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함께 이른 아침에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앞에 가서 캠아저씨와 함께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지나가시던 아주머니 曰, '이 사람은, 정말! 연구를 한 분이야! 서명하면 서명해 줄게! @$%^#&#^&'
차소리+더위+목소리도 나직하셔서 옆에서 맞장구만 쳤더랬습니다
그때는 몰랐죠 이 현상이 법원에서도 이어질걸;)
법원으로 이동했지요
417호로 향하는 꺾인 복도를 돌고 있는 중에
안에서 어떤 분이 나오시면서 질린 표정으로 '흐~ 자리 없어 자리 없어!' 하셨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엄청나더군요 이 사람 수는 -_-;
가뜩이나 막바지 더위가 기승인데 거기에 주변분들의 체온+뜨거운 의기로 쪄죽는줄 알았습니다
증인 심문...
솔직히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이유라면 우선 피곤+더위로 자꾸 유체이탈이 일어나려고 해서 꾸벅댔던데다
오신 분들 아시겠지만 황정혜 님, 목소리가 엄청나게... 작습니다
화장실 안에서 날아다니는 모기소리도 밤에는 그리 크게 들리는데
재판정 자체가 사람이 많아서 안 떠들어도 시끌거리는데다
이분 목소리는 마이크를 거쳐도 도저히 커질 생각을 않는지라
...으악
대충 졸면서, 그나마 안들리는 와중에 드문드문 들은 것을 종합해 보면
당시 이루어진 난자 취득 방식은
인간 수정 및 배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시술비 차감 이야기겠죠?)
난자 매매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위법성이 없도록 이 과정이 이루어 질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을
장상식 원장님이 황박사님께 부탁하자
(이 부분은 후에 안 것이지만) 법대와 의대를 그것도 서울대에서 나온
외계인 내지는 신-_-에게 자문을 청하여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아아 그러고보면 저런 사람이 진짜 있군요...만화에 나오는 사람같아
검사측에서는 '황우석 연구팀'의 난자 수급 보고 여부를 집요하게 캐물으면서
그 보고를 황박사님 팀에서 올리지 않아 곤란하지 않았느냐 라는 식으로 몰아갔으나
불분명한 어조의 불분명한 대답을 불분명하게 알아들은 제 생각으로선
뭐 그리 마음에 걸릴 만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멋진 후기들이 많이 있으니 증인 심문 부분은 대충 넘어가지요 하하하
피고인 심문때는, 다른건 모르겠고 장상식 원장님 목소리만 기억에 울립니다
정말 다혈질에다, 목소리도 젊으셔서 엄청난 박력으로
거의 윽박지르다 시피-_-; 자신의 생각을 말씀하시는데...
자신의 생각에 의한 달리기는 재판장님과 변호인에 의해 제지되었으나
신념에 차 있는 그 모습은 참 멋있었습니다
오늘의 중요 주제는 결심공판의 꽃, 구형과 최후변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검사 양반, 초기에 떠들던 것과 내용이 어째 달라진 것이 하나 없습니다
죽 길게 써놓은게 결국은
처음에 자기네 했던 말 이렇게 정리하고 저렇게 말 붙여서 만든 것 밖에 안되더군요
도대체 그 기나긴 재판동안
증인들 떠들게 해놓고 백일몽이라도 꾸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던건지 -_-;
요컨데 제가 방학때만 가는 바람에 몇차례 공판에 가지는 못했지만
그 몇 안되는 공판동안 제가 들은 증언들조차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고선 박사님께 4년을 구형하더군요 허 참
웅성거리는 소리, 분노에 찬 목소리, 탄식이 덩어리가 되어
417호실을 어지러이 날아다녔습니다
이어진 박사님측 변호인의 최후 변론
변호인님의 '앉아서 읽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에 저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더군요
항상 기운차시고 공격적(?)이시던 변호사님이
착 깔린 목소리로 앉아서 읽으시겠다고 했을 때 어떤 이상의 징후를 느꼈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변론은 그런 걱정을 일거에 분쇄시켜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증인들의 증언을 조리있게 꿰어서
길지만 잘 요약된 변론은 그야말로 명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417호실에서 치열하게 오갔던 논쟁을
박사님과 증인들의 고뇌와 진정 하고싶었던 말을
긴 세월 믿고 따라준 지지자들의 마음을
기나긴 세월을 일격에 관통하는 멋진 글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후에 박사님의 최후진술보다 이 글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이미 올리신 박사님 최후진술 글에 대한 경쟁심리 때문에 이러는게 아닙니다!)
