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3차 접종' 띄우자…파우치 "결정은 정부가" 경고
신문A10면 1단 기사입력 2021.07.13. 오후 5:41 최종수정 2021.07.13. 오후 9:04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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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부족한 부스터샷 주장
美백신정책 혼선 초래 우려
코로나19 백신 선두 주자인 화이자가 '부스터샷(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백신 추가 접종)'을 둘러싸고 미국 보건 당국의 분노를 사고 있다.
미국 내 백신 접종 속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최근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보건 당국과 사전 논의 없이 언론에 자사가 개발 중인 부스터샷의 긴급사용 승인 신청 계획을 밝히면서 백신 정책에 혼선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가운데 기존 백신 접종만으로는 효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화이자의 이른바 '언론 플레이'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간) 백악관 최고 의료책임자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사진)는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화이자는 규제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며 "(부스터샷의) 권고 여부는 이 규제기관들과 함께 자문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화이자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델타 변이발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설파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 것이다.
미국 보건 관료들 시각에서 보면 화이자는 확고한 과학적 데이터가 아닌 한정된 실험 데이터만 가지고 미국민들에게 "부스터샷이 투여되면 최대 10배의 효과성 강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이른바 '도어 투 도어' 전략을 쓰며 백신 접종 확대에 안간힘을 쏟는 정부 노력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아직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48%대로 저조한 가운데 벌써부터 부스터샷 이슈가 불거지면 1회 접종조차도 기피하는 국민들에게 더 큰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화이자가 부스터샷 사용 승인 신청 계획을 발표한 뒤 CDC와 FDA 등은 이례적으로 "2차 접종까지 마쳤으면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1·2회 접종을 마치면 현재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에도 과학적 데이터 없이 정부 정책에 혼선을 주는 화이자의 경거망동에 제대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부스터샷 논쟁은 국제사회에 공평하고 보편적인 백신 공급을 지향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배분 계획에도 중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