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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디씨 밀겔 내무반 에서도 같은 주제로 논쟁이 붙었던적이 있었는데 그때 밀겔의 본좌중 최고로 꼽히시고 디펜스코리아 에서도 총기관련 코너를 운영하셨던 "문제중년"님이 올리셨던 글입니다. 밀겔 내무반에서는 이 글로 끝이 났지요. 그 분의 글을 존중해 수정을 가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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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활보다 강하오.
그렇기 때문에 불편하고 당장 구입하기 비싼 총(화약조차 값이 비쌌다오)이 활을 몰아내고 발사무기의 반열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오.
우리 조상님들도 임란이후 총으로 방향을 잡지 않으셨소?
먼저 화살의 경우 속도면에서 총알보다 못하오.
통상 초당 300피트를 넘기가 매우 힘드니.
참고삼아 위의 그래프는 화살 무게와 속도의 관계를 실험한 어느 활사격 좋아하는 외국 사이트의 데이터이오.
(자세한건 http://www.huntersfriend.com/arrowhelp/arrow-selection-5.htm 로 가보시오. 부족한 면은 있소만 한번 읽어볼만한 사이트이오.)
아울러 영국의 롱보우와 비슷한 시기에 사용된 석궁의 속도를 본다면 대충 다음과 같소.
롱보우의 경우 2.5온스(1094그래인쯤 되오)짜리 화살을 시위에 걸고 68파운드로 당겼을 경우 134ft/sec.
석궁의 경우 1.25온스(547그래인쯤 되오)짜리 볼트를 740파운드로 당겼다가 쏠 경우 139ft/sec.
석궁의 경우 롱보우보다 시위를 당길 때 파운드수가 더나오는데 이는 롱보우와 같은 보통 모양의 활과 석궁의 구조적 차이때문에 벌어진 일이오.
석궁의 경우 안그런 것도 많소만 보통 활보다 시위를 당기는 거리가 짧소.
결과적으로 어느정도 위력을 내려면 시위를 짧게 당기는 대신 그만큼 거기에 걸리는 힘은 커져야만 하오.
바꿔 말하자면 시위를 짧게 빡세게 당기느냐 아니면 그보다 시위를 길게 덜 빡세게 당기냐의 차이되겠소.
(짧고 쎄게와 길고 약하게 라고 하려면 되려나?)
반면 총의 경우.
50그래인의 흑색화약으로 420그래인의 총알을 쏘면 900ft/sec정도의 속도가 나와줬소.
같은 총알을 100 그래인의 흑색화약으로 쏘면 1100ft/sec이상의 속도가 나왔다오.
그냥 단순하게 화살과 총알의 충격량과 운동에너지를 구해보시구랴.
화살이야 질량이 더 나간다는 잇점은 있소만 그걸 뺀다면 과연 총알보다 화살이 내세울만한게 없을 것이오.
최대사거리의 경우 확실한 것은 총이 적어도 1500야드 이상은 날아갔다는 점이오.
통상 1800야드쯤은 충분히 날아가줬으니.
여기서 한가지 더 알아두면 좋은 것은...
흑색화약이 사용된 총의 경우, 흑색화약의 조성이나 양에 따라 차이는 나오만 화승총 시절이나 19세기나 지금이나 그렇게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지는 않소.
활의 경우야 화살 재료를 뭐로 쓰냐, 활을 어떤 재료로 만드냐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말이오.
아울러 착각하면 안되는게 화승총이 매우 형편없는 병기처럼 보이오만 총알 한발의 위력만 두고 본다면 요즘쓰는 돌격소총보다 더 강하오!
19세기와 20세기 중반까지 계속된 위력좋은 소총탄의 전통은 이미 17세기경에는 일상적이었고 그 이후로도 지켜졌다는 점을 주지해야 하오.
왜 그렇냐면 이미 총은 등장 당시부터 갑옷과 뚫느냐 막느냐의 경쟁을 거쳐 진화했기 때문이오.
