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오늘은 이웃에 친하게 지내던 최종돈씨의 환갑잔치에 초대받아 그가 주중에 지내고 있는
서해안 학암포 해수욕장 인근의 팬션에 가는중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들어선 승용차안에는 5년 전 까지 아파트 이웃에 살면서
친하게 지냈던 안국희씨 내외와 아내,넷이서 태안의 바닷가 어느 팬션을 가는 중에
지난 옛일들을 회상하며 오랫만의 정깊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최종돈,안국희,나,셋은 고향도 나이도 직업도 서로 다르지만
이십여년 전,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 부터 동갑내기 집사람들 끼리 먼저 친밀하게 지내온 사이가
자연스레 우리들 까지 가까워진 오래된 이웃이다.
1시간정도를 달려 서산 톨 게이트를 지나 국도로 들어서서 대산항 방향으로 진행한다.
초가을의 밝은 오후는 가을 햇살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오곡백과의 풍성한 결실을 맺기 위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서산시를 거쳐 태안 원북을 지나 이원면 바닷가 솔밭 언덕 아래 그림처럼 아름다운 팬션이 나타난다.
" 숲속의 바다 "팬션이다.
오후 4시30분,
오늘 연회의 주인공 최종돈씨와 그부인,그리고 또다른 아파트 지인 두부부가 나와서 반갑게 인사한다.
모두들 도덕초등학교에 다닌 아이들의 부모라는 공통점이 우리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고...
바다가 보이는 커다란 창문과 발코니가 있는 숙소에 짐을 풀고 주위를 둘러보고 산책을 한다.
건물외관이나 내부도 깨끗하고 현대적이지만 주변의 풍광과 각종 조형물,풀 장 산책로 곳곳의 목재 데크위,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장소에 야외 탁자와 의자, 솔 향기 가득한 조경과 편의시설을 보니 상상보다 더 크게
우리를 감탄하게 한다.
건축한 사람의 자연과 구조물에 탁월한 실력과 풍부한 정서가 잘 어우러진 정말로 멋진 건축물을 보았다.
그는 하나뿐인 최종돈씨의 매제란다.
솔밭 숲언덕 아래 바닷가 작은 백사장 가는 길은 목책과 나무 계단으로 이어져 있고 야간 조명은 고전적으로
운치가 있는 장명등도 곳곳에 세워져 있다
소형이지만 바다를 보며 수영을 할 수 있는 옥외 풀장,파라솔,흔들의자,나무 그늘 아래 벤취들이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건축가의 개성과 솜씨가 더욱 돋보인다.
메인 소공원 앞에는 야외 바베큐 파티용 식탁 10여개에 갈비 장어등을 구어내고 소주 맥주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었다.야외 앰프와 노래방모니터가 조용한 바닷가를 시골 장터마당 방불케 하고...
초등학교 동창,고향 친구들,직장 동료,그리고 지인들 70여명이 초대연을 즐기고 있었다.
환갑(還甲)은 만 60세의 생일을 축하하는 한국의 전통 문화이다. 회갑(回甲) 이라고도 한다. 60세의 뜻은 자신이 태어난 해로 다시 돌아온다는 전통적인 육십간지의 뜻이 된다.
과거에 평균 나이의 수명은 60세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에 환갑은 장수의 축하를 뜻하였다. 이러한 축하 잔치는 또한 더 오래, 풍요롭게 살라는 바람이기도 하다. 환갑 때 가족과 친척들은 많음 음식과 더불어 생일 잔치를 마련한다.
현대의 의료 혜택으로 환갑 잔치 맞이는 매우 일상화되어 있다. 수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제 60세 생일을 맞아 큰 잔치를 치르기보다는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나이가 칠순, 팔순이 다다를 때 잔치를 더 치르기도 한다.
만 61세의 생일은 진갑(進甲)이라고 한다.
석양의 잔영이 물러나고 어둠이 검은장막을 드리울 때 오늘의 초청자 주인공 최종돈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 오늘 이 자리에 본인이 서 있도록 도와 주신 여러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단순히 환갑연을 열기 보다는 고향 친구,직장동료,이웃 지인들을 모시고 인생 육십 회갑을 맞이하여 새로운 출발하는
제2의 최종돈 인생을 신고 하는 자리를 만들어 여러분의 사랑과 배려에 조금이나마 보답드리고자 하오니
소찬이지만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노래와 춤으로 이밤을 뜻깊은 추억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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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부담 없이 편하게 쉬다 가십시요..."
