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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즉다사(富則多事)
재산이 많으면 일도 많아진다는 뜻으로, 돈이나 재물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富 : 가멸 부(宀/9)
則 : 곧 즉(刂/7)
多 : 많을 다(夕/3)
事 : 일 사(亅/7)
출전 : 장자(莊子) 외편(外篇) 第12篇 천지(天地)
이 성어는 장자(莊子) 외편(外篇) 第12篇 천지(天地)에서 연유한다.
요 임금이 화(華) 땅에 놀 때 화의 봉인(국경지기)이 요 임금을 보고, "오 성인이여, 청하노니 성인을 위하여 장래의 복을 빌고 수를 빌게 하소서" 하였다.
堯觀乎華, 華封人曰: 嘻, 聖人. 請祝聖人, 使聖人壽.
"사양하노라."
堯曰: 辭.
"그러면 부를 빌게 하소서."
使聖人富.
"사양하노라."
堯曰: 辭.
"그러면 많은 아들을 빌게 하소서."
使聖人多男子.
"사양하노라."
堯曰: 辭.
이에 봉인(국경지기)가 물었다. "수와 부와 다남은 누구나가 다 가지고자 하는 것이어늘, 홀로 당신만은 가지고자 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封人曰: 壽, 富, 多男子, 人之所欲也. 女獨不欲, 何邪.
요 임금이 말했다. "사내 자식이 많으면 걱정이 많고, 부자가 되면 일이 많고, 오래 살면 욕이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 사양하노라."
堯曰: 多男子則多懼, 富則多事, 壽則多辱. 是三者, 非所以養德也. 故辭.
봉인이 말했다. "처음에 우리들은 당신을 성인이라 알었더니 이제 보니 군자로구나. 대개 하늘이 만물을 내고는 반드시 직분을 주는 것이니, 많은 아들을 주고 또 그 직분을 주는데 무슨 걱정이 있을 것이며, 부자가 되더라도 사람들에게 그것을 나누어 준다면 무슨 귀찮은 일이 있을 것인가?
封人曰: 始也我以女為聖人邪, 今然君子也. 天生萬民, 必授之職; 多男子而授之職, 則何懼之有; 富而使人分之, 則何事之有.
대개 성인이란 메추리처럼 일정한 거처가 없이 살고, 새 새끼같이 주는 대로 먹으며 새처럼 허공을 자유로이 날아다녀도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夫聖人, 鶉居而鷇食, 鳥行而無彰.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으면 만물과 함께 번성하고,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지 않으면 자기 본래의 덕을 닦으며 고요한 삶을 사는 것이다.
天下有道, 則與物皆昌.
天下無道, 則脩德就閒.
천 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나 선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저 흰 구름을 타고 천제의 이상향에 이르는 것이다.
千歲厭世, 去而上僊.
乘彼白雲, 至於帝鄉.
거기에는 세 가지 근심이 이를 수 없고 몸은 언제나 편할 것이니, 거기에 무슨 욕이 또 있을 것인가?"
三患莫至, 身常無殃, 則何辱之有.
봉인은 그 곳을 떠났다. 요 임금은 뒤쫓아 가서, "한 마디 묻고 싶습니다" 하고 청했으나 봉인은, "그만 물러가라"고 말했다.
封人去之, 堯隨之, 曰: 請問. 封人曰: 退已.
(莊子/天地)
요 임금 시절에도 오늘날과 다를 바 없어서 아들이 많고 돈이 많으면 근심이 많게 되고 오래 살다보면 욕을 얻어 먹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자손 교육을 잘 시켰으면 아무리 아들이 많아도 근심이 없을 것이고, 정당하게 번 재물을 바르게 써왔다면 부유하다고 해서 마음 쓸 일이 많을리 없으며, 세상 사람들에게 욕 얻어먹을 짓 하지 않고 살았으면 백수, 천수를 누린들 이웃들에게 욕 얻어들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 莊子 外篇
第12篇 天地 第6章
無爲로 행하는 것은 天이다
06.세 가지의 근심 : 三患(삼환)
○ 懼(걱정거리)
○ 事(번거로운 일거리)
○ 辱(치욕)
⚪ 堯觀乎華, 華封人曰: 嘻. 聖人. 請祝聖人. 使聖人壽.
요(堯)임금이 화(華) 땅을 유람했는데 화 땅의 국경지기가 말했다. "아! 성인이시여. 성인에게 축원을 드려 성인께서 오래 사시게 하고 싶습니다."
堯曰: 辭.
