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승훈이와 7살 진선이가 함께 했어요.
모꼬지에서 의논할 때 건모 어머니께서 제안해주신 투호를 할지 다른 것을 할지 의논해야 했어요.
아이들에게 투호를 하는 게 어떤가 물어보니 진선이는 하기 싫다고 해요.
그러면서 땅따먹기를 하자고 그럽니다.
승훈이에게도 물어봤어요. 승훈이는 무엇을 해도 잘모르겠다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어요.
진선이도 승훈이도 투호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혹시 아는 전통놀이가 있는지 함께 말해보기로 했어요.
윷놀이, 땅따먹기, 술래잡기, 구슬치기 등을 말하네요.
그 중 하고 싶은 것이나 다른 활동을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하라고 하면서
비석치기도 있고, 투호놀이도 있고, 고무줄 놀이도 있다고 더 말해주었어요.
진선이는 처음부터 땅따먹기를 해야겠다고 그러고,
승훈이는 아무거나 해도 상관없지만 술래잡기가 가장 하고 싶다고 해요.
땅따먹기도 재미있고, 술래잡기도 재미있겠지만 다른 놀이를 배워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어요.
땅따먹기나 술래잡기는 언제든지 원하면 할 수 있는 놀이이니
다른 것을 마을에 가서 여쭙고 배워보자 했지요.
제안에 진선이는 그래도 땅따먹기를 하고 싶다고 그래요.
그럼 진선이와 승훈이가 하고 싶어하는 땅따먹기와 술래잡기를
선택활동 한번 할 때마다 하나씩 시작할 때 하고 다른 활동을 배워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진선이와 승훈이가 좋다고 해서 먼저 땅따먹기를 하기 위해 도서관 마당으로 나갔어요.
승훈이에게 땅따먹기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해 본 적이 없다고 해요.
진선이가 땅따먹기 할 것을 땅에 그리는 동안 승훈이에게 방법을 설명해주었어요.
그래도 승훈이가 잘 이해하지 못해요.
진선이가 다 그린 후 시작하려 할 때 진선이에게 승훈이에게 알려주고 함께 하자고 부탁합니다.
진선이가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알려주자 방법을 안 승훈이가 이리 저리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발로 서 있는 것조차 중심을 잡지 못해 힘들어하는 승훈이에게
한 발로 땅을 옮겨 다니는 것은 어려워요.
제가 함께 하며 발을 바꿔가며 옮기는 것을 할 수 있는지 물었지요.
승훈이는 그것도 힘들어서 잘못합니다.
그러니 진선이가 승훈이는 두발로 옮기는 것으로 하자고 이야기 해주어요.
진선이가 말한 것처럼 두발로 하니 승훈이도 땅따먹기를 할 수 있어요.
제가 먼저 행동을 하니 진선이가 그것을 보고 다른 대안을 생각하는 것을 보니 대견합니다.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도 예쁘고, 다른 방법을 찾아서 설명해주는 것도 고맙습니다.
약속한대로 땅따먹기를 한 번하고 새로운 전통놀이를 배우기 위해 경로당으로 갔어요.
경로당으로 가면서 의철이네 또할머니께 어떻게 여쭙는 게 좋을지 이야기 해주었어요.
그런데 경로당에 할머니가 한 분도 안계셔요.
어쩔 수 없이 돌아서면서 어떤 분께 여쭙는 게 좋을지 생각합니다.
진선이에게 가까운 곳에 할머니가 있는 친구들이 또 누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진선이가 기남이 언니를 말해요.
그래서 철암시장에 있는 기남이 할머니의 슈퍼로 가기로 했어요.
슈퍼로 가면서도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설명 드리고 배우고 싶다고 부탁드리는 것을 연습해보았어요.
그런데 막상 할머니 앞에 서니 말이 안나오나봐요.
인사만 드리고 말씀 드리지 못하고 저만 바라봐요.
그래서 제가 기남이 할머니께 유아부 아이들과 선택활동으로 전통놀이 활동을 하는데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고, 할머니께서 즐겨 하셨던 전통놀이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부탁드렸어요.
할머니께서 생각나지 않는다며 손을 내저으세요.
그래서 할머니께서 어릴 적 가장 좋아했던 놀이를 아이들에게 알려주시면 된다고
다시 한번 부탁드렸어요.
그러니 할머니께서 고무줄 놀이를 많이 했다고 하시면서 말씀을 시작하세요.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노래까지 하시면서 아냐고 물어보고 방법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주세요.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천천히 말씀해주셔요.
저는 옆에서 아이들이 나중에도 잘 알 수 있도록
할머니의 설명을 간단하게 그림으로 기록하면서 들었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여쭈어가면서 들었지요.
아이들도 제 옆에 앉아 할머니를 열심히 쳐다보면서 설명을 들어요.
한줄짜리, 두줄짜리, 세줄짜리 고무줄놀이를 노래까지 불러 주시면서 알려주셨어요.
중간 중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것은 바닥에 줄이 난 부분을 이용하여
“이렇게요? 할머니 맞아요?”
하고 여쭤보니 할머니께서 직접 일어나서 바닥에 난 줄이 고무줄인냥
노래를 부르며 고무줄 시범을 보여주세요.
그것을 보며 제가 따라 하니 진선이와 승훈이도 말하지 않았는데 뒤에서 따라합니다.
나란히 서서 고무줄 놀이를 한거죠.
그렇게 할머니에게 다양한 고무줄 놀이를 배우고,
감사의 인사로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를 불러드렸어요.
그리고 다음 시간에 해보고 모르는 게 있으면 또 여쭙겠다고 말씀드리고 돌아왔어요.
돌아와서 기록을 해야 하는데 승훈이는 글씨를 아직 못쓰고,
진선이도 읽는 것은 잘 하지만 글씨를 쓰는 것에는 많이 서툴러요.
그래서 진선이가 할 수 있는 만큼 기록을 하고 나머지는 진선이가 불러주는 것을
선생님이 받아쓰기로 했어요.
승훈이는 오늘 했던 활동을 그림으로 나타내기로 했어요.
승훈이가 그린 그림은 제가 할머니 설명을 들으면서 그렸던 그림들이었어요.
고무줄놀이를 표현하고 싶은데 어떻게 그릴지 몰라서
고무줄놀이를 배울 때 제가 그린 그림을 그린 거라고 이야기해요.
그렇게 기록을 마치고 나니 진선이가 승훈이처럼 싸인펜과 색연필을 들더니 기록종이를 꾸며요.
진선이가 글씨를 다 쓰지 못했기 때문에 진선이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거예요.
열심히 기록종이를 꾸민 진선이가 흐뭇해합니다.
그 모습을 보는 저도 좋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기록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니 아이가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서 좋아요.
아이들은 잘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직 많이 모르기에 처음부터 다 하기를 바라기보다 먼저 시작하고,
본을 보이면 아이들이 잘 따라하고 함께 합니다.
그렇게 바른 것으로,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늘 본을 보인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어린아이일수록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