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고시엔 4강 진출 쾌거를 이룬 한국계 교토국제고교-빨간 네모-의 교토지역예선표)
(여름) 고시엔은 일본의 수천개 고등학교들이 지역예선에 참가할만큼 경쟁이 뜨거운 관계로
전문 야구부가 없는 학교는 본선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로 인식된다.
(사가키타 고교 정문)
2007년, 개교 이래 두번째로 고시엔 본선에 진출한 사가키타 고등학교 역시 그런 학교였다.
사가키타 고등학교는 야구부의 목적은 전문 야구선수 배출이 아니었다.
감독은 야구부를 오래 지도한 경험이 있는 국어교사, 축구부와 연습장 공유, 시험기간에는 훈련 금지 등
동아리의 성격에 가까웠다.
(개막식에 입장하는 사가키타 고등학교)
사가키타의 1차전은 바로 그해 고시엔의 개막전이기도 했다.
본선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였지만
사가키타는 개막전 2대0 승리 이후 4강까지 강팀을 연파하며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다.
결승전 상대는 봄 고시엔 2회 우승에 빛나는 야구 명문 코료 고등학교였다.
(사가키타를 7회까지 잠재운 노무라 유스케)
이날 사가키타의 상대인 코료의 선발투수 노무라 유스케는
훗날 프로 진출 후 신인왕, 다승왕을 거머쥔 특급 에이스였고
포수 역시 나중에 요미우리 입단 후 WBC일본 대표팀에 승선한 고바야시 세이지였다.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사가키타가 열세였고 실제로 7회까지 안타를 하나 밖에 못 치면서 0-4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야구팬이라면 입버릇처럼 말하는 8회가 찾아온다.
https://youtu.be/OXpUVKg7KGA?t=665
(8회에 터진 역전 만루홈런-11분05초부터)
사가키타는 자신들을 꽁꽁 묶던 노무라를 상대로 8회말 1아웃부터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든다.
이후 밀어내기로 1점을 추격해 1-4가 된 상황에서 3번타자 소에지마 히로시가 들어선다.
무안타로 침묵했던 그는 1B 1S 카운트에서 노무라의 슬라이더를 맞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극적인 만루 홈런에 6만 관중이 들어선 고시엔 구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후 9회초에 코료가 추격에 실패하면서 그대로 경기 종료,
사가키타는 제89회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 우승팀이 됐다.
스포츠에서 언더독의 반란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하는 요소지만
그 돌풍이 우승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사가키타의 기적은 지금도 고시엔 하면 회자되는 불멸의 명승부로 회자되고 있다.
한편 이때 사가키타 야구부의 멤버 중 대학 야구부까지 진학한 사람은 몇몇 있지만 프로 레벨까지 진출한 사람은 없다.
다만 극적인 우승 이후 좀 더 전문적인 야구부로 재탄생하여 이후에도 3번 고시엔 본선에 진출했다.
ㅊㅊ - 꺼무위키, 일본 위키와 스포츠신문 등
첫댓글 이후에 프로 진출 한명도 안한게 레전드네
진짜 초저전력인데 처음이자 마지막 불꽃을 불태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