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연승을 거둔 박태희. "초반에 앞선 뒤 어려운 장면이 없었다. 다음 대국도 연승 욕심 없이 편안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
전투바둑뿐 아니라 잔바둑도 강했다.
‘돌주먹’백홍석 9단의 애제자 박태희 초단(20)은 스승을 닮아선지 ‘싸움’을 잘한다. 그 가공할 전투력으로, 지난 주 자신의 지지옥션배 데뷔 첫 판에서 안관욱 8단을 꺾더니 김종수 8단까지 제치며 2연승을 거뒀다. 폭풍 같은 기세다. 여류팀의 ‘언니’들은 박태희에게 “네가 끝내라.”라는 지령을 내렸다.
28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제7국에서 박태희는 232수 만에 김종수에게 백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정석 과정에서 김종수(54)가 작은 실수를 했는데, 여기서 작은 우세를 잡은 박태희는 그 차이를 바둑이 끝날 때까지 가져가서 흑을 굴복시켰다. 이렇다 할 승부처는 초반 이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써 여류팀은 5-2로 앞서게 됐다.
▲ 지난해 입단한 박태희(왼쪽)는 여류팀에서 귀여움을 받는 기사. 2연승을 거두면서 지지옥션 데뷔 무대에서 마음을 날개짓을 하고 있다.
▲ '여류, 이렇게 막강해졌단 말인가…'
3연승을 노리는 박태희의 다음 상대는 김기헌 6단이다. 8국은 29일 저녁 7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아저씨와 아가씨들의 반상 성대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지옥션배는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번째 대회를 맞았다. 그동안 시니어팀은 2, 3, 5, 7기에서 우승했고 여류팀은 1, 4, 6기에서 승리했다.
이번 대회 예선에는 만 45세 이상(1969년 이전)의 시니어 남자기사 54명과 여자기사(나이제한 없음) 37명이 출전해 각각 8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경합을 벌였고, 예선을 통과한 각팀 8명에 시니어 랭킹 1~3위(조훈현, 유창혁, 서봉수 9단), 여류 랭킹 1~3위(최정 4단, 박지은 9단, 김혜민 7단)와 후원사의 추천시드를 받은 박상돈 8단과 오유진 초단 2명이 합류해 팀당 12명씩 본선 대항전을 펼친다.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재)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는 제8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의 제한시간은 10분 40초 3회, 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사이버오로는 대항전 매 대국을 오로1서버에서 수순중계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보도한다.
▲ 실전이다. 백1(박태희)로 두자 흑2로 그냥 백 두점을 따냈는데, 이게 실수였다. 이하 9까지 제공권을 백이 차지했다.
▲ 국후 박태희는, 백1 때 흑은 2로 키워 죽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랬다면 수순 도중 8, 10을 둘 수 있고 나중에 12, 14로 죽죽 밀어 붙이는 게 가능해져 실전과는 판이하게 흑이 좋은 형태를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 시니어팀(12명)조훈현ㆍ서봉수ㆍ유창혁ㆍ백성호ㆍ최규병ㆍ김기헌ㆍ박상돈ㆍ김수장ㆍ김일환ㆍ장명한ㆍ안관욱ㆍ김종수(탈락)
■ 여류팀(12명)박지은ㆍ최정ㆍ김혜민ㆍ박지연ㆍ김윤영ㆍ박태희ㆍ김나현ㆍ오정아ㆍ오유진ㆍ김채영ㆍ강다정ㆍ김혜림(탈락)
▲ 대국 전 김종수(맨 왼쪽)와 박태희, 그리고 해설자 백성호 9단이 긴장을 풀고 대기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종수는 박태희가 중학생이던 시절 스승이었다. 또 같은 덕수고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덕수고등학교는 남고였다가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 김채영 2단(18)도 덕수고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