요(堯)가 말했다. "사양하고 싶다."
曰: 使聖人富.
국경지기가 말했다. "성인께서 부유하게 하고 싶습니다."
堯曰: 辭.
요(堯)가 말했다. "사양하고 싶다."
曰: 使聖人多男子.
국경지기가 말했다. "성인께서 사내 아이를 많이 두게 하고 싶습니다."
堯曰: 辭.
요(堯)가 말했다. "사양하고 싶다."
封人曰: 壽富多男子, 人之所欲也. 女獨不欲, 何邪.
국경지기가 말했다. "오래 살고 부유하고 사내 아이를 많이 두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바라는 것인데, 당신께서 유독 바라지 않으시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堯曰: 多男子則多懼, 富則多事, 壽則多辱. 是三者, 非所以養德也, 故辭.
요(堯)가 말했다. "사내아이를 많이 두면 걱정이 많아지고 부유하게 되면 일이 많아지고 오래 살면 욕될 일이 많아지니 이 세 가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덕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다. 그 때문에 사양하는 것이다."
(註)
○ 堯觀乎華 : 요(堯)가 화(華) 땅을 유람함. 화(華)는 지명. 성현영(成玄英)은 화주(華州)라 했는데 지금의 섬서(陝西) 화현(華縣)이다(方勇/陸永品).
○ 封人 : 국경 지역을 지키는 사람. 비슷한 예로 논어(論語) 팔일(八佾) 편에 의봉인(儀封人)이 보인다.
○ 請祝聖人 : 성인에게 축원하고자 함. 祝은 축원(祝願)하다는 뜻. 화(華) 땅의 국경지기가 말로만 듣던 성인(聖人) 요(堯)를 직접 본 감격으로 성인을 위해 축원(祝願)한다고 청(請)한 것이다.
○ 壽富多男子 : 오래 사는 것, 부유한 것, 남자가 많은 것. 남자(男子)는 사내아이. 이 장에서는 수(壽), 부(富), 다남자(多男子) 하기를 사양하는 요(堯)에게 그것도 굳이 사양할 것 없이 그것이 이르게 되면 그대로 받아들여 물(物)의 자연(自然)에 따르는 무심(無心)의 처세(處世)를 할 것을 화(華)의 국경지기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 내편(內篇) 응제왕(應帝王) 편 제3장의 천근(天根)과 무명인(無名人)의 대화를 방불케 한다.
○ 人之所欲也 :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임. 고대 중국인의 머릿속에 있었던 행복의 세 가지 조건.
○ 女獨不欲 何邪 : 당신만 홀로 바라지 않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女는 2인칭, 汝와 같다.
○ 多男子則多懼 : 사내아이를 많이 두면 걱정이 많아짐. 전설에 의하면 요임금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단주였다. 성품이 오만하고 욕심이 많아서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었는데 이로 인해서 자식이 많으면 걱정이 많아진다고 한 듯하다(方勇/陸永品).
○ 富則多事 : 부유하게 되면 일이 많아짐. 계산을 하거나 도둑을 예방하는 등의 일이 많아진다는 뜻(方勇/陸永品).
○ 非所以養德也 :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다. 후쿠나가 미쓰지(福永光司)는 "養德의 '德'은 유가적(儒家的)인 의미의 德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나 도가적(道家的)인 무위자연의 그것(道家의 德)으로 보는 것이 보다 흥미 있을 것이다. 이 설화의 작자는 유가의 성인인 요(堯)를 무구(無懼), 무사(無事), 무욕(無辱)의 생활을 이상으로 하는 도가적 덕(德)의 이해자(理解者)로 만들어 놓고 그 이해(理解)가 겉핥기에 지나지 않음을 비판하고 순물자연(順物自然)하여 수(壽), 부(富), 다남자(多男子)를 인위적으로 물리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 封人曰: 始也我以女為聖人邪, 今然君子也.
국경지기가 말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 여겼더니 지금 보니 그저 그런 군자이군요.
天生萬民, 必授之職, 多男子而授之職. 則何懼之有.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면 반드시 직책을 주기 마련이니, 사내 아이가 많으면 직책을 주면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富而使人分之, 則何事之有.
부유하면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면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夫聖人鶉居而鷇食, 鳥行而無彰.
성인은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 없이도 산과 들의 자유를 즐기고, 새 새끼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듯 자연에 맡기며, 살아가고 새처럼 자유로이 다니면서 흔적을 남김이 없습니다.
