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상한 버릇이 생긴 게 언제부터일까? 오늘도 지나가는 여자들을 위아래로 재빠르게 훑어본다. 저건 아냐, 다리가 너무 두꺼워 보여, 음… 저 정도면 나쁘지 않은걸. 웬 변태 같은 행동이냐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모든 것은 에디터의 마음을 앗아버린 구찌의 에나멜 롱부츠에서 시작된다. 무릎까지 슬림하게 올라오는 날렵한 디자인과 반짝이는 블랙 에나멜. 그야말로 에디터가 학수고대하던 스타일의 그 부츠는 그러나 감당하기엔 너무 비쌌다. 대신 거리에서 비슷한 스타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부츠는 나타나질 않고 에디터는 애꿎은 남의 각선미가 평가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각선미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황무지같이 버려진 손과 다리. 특히 여름 내내 손톱을 장식했던 형형색색의 네일 컬러링은 사라졌고, 말끔하게 정리된 발톱과 섬섬옥수 부럽지 않은 발을 가진 여성은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어떤 여성은 발톱이 길게 자라 스타킹을 뚫고 나온 게 보이기도. 이뿐만이 아니다. 섹시한 스틸레토힐이 돋보이던 한 여성의 발뒤꿈치는 하얗게 일어난 각질과 굳은살로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긴 부츠로 가린다고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시즌 유행하는 슬림한 롱부츠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종아리는 날씬해 보이기는커녕 부츠 안으로 퉁퉁 부은 종아리 때문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부츠를 벗겨주고 싶을 정도였다. 여자가 보기에도 민망한 이 시추에이션에 남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의외로 남자들은 그저 훤히 드러난 여자들의 다리에만 관심을 가지는 듯했다. 가끔 몇몇 남자들이 뱀살이나 닭살을 가진 다리를 보고 키득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하긴 남자들은 여자의 벌어진 다리만 봐도 섹스 생각을 한다고 하니 그들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같은 여자로서 화가 난다. 얼굴에는 값비싼 영양크림도 마다 않고, 피부에 좋다면 하늘의 별도 따다 바를 것 같은 여자들이 섹시하고 멋진 다리에는 이토록 무관심하다니. 혹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가? 열에 아홉은 공감하는 얘기라고? 그렇다면 지금 이 기사에 주목하길 바란다. 올가을 섹시한 하이힐 위에서도, 종아리를 꽉 조이는 부츠 안에서도, 날씬하고 탄력 있는 각선미를 자랑할 수 있는 팁을 공개할 테니.
사실 다리는 인간에게 고마운 신체 부위이다.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을 위해 24시간 내내 온몸을 지탱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다리를 위해서는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아 있는 틈틈이 다리를 올려놓는다거나, 잘 때는 베개 하나라도 다리 밑에 받쳐준다. 물구나무 서기도 좋다. 하루 종일 아래서 위로만 흐르던 피가 거꾸로 흐르면서 다리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다리에 찬물과 더운물을 1분 동안 번갈아 물줄기를 강하게 쏘여주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다리가 시원해진다. 아로마 오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높은 굽의 구두 때문에 생긴 종아리 근육 일명, ‘알통’은 오일 마사지로 풀어준다. 근육이 놀라면 더 단단하게 뭉칠 수 있으니 이틀에 한 번 정도만 자기 전에 주먹으로 동글게 원을 그리듯 마사지해준다. 다리의 피로가 풀릴 뿐 아니라 피부를 진정, 활성화시켜 뭉친 근육이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다면, 에스테틱 숍의 레그 마사지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클라란스 인스티튜트에서 선보이고 있는 레그 트리트먼트는 30여분 동안 진행되는 마사지로 에너자이징 에멀전과 앙띠오 오일을 사용해 체내의 수분을 배출하고, 림프와 혈액 순환을 도와 다리의 부기를 빼준다. 여기에 클라란스 토탈 바디 리프트를 7배 농축한 프로페셔널용 제품을 이용해 다리를 슬림하게 가꿔준다.
모든 뷰티 케어가 그렇듯, 날씬하고 건강한 다리를 가꾸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얼마 전 대학생들이 닮고 싶은 몸매의 소유자로 뽑은 옥주현도 <얼루어>와의 인터뷰에서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영양 섭취, 그리고 체계적인 뷰티 케어를 비결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다리 운동과 뷰티 케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가늘면서도 탱탱한 다리 근육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유산소 운동이 최고다.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우습게 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온몸의 근육과 신체 장기들을 움직이게 하는 데 달리기만큼 좋은 게 없죠. 대신 적어도 시속 6.7 이상의 속도로 꾸준히 20분 이상은 달려주어야 해요. 두산 휘트니스 클럽 차혜영 코치의 조언이다. 또 운동 전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주면 지방연소에 도움이 된다. 만약 다리 근육통이 있어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틈나는 대로 발을 높은 곳에 올려놓는다.
