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 자취촌의 원룸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과거 대학가 주거의 대다수였던 하숙이나 자취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대신 도시형 생활주택 형태의 원룸을 찾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주변 담장에는 원룸 입주자를 모집하는 전단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가격대를 보면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0만 원부터 보증금 2000만 원에 25만 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막상 시세를 알아보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45만 원짜리 6~7평 규모의 신축 원룸이 대다수다. 이런 원룸을 전세로 얻으려면 최소 5000만 원이 있어야 한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 같은 고가 원룸 수요가 늘면서 원룸 신축을 부추기고 있다. 독립적인 공간에서 자신만의 편리한 사생활을 즐기길 원하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녀를 위해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 부모의 행태가 대학가 원룸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경성대 부경대가 위치한 남구 대연3동 지역에서 사업자로 등록돼 운영되는 임대주택 가구 수는 2010년 122가구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65가구로 3년 사이 배 이상 불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럿이 어울려 사는 하숙집이나 자취방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 하숙집이나 주택 내 자취방을 운영하던 이들 대부분이 용도를 변경해 원룸을 신축했기 때문이다. 새 원룸의 경우 LCD TV·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풀옵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다 '신축' 프리미엄이 붙어 10년 된 원룸보다 월세가 평균 10만 원 정도 비싸다.
고가 원룸을 얻지 못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곳은 보증금 없이 한 달 20만 원 정도 내는 고시원이나 50만 원의 적은 보증금과 30만 원의 월세로 입주하는 고시텔이다. 이들 모두 1~2평 남짓한 규모지만, 이마저도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고시원 측의 설명이다. 부경대 인근 공인중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도시형 생활주택을 장려하면서 신축 원룸 빌라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