天下有道則與物皆昌,
天下無道則修德就閒.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만물과 함께 창성하고, 천하가 무도하면 덕을 닦으면서 한가로이 삽니다.
千歲厭世, 去而上僊,
乘彼白雲, 至於帝鄉.
천 년을 살다가 세상에 싫증이 나면 떠나서 위로 올라 신선이 되어, 저 흰 구름을 타고 상제의 고향에 이릅니다.
三患莫至, 身常無殃, 則何辱之有.
구(懼), 사(事), 욕(辱)의 세 가지 근심이 이르지 않아 몸은 늘 아무런 재앙도 없을 것이니 무슨 욕됨이 있겠습니까!"
封人去之, 堯隨之, 曰: 請問. 封人曰: 退已.
국경지기가 떠나가자 요가 그를 따라가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가르침을 요청했지만, 국경지기는, "물러가시오" 라고 할 뿐이었다.
(註)
○ 始也 我 以女爲聖人邪 :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 여겼더니만. 邪(야)는 也와 같다(王念孫).
○ 今然君子也 : 지금 보니 그저 그런 군자임. 王念孫은 然자를 乃와 같다고 풀이했는데 타당한 견해이다. 則과도 같은 뜻. 養生主편에서 秦失(진일)이 老聃(노담)을 두고, "처음에 나는 그가 훌륭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만 지금 보니 아니다(始也吾以爲其人也 而今非也)"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王叔岷). 성인은 못 되고 그저 그런 군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실망한 말.
○ 天生萬民 必授之職 :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면 반드시 직책을 주기 마련임. 王叔岷은 萬民이 증민(烝民)으로 된 인용문을 들어 '詩經 大雅'의 烝民 시에 나오는 天生烝民을 고친 것이라고 했다.
○ 富而使人分之則何事之有 : 부유하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 됨. 分之(분지)는 재물을 나누어 준다는 뜻. 何事之有는 무슨 일이 있겠는가의 뜻.
○ 鶉居而鷇食 :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 없이도 산과 들의 自由를 즐기고 새 새끼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듯 자연에 맡기며 살아감. 鶉(순)은 메추라기이고, 鶉居(순거)는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가 없이 자유롭다는 뜻. 鷇(구)食은 새끼 새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는 것처럼 자연에 맡겨 작은 것에 만족한다는 뜻. 陸德明은, "순거(鶉居)는 일정하게 머무는 곳이 없음을 말한다(鶉居 謂无常處也)"고 풀이했다.
○ 鳥行而無彰 : 새처럼 자유로이 다니면서 흔적을 남김이 없음. 鳥行(조행)은 새처럼 허공을 날아다닌다는 뜻. 彰(창)은 자취, 흔적. 成玄英은, "彰은 文의 자취이다(彰 文迹也)"고 풀이했고, 褚伯秀는 "메추라기처럼 살아 일정함이 없고 새 새끼처럼 어미가 물어다 주는 것만 먹고 새처럼 허공을 날아서 지나가면서도 자취가 없으니 모두 무심히 자연을 따르는 뜻이다(鶉居無常 鷇仰母哺 鳥行虛空 過而無迹 皆無心自然之意)"고 풀이했다.
○ 天下有道 則與物皆昌 天下無道 則修德就閒 :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만물과 함께 창성하고 천하가 무도하면 덕을 닦으면서 한가로이 살아감. 就閒(취한)은 한가로운 곳으로 나아감, 곧 한가롭게 살아간다는 뜻. 王叔岷은 이 대목이 論語 泰伯 편의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고 천하가 무도하면 은둔한다(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는 내용과 통하는 부분이라 했고, 方勇‧陸永品은 人間世편의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성인은 그것을 완성시키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성인은 자신의 생명이나 지킨다(天下有道 聖人成焉 天下無道 聖人生焉)"고 한 내용과 유사하다고 풀이했다.
○ 去而上僊 : 떠나가 위로 올라가 신선이 됨. 僊은 仙과 같은데, 仙으로 된 판본도 있다(王叔岷).
○ 乘彼白雲 至於帝鄕 : 저 흰 구름을 타고 상제의 고향에 이름. 帝鄕(제향)은 상제(上帝)의 고향, 천제(天帝)가 사는 낙원(樂園), 이상향을 의미한다. 王叔岷은 이 문구가 '僞子華子'와 呂氏春秋에 나와 있다고 소개하고, 그것을 근거로 이 편이 전국 말기에 장자를 읽던 이들이 장자에 가탁해서 지은 것으로 추정했다.