운동으로 멋진 다리 근육을 만들었다면 그 다음은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피부 케어 차례.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두 다리와 발가락은 두꺼운 바지와 양말 속으로 꽁꽁 감춰두기만 한다. 하지만 겹겹이 싸매기만 한다고 당신의 다리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다리는 세심한 케어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가을 유행하는 스틸레토힐을 신고 매끄럽고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고 싶다면, 각질 제거는 필수 코스. 최근 호두나 살구씨처럼 천연 성분을 그대도 갈아 만든 보디 스크럽이 많이 등장하면서 피부에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영양을 공급하기 때문에 다리 피부를 매끄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하지만 때를 밀듯 무조건 문지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뒤꿈치나 발바닥같이 굳은살이 많이 생기는 부위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뒤꿈치는 미지근한 물에 살짝 불리고 스크럽 알갱이로 문질러준다. 그리고 시어버터나 바셀린, 보디 오일 등 리치한 질감의 보습 제품으로 거칠어진 뒤꿈치를 보호해준다. 온몸의 건강을 말해준다는 발바닥은 가벼운 마사지만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부위. 지압봉을 이용해 발바닥 중앙의 움푹 파인 부위를 3~4회 정도 눌러주면 발이 시원해질 뿐 아니라 온몸이 가벼워진다.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면 다리가 매끄럽고 날씬해진다 다리 구석구석에 쌓인 묵은 각질과 노폐물을 깨끗이 제거했다면,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 특히 요즘같이 건조한 환절기에는 제아무리 때를 잘 밀고, 굳은살 제거를 열심히 했더라도 이유 없이 다리가 간지럽거나 피부가 갈라지곤 한다. 이는 바로 피부가 수분과 영양 부족을 호소하는 증거. 이럴 때는 오일이나 크림 같은 유분기 있는 제품을 듬뿍 발라주는 게 좋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리 전용 트리트먼트 제품이 많이 등장하면서 대부분의 보습 크림이 슬리밍 효과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살을 뺀다고 허벅지와 다리에 랩을 감싸거나 압박붕대를 둘러주는 것은 금물! 오히려 혈액 순환을 막을 뿐이다. 대신 슬리밍 제품을 바른 상태에서 살을 꼬집어주거나, 약간의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늘씬한 다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쿨링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다리의 부기를 잠재워라 각선미도 제대로 잡혔고 피부도 몰라보게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당신을 괴롭히는 하나가 남았으니 바로 방금 구운 마들렌처럼 통통하게 올라온 발과 종아리. 특히 몸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발목은 피로가 쉽게 쌓이는 부위이다.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높은 구두를 피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정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다면 토 패드를 깔아주는 것이 좋다. 발목에 덜 무리가 가고, 종아리 근육의 피로감도 덜 수 있다. 그런데도 밤만 되면 퉁퉁 부은 발 때문에 신발을 바꿔 신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부기를 가라앉혀주는 풋 전용 스프레이나 스타킹 위에 바로 발라주는 크림을 가지고 다닐 것을 권한다. 평소에 고탄력 스타킹을 신는 것도 좋은 방법. 제진호 과장(세란병원 정형외과)의 말이다.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부종을 줄일 수 있어요. 근육을 꽉 조여주어 다리가 쉽게 붓질 않거든요. 반면 신발을 크게 신는 편이라면 스타킹을 신지 않는 게 좋아요. 특히 얇은 끈만 달린 샌들에 스타킹을 신으면 미끄러짐을 유발시켜 발가락에 무리를 줄 수 있어요. 심하면 골절의 위험도 있어요. 그리고 평소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잠들기 전에 부기를 가라앉히는 족탕을 해준다. 다음 날 아침 한결 가벼워진 다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체에서 섹시한 부위로 다리를 꼽는다고 해서 이상하게 여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유롭게 노출이 가능하다 보니 완벽한 각선미를 꿈꾸는 여자들의 욕망은 어쩌면 당연할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여성들이 무조건 깡마르고, 가느다란 다리만 예쁜 다리라고 생각하는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선미가 살아 있는 다리를 이상적인 다리로 꼽는다. 즉, 허벅지에서 발목으로 가면서 가늘어지고, 적당한 근육이 느껴지는 것이 아름다운 각선미의 필수 조건이라고. 여기에 매끄러운 피부결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자, 지금까지 멋진 다리를 얻기 위한 모든 팁을 얻었다. 이제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처럼 요염하게 다리를 꼬거나, 시원한 종아리를 드러낸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당신의 선택만 남았다. 시기하는 시선이든, 부러워하는 눈길이든, 당신의 다리는 당당할 것이다. 이미 당신의 사랑과 체계적이고 꼼꼼한 보디 케어를 듬뿍 받았으니 말이다.
자세한 내용은 <얼루어> 11월호를 참고하세요!
구두 협찬 | 마놀로 블라닉 allure 에디터 | 안소영(http://www.allure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