단적으로 화살이 날아다니던 시대, 갑옷은 여전히 유효했소만 총이 등장하자 갑옷은 더욱 두텁고 무거워지다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도태됐다는 점을 보시구랴.
한편 총알이 가진 문제점도 있었으니 바로 명중률의 문제였소.
위력이 강하고 멀리 나가는건 좋소만 이게 어디가서 박힐지 모른다면 그만큼 전투에서의 효과는 줄어들 수 밖에 없소.
물론 총의 명중률이 아주 괴이할 지경은 아니었고 화살보다 나빴던건 아니다란 이야기도 있소만 능숙한 궁수가 쏜 화살보다 잘 안맞는다는 인상은 줄일 수가 없었소.
화살이야 위력등에서 불만족스럽지만 적어도 명중률에서는 숙련되면 꽤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었소.
그러나 분명히 해야할 사실은 아무리 잘맞고 어쩌고해도 활조차 그렇게 먼거리의 물체를 쏜건 아니다란 점이오.
당장 위력문제가 다시 불거져 버리니.
잘맞으면 뭐하오?
멀리 날아가면 날아갈수록 에너지를 모조리 소모해 맞아서 죽을지 아닐지 누구도 모르게 되는데? (총알만 멀리 날아가면 위력이 뚝떨어지는건 아니오. 화살도 마찬가지이오.)
또한 명중률과 함께 총의 성능을 불만족스럽게 한 것은 바로 복잡한 장전과 그에 따른 발사속도 및 불발의 문제였소.
활이야 당겼다 놔버리면 땡이니 불발이란 문제가 없지만 총은 장전중 과정 하나만 틀려도 불발을 일으켜주는데다 장전을 잘해도 불발은 벌어졌소.
100발당 10발은 불발이 될 지경이었으니.
덕분에 오랜기간 동안 총을 든 병사들은 밀집대형을 취해 동일한 순서로 장전하고 집중적인 일제사격을 펼쳤으며 나중에는 조준을 아예 포기해버리기도 했소.
물론 이렇게 된 때는 전장에서 활이 멸종상태에 도달한 때지만 말이오.
살상능력의 경우.
일단 관통능력은 활이 좋아보일 수도 있소.
우선적으로 뾰족한 화살촉에 단단한 철이나 구리합금등을 쓸 수가 있었으며 이는 그저 납으로 만든 구슬인 총알보다야 훨씬 좋은 배경을 가진 것이오.
그러나 위력이 문제였소.
아무리 단단하면 뭐하오?
관통시 사용할 에너지가 비교가 뭐한 판인데.
참고삼아...
신재호님이 올리셨고 여기서는 송태조조광윤햏이 가져와 소개한 총의 위력을 보시길 바라겠소.
아마 화살의 위력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면 이 데이터에 대해 총의 위력도 나쁜게 절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오.
여기서 하나 참고할 사실은...
일본제 화승총의 경우, 총자체는 유럽제에 비해 작고 가볍고 다루기도 좋았는데다 또 잘만든 총신 덕분에 폭발확률도 적었소.
그러나 위력면에서는 한참 갑옷과 경쟁을 해야했던 유럽제보다 약한 경향이 강했소.
관통성능 말고 인체에 대한 저지능력도 총쪽이 더좋은 편이오.
단적으로 팔다리를 잘라내는 절단과 그에 따른 외과적 조치들이 총이 등장하며 더욱 발전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소.
왜 화살에 맞으면 뽑아만 내던 것이 총알 한방 맞으면 손쓸 수 없이 망가졌으니 자르자는 소리부터 하게 됐을지 고려해보시오.
p.s:
화승총의 위력등을 보시려면 흑색화약(black powder)을 사용한 사격등에 관한 책자등을 보시면 되겠소.
미국등에서는 흑색화약 총기를 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리로딩시 흑색화약을 사용하여 이전 시대를 재현하는 사람들도 있소.