○ 三患 : 懼(걱정거리), 事(번거로운 일거리), 辱(치욕)의 세 가지 근심. 林希逸이 '少‧壯', '老'를, 林雲銘이 '病', '老', '死'를 三患으로 보는 것은 不可하다(池田知久).
○ 身常無殃 則何辱之有 : 몸이 늘 해로움이 없을 것이니 무슨 욕됨이 있겠는가. 福永光司는 이 대목에서 장자 철학의 신선사상화(神仙思想化) 경향이 뚜렷하게 간취(看取)되고 초월(超越)의 철학(哲學)으로서의 莊子의 후차적(後次的) 전개(展開)의 한 방향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羅根澤 또한 이 대목은 진한(秦漢)시대 신선가(神仙家)의 사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 退已 : 물러가시오. 已는 종결사로 矣와 같다. "물러가시오. 이 속물 천자이시여." 라고 하는 기분이 느껴진다.
▶️ 富(부유할 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畐(복; 술 단지에 물건이 가득 차 있다)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富자는 '부유하다'나 '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富자는 宀(집 면)자와 畐(가득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畐자는 항아리에 술이나 물건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득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가득하다'라는 뜻을 가진 畐자에 宀자를 결합한 富자는 집안에 재물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富(부)는 집에 재산이 넉넉하고 많다는 뜻으로 ①부유하다 ②가멸다(재산이 넉넉하고 많다) ③성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④풍성풍성하다(매우 넉넉하고 많다) ⑤어리다 ⑥세차다 ⑦부자(富者) ⑧행복(幸福)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부유한 나라를 부국(富國), 넉넉하고 강함을 부강(富强),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음 부유(富有), 부자가 많이 사는 마을을 부촌(富村), 부잣집을 부호(富戶), 농토와 농사의 규모가 크고 수입이 많은 농가나 농민을 부농(富農), 부자답게 생긴 골격을 부골(富骨), 재물이 풍성함을 부성(富盛), 가멸고 번영함을 부영(富榮), 가난함과 넉넉함을 빈부(貧富), 재물을 모아 부자가 됨을 치부(致富), 큰 부자를 거부(巨富), 넉넉하고 많음을 풍부(豐富), 첫째 가는 부자를 갑부(甲富), 살림이 넉넉함을 요부(饒富), 부유한 나라와 강한 군사라는 말을 부국강병(富國强兵), 나라를 풍요롭게 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부국안민(富國安民), 재물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침을 일컫는 말을 부귀공명(富貴功名), 부귀는 하늘이 부여하는 것이라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부귀재천(富貴在天), 온 천하의 재부를 모두 혼자 차지했다는 말을 부유천하(富有天下), 겉으로 보기에는 가난한 듯하나 속은 부유함을 이르는 말을 내부외빈(內富外貧), 뜬구름같이 덧없는 부귀라는 뜻으로 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부귀를 이르는 말을 부운부귀(浮雲富貴) 등에 쓰인다.
▶️ 則(법칙 칙, 곧 즉)은 ❶회의문자로 则(칙/즉)은 간자(簡字), 조개 패(貝; 재산)와 칼 도(刀; 날붙이, 파서 새기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물건을 공평하게 분할함의 뜻이 있다. 공평의 뜻에서 전(轉)하여 법칙(法則)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則자는 '법칙'이나 '준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則자는 貝(조개 패)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則자의 금문으로 보면 貝자가 아닌 鼎(솥 정)자가 그려져 있었다. 鼎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솥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鼎자는 신성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則자는 이렇게 신성함을 뜻하는 鼎자에 刀자를 결합한 것으로 칼로 솥에 문자를 새겨 넣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금문(金文)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이 솥에 새겨져 있던 글자를 말한다. 그렇다면 솥에는 어떤 글들을 적어 놓았을까? 대부분은 신과의 소통을 위한 글귀들을 적어 놓았다. 신이 전하는 말이니 그것이 곧 '법칙'인 셈이다. 