"가족들을 소개합니다,삼십년 내조의 공로자 아내,그리고 든든하게 자라준 두 아들,길러주시고 육십년을 노심초사 염려해 주신
어머니, 그리고 물심양면 처가일을 자기 일 하듯이 하고 동네 사위라 칭찬받는 이 숲속의 바다 팬션 건축자이며 주인인 매제입니다."
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최종돈,
육척 단구에 맑고 착한 심성으로 노래 잘하고 그림과 글에 능숙하고 술 잘마시고 성격 좋은 공무원으로 올해 초
정년퇴임을 하고 고향인 청양과 수원자택을 오르 내리다가 주중에는 이 곳 팬션에 있다
이어서 고향 초등학교 동창이 자작시를 읽기 시작한다.
가을에 부르는 희망의 노래
푸르고 볕 좋은 고장 靑陽
남양바지 백월산 자락에
가난한 농부의 장손으로 태어난
영특하던 내 친구 최 종 돈
배고프던 어린시절에도
가슴 한 곳엔,예술에 대한 열정이
자리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사회라는 광활한 바다는
그리 만만치가 않아서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이 싫어
꿈을 접고 시작한 직장생활
언젠가, 어리석은 내가
" 자네의 꿈이 뭐냐고 물으니까"
그냥,사는 거라고 말하던 친구
한 직장을 삼십년이 넘게 다녔지요
시간이 많이 흘러 여유로워 보일 때
더러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꿈이 많던 친구의 모습은 아닌데 하고
생각이 날 때도 있었답니다
공직생활 정년을 맞아 퇴직하고
이순이 된 지금,옆에서 바라보니
생활의 안정을 가진 친구가 부럽소.
그리고 부러운 만큼은 건강도 하시오.
"인생은 육십 부터 라는데"
더, 높은 곳을 향한 친구가 기대도 됩니다.
생각해 보면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의 뒤로
두 어깨가 무거워 함부로 행동할 수도
무엇에 맘껏,취할 수도 없는 현실
삶이 가지는 연속성 때문에 고민도 되겠지요
숙명이라 생각하면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이 싫고
안에서 꿈틀대는 열정때문에 힘이 들겠지요.
나도 황혼녘 무엇을 시작 한다면
나 아닌,세상을 위한 명분이 있고,가치있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소.
내가 누구이고,무엇을 생각하며 살았는지
돌아보고 정리도 하면서 말입니다.
"부디"
앞날에는 더 세련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언제나 건강하고 씩씩하게 함께 합시다.
친구의 壽宴을 眞心으로 祝賀 합니다.
2009. 9. 5. 竹馬古友 烏星 최 재 민 祝詩
이마에 굵은 주름이 인생의 계급장인양 패이고 머리카락은 희끗희끗,
그것도 빠져나간 듬성듬성 백발의 농부인 고향친구가 바치는 글이 소박하고 아름다웠다
붉은 땅위에서 뒹굴며 지낸 진짜 고향 친구의 진솔한 감정 표현이다.
이어서 노래방 연주기에서는 흘러간 가요를 시작으로 육십 환갑이 지나고 새로 시작되는 인생의 재출발 세대들의
귀여운 여흥,어릴 적 그 시절로 돌아가 원을 돌며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돌아라 돌아라 인생아 돌아라
너도 돌고 나도 돌고 세월도 돌아간다
사랑도 돌고 미움도 돌고 망각의 추억도 돈다
한세대가 가면 다시 한세대가 이어 돈다 끝없이 돈다
생노병사 윤회의 수레바퀴도 한치도 어김없이 돌고 돈다.
그렇게 밤이 깊도록 새로운 환갑잔치는 무르익어만 가고 있었다.
첫댓글 멋있는곳에서 환갑잔치 하셨나 보네요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회갑을 맞이한 당사자의 초대로 모두들 즐겁고 행복했습니다,신선하고 맑은 감동과 더불어서...
축하 드립니다..아름다운 향기가 가득하시고 더욱 건강하신 삶으로 행복하시길...
참신하고 새로운 회갑연이었지요.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