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다구'도 실력이다.
이제 겨우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이태호 대전 감독(40).
조윤환 부천 감독과 함께 프로축구 사령탑 가운데 소장파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독기'와 '승부 근성'만 놓고 보면 50대와 60대 백전 노장과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지난 17일 열린 전북과의 포스코 K_리그 개막전이 그 좋은 예다.
이태호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특별한 지령을 내렸다.
"파울을 많이 하는 팀이 이긴다.
엉금엉금 플레이를 하고 진다면 용서할수 없다.
" 몸을 사리면서 쉽게 쉽게 차지 말고 강력하게 상대 공격수와 맞부딪치라는 주문이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강한 승부를 펼치라'는 히딩크 감독의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선수들에게만 특별 명령을 내린 게 아니다.
홈 구장의 볼보이에게는 '공을 주울 때에도 영리하게 하라'고 다그쳤다.
대전이 몰아 붙일 때는 조금이라도 빠르게, 대전이 밀릴 때는 최대한 경기의 흐름을 지연시키라는 것.
이태호 감독은 전북전 후반에 대전이 수세에 몰렸는데도 평소처럼 볼처리를 한 볼보이를 바꿔버렸다.
"생각하기에는 비겁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승부는 작은 차이에서갈린다.
이런 것도 작은 홈 어드밴티지가 아니겠는가." 이태호 감독의 이유있는 항변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또 있다.
김기복 전 감독의 경우 페널티킥은 장철우가 도맡아 찼지만 이태호 감독은 "파울을 얻어낸 사람이 차는 것이 당연하다"는 새로운 원칙을 세웠다.
좀처럼 페널티킥을 차지 않은 김은중이 이날 전북전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것도 이런 까닭.
고집도 보통이 아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청구 마린스 소속의 정영훈과 고려대를 졸업한 탁준석을 과감히 스카우트해 지금은 팀에서 요긴한 재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탁준석은 17일 전북전에서 1골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맹활약.
이태호 감독의 이런저런 용병술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대전은 개막전에서 4_1 대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리그를 출발했다.
선수층이 얇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태호 감독은 2게임 전력투구, 1게임 무승부 작전으로 마라톤처럼 긴 시즌을 이끈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일 안양을 상대로 다시 한번 홈에서 깜짝 승리를 거두고 오는 24일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신인들을 대거 투입하는 물량공세로 무승부를 거두는게 이태호 감독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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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이태호 독종축구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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