그래서 則(칙, 즉)은 ①법칙(法則) ②준칙(準則) ③이치(理致) ④대부(大夫)의 봉지(封地) ⑤본보기로 삼다 ⑥본받다, 모범으로 삼다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곧(즉) ⓑ만일(萬一) ~이라면(즉) ⓒ~하면, ~할 때에는(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많은 경우에 적용되는 근본 법칙을 원칙(原則),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지키기로 작정한 법칙을 규칙(規則),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을 법칙(法則), 법규를 어긴 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규칙을 벌칙(罰則), 법칙이나 규칙 따위를 어김을 반칙(反則), 표준으로 삼아서 따라야 할 규칙을 준칙(準則), 어떤 원칙이나 법칙에서 벗어나 달라진 법칙을 변칙(變則), 변경하거나 어길 수 없는 굳은 규칙을 철칙(鐵則), 법칙이나 법령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헌칙(憲則), 행동이나 절차에 관하여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한 규칙을 수칙(守則), 기껏 해야를 과즉(過則), 그런즉 그러면을 연즉(然則), 그렇지 아니하면을 일컫는 말을 불연즉(不然則), 궁하면 통함을 일컫는 말을 궁즉통(窮則通), 서류를 모아 맬 때 깎아 버릴 것은 깎아 버림을 일컫는 말을 삭즉삭(削則削), 가득 차면 넘치다는 뜻으로 모든 일이 오래도록 번성하기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만즉일(滿則溢),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圖謀)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이르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이르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음을 이르는 말 이르는 말을 수즉다욕(壽則多辱), 달이 꽉 차서 보름달이 되고 나면 줄어들어 밤하늘에 안보이게 된다는 뜻으로 한번 흥하면 한번은 함을 비유하는 말을 월영즉식(月盈則食),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남을 꾸짖는 데에는 밝다는 뜻으로 자기의 잘못을 덮어두고 남만 나무람을 일컫는 말을 책인즉명(責人則明), 너무 성하면 얼마 가지 못해 패한다는 말을 극성즉패(極盛則敗),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겸청즉명(兼聽則明), 예의가 너무 까다로우면 오히려 혼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예번즉란(禮煩則亂), 너무 세거나 빳빳하면 꺾어지기가 쉬움을 일컫는 말을 태강즉절(太剛則折), 세상에 도덕이 행해지면 즉 정의로운 사회가 되면 나아가서 활동함을 일컫는 말을 유도즉현(有道則見), 논밭 따위의 등급을 바꿈을 일컫는 말을 나역등칙(那易等則), 만물이 한 번 성하면 한 번 쇠함을 일컫는 말을 물성칙쇠(物盛則衰), 죽어서 남편과 아내가 같은 무덤에 묻힘을 일컫는 말을 사즉동혈(死則同穴),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진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성하면 반드시 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만즉휴(月滿則虧), 꽉 차서 극에 달하게 되면 반드시 기울어 짐을 일컫는 말을 영즉필휴(零則必虧), 물건이 오래 묵으면 조화를 부린다는 말을 물구즉신(物久則神), 물이 깊고 넓으면 고기들이 모여 논다는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연히 사람들이 따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광즉어유(水廣則魚遊), 충성함에는 곧 목숨을 다하니 임금을 섬기는 데 몸을 사양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충칙진명(忠則盡命), 예의를 잃으면 정신이 흐리고 사리에 어두운 상태가 됨을 이르는 말을 예실즉혼(禮失則昏), 물의 근원이 맑으면 하류의 물도 맑다는 뜻으로 임금이 바르면 백성도 또한 바르다는 말을 원청즉유청(源淸則流淸), 무엇을 구하면 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구즉득지(求則得之), 자기가 남보다 먼저 실천하여 모범을 보임으로써 일반 공중이 지켜야 할 법칙이나 준례를 만듦을 이르는 말을 이신작칙(以身作則), 새가 쫓기다가 도망할 곳을 잃으면 도리어 상대방을 부리로 쫀다는 뜻으로 약한 자도 궁지에 빠지면 강적에게 대든다는 말을 조궁즉탁(鳥窮則啄), 짐승이 고통이 극도에 달하면 사람을 문다는 뜻으로 사람도 썩 곤궁해지면 나쁜 짓을 하게 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수궁즉설(獸窮則齧) 등에 쓰인다.
