체격조건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정점에 다다랐다. 현재 오도현의 신장은 190㎝, 몸무게는 83㎏이다. 축구선수로서는 최상의 신체조건이다. 또 100m를 12초에 주파하며 스피드도 무척 빨라졌다.

오도현은 금호고에서도 중앙수비수를 맡으며 14년만에 백운기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리는 데 일조했다. 이 대회는 금호고가 광주FC 유스 축구팀으로 들어온 뒤, 우승한 대회라 그 의미도 아주 남다르다.

그러던 중 오도현은 2010년 U-16 대표팀에 선발됐고 12회, 14회 백운기 수비상을 받기도 했다.

또 금호고가 챌린지 리그에서 여러 팀들 중 최저실점을 기록하는데도 활약을 펼쳤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두자 광주 FC는 오도현을 우선지명하게 됐다. 2010년부터 광주 FC가 산하 선수들을 양성했는데 3년 간 20명의 선수들 중 오도현이 유일하게 광주 FC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오도현은 프로에 진출하게 된 것에 대해 "신인으로서 팀 색깔에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5일 간 프로선수들과 훈련을 했는데 패스에서도 엄청난 속도감을 느껴 앞으로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을 것 같다"고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열심히 해서 태극마크도 달아보고 싶다"며 "1차 목표는 게임에 출전해 최선의 성과를 발휘하는 것이고 가장 큰 목표는 팀이 다시 1부리그로 승격되는 것"이라고 발혔다.

오도현은 닮고 싶은 선수로 울산 현대 수비수 이 용을 꼽았다. 비슷한 포지션에 있다보니 더욱 눈여겨 보게 됐다고 한다.

오도현은 "전용구장에서 뛸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며 "밤에 시합을 거의 뛰어본 적이 없는데 라이트 적응도 해야 될 것 같고 천연잔디구장에서의 적응도 필요하다"며 "수비수들 간 호흡을 잘 맞춰 후배들에게 할 말하는 선배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은사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힘이 되준 임연빈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꼭 성공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고 최수용 감독님이 저에게 '3학년 졸업할 때까지 프로에 진출하려면 몸도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래서 힘들 때면 항상 그 말을 떠올리며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최수용 감독님, 정말 감사드리고 좋은 선수로 성장해 최고의 선수가 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박건우기자         박건우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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