마치 활사격에 심취한 사람들이 있듯이 말이오.
자료 대부분은 현재의 화약과 현대적으로 개량된 총기로 이뤄지오만 중요한건 흑색화약의 경우 이전 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를 보여주는건 아니란 점이오.
이미 16세기경에 75:10:15라는 초석, 목탄, 황의 혼합비가 사용됐고 화약 입자를 알갱이로 처리하는게 좋다라는 경험적 지식이 쌓였다는 점을 본다면 뭐라 하기도 힘들다오.
만약 핸디캡을 주고 싶다면 15세기경에 사용된 것을 토대로 화약의 성능을 현대의 것에 대해 80%정도로 잡아도 된다고는 하오. (단, 이런 경우 화약양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오. 실제로 오래전, 위력나쁜 흑색화약이 사용되던 시절에는 오늘날보다 더많은 화약을 장전하고 쏜 경우도 드문게 아니었소.)
p.s:
총의 위력을 든든히 지원해줄 명중률 문제는 라이플이 나오면서 해결되게 되오.
19세기경, 그러니 남북전쟁 당시에 이른바 라이플드 머스킷들은 위력면에서는 이전 시대의 총과 그렇게 다른건 없었소.
450그래인 이상 나가는 납총알을 60그래인 이상의 흑색화약으로 900ft/sec이상의 속도로 쐈으니.
그러나 결정적으로 강선이 도입됨에 따라 명중가능한 유효사거리는 더욱 증가된게 진보였소. (그외 불발율이 1천발당 1발 이하로 내려갔고 장전과정이 좀 더 간편해진 점이 있소)
기존의 머스킷들이 100야드내에서 3피트 벗어난다 할 때, 19세기의 라이플드 머스킷은 비슷한 위력을 가진 총알을 400야드에서 10인치짜리 원안에 깔끔하게 박아넣을 수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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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첨언하자면 조선이 후금군과의 전투에서 화기부대가 참패한 것이나 19세기까지 활이 사용된걸 총기의 열등함이라고 생각하긴 힘듭니다. 부차전투등의 패배에서는 전술미흡적인 면이 강했고, 활의 사용기간이 길었던 것은 조선의 총이 활을 완전 대치하는데에 실패한 특수한 사례일 뿐이라고 봐야겠죠. 동시대 서양수준의 총을 보유하고 또 이를 대치할 예산을 확실히 가지고 있었다면 사태는 확 달라져버렸을 거라 생각합니다.
첫댓글 지금 논쟁은 총이 활보다 꾸저서가 아니라 총의 몇가지 단점덕분에 활이 존재했다고 말했지 그리고 한마디 더 조선의 총기 보유률을 보면 너무 높습니다 물론 동시대 유럽총에 비해 약하지만 당시 유럽의 경우도 화약포 방식이나 캐트리지 이전까지만해도 총의 약점은 계
존재합니다 그리고 활의 위력의 경우도 어떤 화살을 쓰느냐 그리고 활의 재료가 어떠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냥 롱보우와 석궁만으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말하면 각궁만해도 쥠법에 따라 사거리가 많이 달라지는데다 위력도 많이 달라집니다 속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활의 경우는 곡사무기입니다 즉 하나의 공간을 제압하는 무기입니다 그에 비해 직사무기의 총은 하나의 선을 제압합니다 즉 저지력이 뛰어난 무기입니다 즉 상호보완적인 무기이지 누가 쎄냐 약하냐로 비교할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야합니까
물론 나중에 화포의 발달로 결국 활은 공간제압에서도 물러나고 말지만 18세기 이전의 화포의 경우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잘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또 다시 생각해보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논쟁한 것은 전체적인 성능과 전술적인 상황에서 활과 총의 성능을 비교하고 있었지 그냥 위력만으로 비교한 것은 아닌걸로 아는데요...제 글에서도 관통력이나 파괴력만해도 총이 더 앞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재밋는 토론을 노쳤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