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4일 오전 8시 전화가 울린다.
통영 하나마린 김태헌사장 전화이다. 태풍이 올라오는데 안 내려올꺼냐고...
계류줄 보강은 했는데 내려와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느낌이 안 좋다. 일단 알았다고 하고...
기상청 발표 태풍예보를 보니 간접영향이 아니라 직접 제주도를 거쳐 남해로 들어오는 진행방향이다.
배를 가지고 있으면 8,9,10월에는 항상 태풍에 관심을 갖고 있게 된다.
전날 10월3일 까지만 해도 오키나와를 거쳐 올라오는 태풍이 일본 규슈지방으로 지나가는 진행방향이었는데,
밤새 진행방향이 바뀌어 있는 것이다.
간접영향권이면 굳이 통영까지 안내려가고 계류줄 보강해달라고 부탁하는 정도면 되는데,
이젠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천리길을 마다않고 달려가야 할 판이다.
태풍 차바 도착예정을 10월5일 아침 8시부터 12시경으로 보고 있다.
이럴때는 배를 가지고 있는 선주가 죄인인 것이다. 크루들에게 함께 가지고 차마 말을 못 꺼낸다.
알아서 함께 가겠다고 하기 전에는...
혼자 가겠다고 마음을 정하니 속이 편해진다.
계류장에 도착해보니 계류줄 보강해 놓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태풍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북동쪽으로 들어오는데
(태풍은 핵을 중심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 진행방향은 북쪽이지만 바람은 북동쪽에서 들어온다)
남쪽으로 계류줄을 보강하고 북동쪽 즉 선체 우현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명색이 통영에서 선박수리 사업을 유일하게 하는 분인데, 내가 보기에도 부족한 것이다.
우현 바우쪽과 우현 선미쪽에 계류줄을 보강하고 전체적으로 조금 조정을 하니,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베스트로 되었다.
이젠 하늘의 뜻에 맡길 수 밖에...
금호마리나 리조트에 계류장에 내려다 보이는 방이 마침 있어 숙소를 정한다.
아침 6시
강풍에 창문이 흔들린다. 비는 억수로 쏟아지고... 초속40m 강풍에 강수량 200mm
기상청 예보로 8시에 여수에 도착하고 12시에 부산에 도착하니 10시경에 통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해본다.
제주도 김녕항에 배를 두고있는 카타마란 "벗삼아호" 허광음선장에게 전화해 본다.
새벽 5시반경부터 제주도에 도착했는데 요트 한척이 침몰하고 집세일4개가 찢어지고 메인세일 1개
6척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벗삼아호도 집세일을 내리지 않아 완전히 찢어진 것이다.
강풍으로 위험해서 계류장에 나가 보지도 못하고 전화로 전해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아침 7시
마리나 앞 주차장에 주차한 자동차가 불안하다.
언젠가 태풍에 물이 마리나 1층 천장까지 찬적이 있다고 한다.
높은 지대로 옮겨 놓기로하고 폭우에도 불구하고 국제음악당 주차장으로 이동주차시키니 마음이 놓인다.
이번 태풍 차바는 남해안에 도착하는 시간이 하필이면 만조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바닷물 수위가 걱정되는 것이다. 만약 방파제를 넘으면 정말 큰 큰일인 것이다.
아침 10시
이제 만조시간이고 태풍이 지나가는 시간인 것이다.
바다 수위가 방파제를 넘지는 않았지만 많은 양의 파도가 방파제에 부딛쳐 넘어와 계류장 주차창이 물바다가 된다.
계류장 육상에 요트선대 및 트레일러가 이리저리 움직여 흩어지고 서로 부딛혀 넘어지는 상황이다.
계류장 주차장 높이와 폰툰으로 내려가는 다리가 거의 수평이다.
아침 11시
이젠 태풍이 지나갔다. 부산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하늘이 맑아지고 햇볕과 푸른하늘이 보인다.
그래도 바람은 아직 강풍이다.
계류장으로 내려가 보니 단단하게 묶어 놓았던 계류줄이 모두 헐거워지고 좌현 선체가 펜다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손상을 입은 곳은 없다. 다행이다. 그 분께 감사드면서 안도의 한숨을 쉰다.
직접영향을 받는 태풍의 위력을 직접 체험한 것은 큰 공부를 한 것이다.
지난번 세일링하고 집세일 해장한 것은 정만 잘한 일이다.
메인세일은 해장안하고 붐대에 시트줄로 칭칭 동여 매었는데 결국 태풍을 잘 견더어 낸 것이다.
꾀 않내고 내려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바로 귀경길에 오른다.
첫댓글 이번태풍이 울산에 피해를 많이주고 갔읍니다. 통영의 보도블록이 날라다니는 상황을 비바서울팀에서 퍼왔습니다.
태풍이 오면 집세일도 다풀 내려야 찟어지지 읺겠군요 말려있어서 괜찬다고 생각햇는데. 태풍에는 치워야하는군요...
바퀴달린 선대는 바퀴에 굴림방지블럭으로 잘끼워서 밀려다니지 않게 해야 하겠네요..
저도 요트사고 첫 태풍에 집세일이 이렇게 되었네요ㅜㅜ 앞으로 이런 일은 없게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