박사님의 그것과 같이 웅변적이진 않았습니다. 인간미도 찾기 힘들었습니다
다만 그 방대한 전문지식을 박사님을 변호하기 위하여 습득하고
증인들의 진술을 켜켜이 모아 쌓은 커다란 탑은
투박하고 멋도 없었지만 그 장인의 노고를 생각하며 눈물짓게 하는
묘한 매력이 분명,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게 제일 메인 글이고... 이런저런 내용에 대한 감상은 짤막하게 한줄로 -_-;
아마 들으신 분들은 조금 공감하실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장상식 원장님측 변호인님 ㅜㅜ 교장선생님 훈화같았습니다 아이고;
하지만 불같은 장원장님 성격을 생각할 때 둘은 의외로 잘 맞는 조합인지도 모르겠네요
이병천 박사 최후 변론...간단해서 좋긴 하더군요. 학교에서 써서 읽던 반성문 생각이 났습니다
(박사님 바로 뒤에 읽은 탓에 그 웅변적 글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 같네요;)
강성근 박사 최후 변론...이 앞과 비슷하게 빗대면 고등학교 입학 선서문 같았습니다
김성종 박사 최후 변론... 자신을 잘 봐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이 상황에서 어떤 변론도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앞의 두사람에 비해 굉장히 담백했기에, 덕택에 굉장히 튀고 나름대로 충격을 줄 수 있었던 듯 하네요
...그런다고 죄가 사라지겠냐만; 이 양반은 변호인조차
'변호인인 저조차 이 행동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어서' 법적 관점에서만 견해를 진술했으므로
이 기상천외한 행동에 대하여 변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변호인 이야기 나왔으니 말인데...
거듭, '김선종이 아니었어도 이미 망한 것들만 섞어심기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만
성공적으로 수립시킬 만한 기술력이 있는 팀에서 배반포를 넘겨줬으면
그게 완벽한 줄기세포로 수립되기의 과정 역시 배양을 맡은 쪽 잘못이니까...
자신의 과오로 망친걸 덮기 위해 조작을 한 것은 업무 방해에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장상식 원장님 최후 변론의 일부를 읊으며 부질없는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에 참여한 것은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었다
보석같은 인재들이 최소한도로 자기 분야 연구는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봐요 법조인 님들아 어르신 말씀하시는데 좀 듣자구요?
ps>이 내용땜에 글 하나 더 쓰기는 그래서 여기 꼬리 하나 답니다
저희 어머니더러 '마음씨 좋은 할머니'라고 칭하신 분 말입니다만(물론 긍정적 의미로 말고요)
어쩌면 저보다 연배가 아래이실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왜 초등학생들은 20대 군인들더러 군인'아저씨'라 하지 않습니까
일반적 사회인이 생각하는 나이 개념과는 다르니깐요
현대 의학에 감사하게도 평균 수명 참 길어진 마당에 이런 말씀 하시는 것을 보아 그리 생각해 봤습니다)
서울분이시면 다음에 한번 갈 일 있을 때 뵀으면 좋겠네요
왜냐면... 저희 어머니가 그리 '마음씨 좋지 않다는' 것을
같이 피씨방에서 워크래프트 유즈맵이나 한판 하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카오스 안하시면 카트도 좋습니다 옛날에 꽤 했었거든요...서든은 못함) |
첫댓글 아드님의 글솜씨가 지금봐도 훌륭하네요
어머니를 닮은듯 합니다.
꼭 끝을보게 될겁니다.
우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것을요..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똑같이 재판장에서 보고도/ 섬세하게 글과 만화 후기를 올렸던.월광(천재아들)루리웹에 그때 당시 대단했어요
역사의 현장- 짱구찡구님 내외 분과 천재아들.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짱구 짱구님, 무더위에
건강히 잘 지내신지요,
미래의 자산인 줄기 세포 특허를 스스로 발로 차버린 세력들을 저주 한다..정치적으로 이용 못하자 별것도 아닌 트집 거리 만들어서 줄기세포 특허도 포기하고 난자로 연구 못하게 법으로 만든 세력들을 저주한다......1년만 기회 주면 관리 부실로 죽은 줄기 세포를 만든 다고 했는대도 성급히 법으로 대한민국에서 난자로 줄기 세포 못 만들게 법으로 만든 세력들이 미래의 후손들의 자산인 줄기세포 원천 기술을 포기하게 만든 매국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