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레이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이라서 그럴까?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올려다 본 가을하늘은 무척이나 맑고 깨끗하고 높다.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에서 전철을 탄 뒤에 북상하여 을지로 3가역에서 지하철 3호선으로 바꿔탄 뒤 정발산역에서 내렸다. 꼬박 두 시간이나 걸렸다.
2번 출구로 나오니 넓은 광장이다. 고양시 음식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점심 때이기에 아내와 함께 칼국수 한 그릇으로 간단하게 요기한 뒤에 새알 팥죽을 사서 먹었다.
'최고집 팥죽'이라는 상호에 나는 빙그레 웃었다.
젊은 여판매원한테 '맛이 최고인 집이 아니라 고집불통인 최고집이지요?'라고 말했더니만 앳된 여판매원이 아뭇말도 안 하고는 웃었다.
호수공원에서는 고양시꽃박회가 개최 중이다.
2018. 9. 22. ~ 10. 9.까지이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박람회가 곧 끝나갈 무렵이라서 그럴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움직이었다.
꽃 구경도 하고, 호수 주변 산책로를 따라서 한 바퀴 돌았다.
야외전시장에서 가을국화 등을 사고 싶었는데 아내가 고개를 흔들었다. '구경만 하되 사면 안 되어요. 아파트 베란다에도 잔뜩 있어요.'
나는 아뭇말도 하지 않았다.
국화 화분은 1,000 ~ 40,000원까지 다양하다. 다육식물이 든 작은 화분 6개 5,000원.
애기사과, 파라킨샤 분재화분이 40,000원.
오후라서 활인하여 파는데도 나는 하나도 사지 않았다.
박람회 현장으로 벗어나서 구름다리를 건너서 지하 전철역이 있는 광장으로 내려섰다.
많은 음식점에 손님들이 줄 지어 섰다. 나는 최고집 팥죽 집으로 갔다.
'아까 먹고는 또 왔습니다. 최고집은 고집이 센 최씨네인가요?'
이번에도 앳된 아가씨가 빙그레 웃기만 하지 아뭇말도 하지 않았다.
맛이 최고인 '최고집'일 게다
귀가한 뒤에 인터넷으로 '최고집'을 검색하니 상호가 몇 개 뜬다.
최고집 국수
최고집 왕갈비탕
최고집 손짬뽕
최고집 감자탕...
최씨네는 고집이 세지 않다.
그런데도 왜 최고집으로 불릴까?
1388년 이성계는 이북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군사반란을 일으켜서 최고사령관인 최영장군을 체포하고, 고려조를 멸망시킨다.
1392년 조선으로 개국하면서 명문거족을 끌여들이려고 했으나 최씨네는 두문불출하였고, 신흥세력은 이를 어쩌지 못하고는 은근히 최씨네를 경원시했다.
'고집 센 가문이라고.
고집이 센 3姓은 '안강최'이다. 안씨, 강씨, 최씨...
내가 오늘은 최고집이라는 상호를 보고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가을하늘이 하도 청명하고, 호수공원에 꽃 냄새가 짙게 번지며, 수변 경관이 포근하였던 날이기에 이런 착상을 하면서 오래 기억하고 싶다.
음식 맛이 최고인 집(상호)이고, 고집이 센 최고집은 아니다라면서 성씨가 최씨인 나를 달랜다.
2018. 10. 7. 일요일.
호수공원 광장 북쪽으로 2/3 중간쯤에는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 근처에는 '소녀상'이 있다.
일본에 끌려간 어린 소녀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분노의 눈초리고 정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일제에 대한 분노일까? 백성을 지켜주지 못한 구한말 조선왕조의 패망 이후의 일본제국주의 성노예가 되어 태평양, 만주 등지에 끌려갔던 조선의 딸...
나도 아내도 그게 안타까워서 소녀의 머리를 살짝 쓰담아 내렸다.
이제는, 앞으로는 더 이상 일본한테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언제 기회가 되면 지하철 3호선 대화방면으로 가다가 '정발산'역 1번, 2번 출구로 나오면 이내 광장으로 나간다.
너른 광장에서 이 소녀상을 바라본 뒤에 북쪽 구름다리를 건너서 호수공원으로 내려가기 바란다.
드넓은 수면이 잔잔하고, 한 바퀴를 돌면서 아름답게 멋지게 잘 가꾼 수목 아래로 산책할 수 있다.
장미광장도 있고, 선인장 화원도 있고...
이하 설명은 생략.
직접 가서 눈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한 정보이다.
첫댓글 울 엄니께서 최씨이십니다
고집 쎄십니다 ㅎㅎㅎ
고집도 고집 나름인 거 같아요
좋은 고집도 있으니까요~!!!😊
안강최씨도 아닌데 옆지기 고집이 쎄요
코뚜레로 코를 뚫어서 꿰어야겠군요.
안씨, 강씨는 고집이 센 것 같고, 최씨는 고집 없어유.
늘 어리버리하기만 하지요.
@곰내 흠 곰내님이 최씨인가 봅니다.
@사루비아(광주) 예.
우리나라 4대성씨의 하나이지요.
조선조에는 관계/정치계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요.
공연히 미움받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