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수행자가 깨달음을 성취해가는 과정은 무엇일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부처님은 5가지 노력의 요소를 갖춘 수행자의 경우 여래의 가르침을 받으면 한 나절에 아라한과를 성취할 수 있다고 밝히신 바 있다. 5가지 요소란 여래에 대한 믿음, 신체적 건강, 정진력, 정직한 마음, 통찰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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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불교에서 깨달음의 과정은 기본적으로 돈오(頓悟)란 말인가?
그렇지 않다. 돈(頓), 점(漸)은 중국식 표현이기 때문에 인도불교와 정확히 부합하지 않지만, 굳이 말하면 부처님의 입장은 '점수점오(漸修漸悟)'라 할 수 있다. 점수점오란 '닦은 만큼 깨닫는다'는 뜻이다. 다만, 마지막 아라한과에 이르면 돈수(頓修)가 맞다. 더 닦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맛지마니까야』「끼따기리 경」에서 명확히 말씀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나는 구경의 지혜가 단박에 이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순차적인 공부와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으로 구경의 지혜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맛지마니까야』주석서에서는 "이것은 개구리가 단 한 번에 껑충 뛰어올라서 가는 것처럼 그렇게 구경의 지혜가 이루어져서 아라한과에 확립된다고 말하지 않으신다는 뜻"이라는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순차적인 공부인가? 부처님은 아래와 같이 말한다.
"비구들이여, 여기 스승에 대해 믿음이 생긴 자는 스승을 친견한다. 친견하면서 공경한다. 공경하면서 귀를 기울인다. 귀 기울이면서 법을 배운다. 배우고 나서 법을 호지한다. 호지한 법들의 뜻을 자세히 살펴본다. 뜻을 자세히 살필 때에 법을 사유하여 받아들인다. 법을 사유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에 열의가 생긴다. 열의가 생길 때에 시도한다. 시도할 때 세밀하게 조사한다. 세밀하게 조사한 뒤 노력한다. 노력할 때 몸으로 최상의 진리를 실현하고 통찰지로써 그것을 꿰뚫어본다."
이것이 순차적 도닦음이다. 요약하자면, 스승을 믿고 그 가르침을 잘 사유한 뒤, 바른 사유로부터 생긴 열의를 바탕으로 노력해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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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윤회의 수레바퀴를 깨뜨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큰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