▶️ 多(많을 다)는 ❶회의문자로 多는 夕(석; 저녁)을 겹친 모양이 아니고 신에게 바치는 고기를 쌓은 모양으로 물건이 많음을 나타낸다. 뒷날에 와서 夕(석;밤)이 거듭 쌓여서 多(다)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多자는 '많다'나 '낫다', '겹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多자는 夕(저녁 석)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肉(고기 육)자를 겹쳐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肉자가 서로 겹쳐진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지만, 금문에서는 夕자와 肉자가 매우 비슷하여 혼동이 있었다. 多자는 본래 고기가 쌓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많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그래서 多(다)는 ①많다 ②낫다, 더 좋다, 뛰어나다 ③아름답게 여기다 ④많게 하다 ⑤두텁다 ⑥붇다, 늘어나다 ⑦겹치다, 포개지다 ⑧도량이 넓다 ⑨중(重)히 여기다 ⑩크다 ⑪남다 ⑫공훈(功勳), 전공(戰功) ⑬나머지 ⑭단지(但只), 다만, 겨우 ⑮두터이 ⑯많이 ⑰때 마침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적을 과(寡), 적을 소(少)이다. 용례로는 모양이나 양식이 여러 가지임을 다양(多樣), 운수가 좋음이나 일이 좋게 됨을 다행(多幸), 수효가 많음 또는 많은 수효를 다수(多數), 분량이나 정도의 많음과 적음을 다소(多少), 일이 바싹 닥쳐서 매우 급함을 다급(多急), 매우 바쁨이나 일이 매우 많음을 다망(多忙), 복이 많음 또는 많은 복을 다복(多福), 많은 분량을 다량(多量), 인정이 많음이나 교분이 두터움을 다정(多情),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울려 아름다움을 다채(多彩), 많이 읽음을 다독(多讀), 많이 발생함을 다발(多發), 근원이 많음 또는 많은 근원을 다원(多元), 많이 알고 있음으로 학식이 많음을 다식(多識), 많은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다중(多衆), 가장 많음을 최다(最多), 너무 많음을 과다(過多), 소문 따위가 어느 곳에 널리 알려진 상태에 있음을 파다(播多), 매우 많음을 허다(許多), 여러 가지가 뒤섞여서 갈피를 잡기 어려움을 잡다(雜多), 번거로울 정도로 많음을 번다(煩多),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려움 또는 방침이 많아 할 바를 모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다기망양(多岐亡羊),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말을 다다익선(多多益善), 정이 많고 느낌이 많다는 뜻으로 생각과 느낌이 섬세하고 풍부함을 이르는 말을 다정다감(多情多感), 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사다난(多事多難),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잘 처리함을 이르는 말을 다다익판(多多益辦), 아들을 많이 두면 여러 가지로 두려움과 근심 걱정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남다구(多男多懼), 유난히 잘 느끼고 또 원한도 잘 가짐 또는 애틋한 정도 많고 한스러운 일도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정다한(多情多恨), 밑천이 많은 사람이 장사도 잘함을 이르는 말을 다전선고(多錢善賈), 수효나 양의 많고 적음을 헤아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다소불계(多少不計), 재주와 능력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재다능(多才多能), 재주가 많은 사람은 흔히 약하고 잔병이 많다는 말을 다재다병(多才多病), 보고 들은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을 이르는 말을 다문박식(多聞博識), 말이 많으면 자주 곤란한 처지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다언삭궁(多言數窮), 일이 많은 데다가 까닭도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사다단(多事多端), 일이 많아 몹시 바쁨이나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쁨을 이르는 말을 다사다망(多事多忙), 일이 가장 많을 때나 가장 바쁠 때 또는 흔히 국가적이나 사회적으로 일이 가장 많이 벌어진 때를 이르는 말을 다사지추(多事之秋),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어쩌다가 사리에 맞는 말도 있음을 이르는 말을 다언혹중(多言或中), 재능과 기예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재다예(多才多藝), 여러 가지로 일이 많고 몹시 바쁨을 이르는 말을 다사분주(多事奔走), 종류가 많고 그 양식이나 모양이 여러 가지임을 이르는 말을 다종다양(多種多樣), 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호사다마(好事多魔), 학문이 넓고 식견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박학다식(博學多識), 준치는 맛은 좋으나 가시가 많다는 뜻으로 좋은 일의 한편에는 귀찮은 일도 많음을 이르는 말을 시어다골(鰣魚多骨), 일이 얽히고 설키다 갈피를 잡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복잡다단(複雜多端),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이르는 말을 건양다경(建陽多慶),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수즉다욕(壽則多辱),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팔아 이문을 올림을 일컫는 말을 박리다매(薄利多賣) 등에 쓰인다.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어버이를 섬김에 효도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친이효(事親以孝),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임금을 섬김에 충성으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군이충(事君以忠),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일컫는 말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일컫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일컫는 말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을 사대주의(事大主義), 옛 사람의 교훈을 본받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사불사고(事不事古), 한 가지 일도 이루지 못하거나 하는 일마다 다 실패함을 일컫는 말을 사사무성(事事無成),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일을 함에는 신속함을 중요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사귀신속(事貴神速), 이미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지차(事已至此), 여러 가지 사변이 자꾸 일어나 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변무궁(事變無窮)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