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문화 전성시대,
개인의 올바른 성장이 새로운 변혁의 시작
국내외 경제 저성장의 영향으로 과시 중심의 소비에서 가치 중심의 소비로 전환되고, 나아가 실용성을 추구하는 큰 흐름이 이어져 1인 문화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사회는 갈수록 개인화되고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인 교류는 점차 단절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는 혼자라고 하면 사회와 차단되고 고립된 생활을 하는 '외톨이'로 여기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1인 문화가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늘기 시작했다.
지금은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시대이다. 이제는 혼자 밥을 먹는 것을 넘어 혼자 술을 마시는 것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혼자'의 삶이 '혼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공유하는 모임(소셜다이닝 등) 등을 통해 자연스레 공동체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집단의 성장으로 이어져 우리사회와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문화를 풍부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개인의 고유성이 올바르고 강하게 빛을 발할수록 집단의 보편성 또한 성장의 동력이 되어 새로운 변혁의 물결을 만들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것이다.
의식주를 중심으로 본 1인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그럼 이제부터 인간생활의 기본요소인 의식주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정리해보고, 1인 문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지 알아보자.
'의' 생활 변화의 키워드는 '가성비'와 '개성', 취향 존중
최근 '의' 생활의 키워드는 '가성비'와 '개성'이다. 즉, 최근의 변화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 개인의 가치관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예전에는 연예인이 입은 옷을 보고 '저걸 사야지' 했다면 지금은 '저런 분위기나 스타일로 입어야지'라는 식으로 대중의 쇼핑패턴이 선택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무조건 TV나 잡지에 나온 브랜드, 혹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값비싼 명품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거기에서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의'생활의 가치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변화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인은 과시적인 패션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실용적인 룩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단순히 트렌드를 쫓기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시적인 패션보다는 꾸미지 않아도 멋스러운, 자신에게 어울리는 실용적인 룩을 선호하는 게 지금의 추세이다. 요즘처럼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는 자신의 패션에서부터 생활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무드를 추구하려는 니즈도 강해지기 마련이다. 하이패션 브랜드에서 리빙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값비싼 것에 대한 동경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 소비자는 전에 비해 훨씬 유연해지고 영민해졌다. 많은 취향이 존중받고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증명이다. 패션에서 말하는 젠더리스, 에이지리스, 시즌리스 등 'less'의 시대가 추구하는 건 결국 어떤 경계나 법칙을 넘어 온전히 자신의 취향을 가지는 것이며, 그 취향들이 존중받고 인정받으면서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탄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식'생활 변화의 중심 키워드는 '관계지향'과 '삶의 질 향상'
'식'생활 변화의 중심 키워드는 '관계지향'과 '삶의 질 향상'이다. 건강하고 가치 있는 '식사'를 통해 삶의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하면서 단순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이를 통해 삶의 가치와 만족감을 높이고 관계지향의 식문화가 대두하고 있다.
'가치 소비'가 확산되고 프리미엄 시장이 대세가 되면서, 불황에도 자신을 위한 소비에는 과감히 지갑을 여는 포미족(FOR ME)이 소비 블루칩으로 주목 받고 있다. 불황에도 먹을거리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이른바 '작은 사치'가 늘어나면서 디저트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여건으로 결혼관이 변화하고 SNS와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나홀로 식사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싱글슈머가 증가하고 1인을 위한 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싱글슈머 : 혼자라는 뜻의 싱글(single)과 소비자라는 뜻의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자신의 생활 패턴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사람들)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통해 혼자 밥 먹는 '혼밥'이란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SNS에서는 혼밥을 키워드로 한 해시태그가 넘쳐나고 있다.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하기엔 '혼밥'이 이끈 변화는 상당히 크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는 새로운 소비층 공략을 위한 소량 제품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고, 홍대나 강남과 같이 젊은 사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1인 식당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하나의 문화·사회현상으로 자리한 '혼밥'에 이어 '혼차' '혼영' '혼술' 등 바쁜 일과 중의 커피 한잔, 퇴근길의 맥주 한잔조차 여럿이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자유롭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의식주를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생활상이 음주 문화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처럼 바쁜 현대인에게는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누릴 여유가 필요하다. 국내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어서며 간편하게 한 끼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메뉴가 늘어나는 추세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골목 상권마다 넘쳐나는 편의점이 소위 동네 밥집과의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냉장 식품으로만 유통되는 편의점 도시락이 상온으로 유통 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1층에 자리 잡은 편의점에서는 현재 신선식품의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가족 단위의 대량 구매가 이뤄지는 대형마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앞으로도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혼밥족을 겨냥해 1인 메뉴, 혼자 먹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등 1인 고객을 모시기 위한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혼자 생활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혼자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것 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사회 문화의 중심이 단체에서 개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편, 1인 문화가 발달하면서 동시에 채워져야 할 정서적 포만감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계지향 식문화인 소셜다이닝(공유부엌)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에 대한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이웃 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올바른 식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생활 변화의 키워드는 '편리성'과 '효율성'
'주'생활 변화의 키워드는 '편리성'과 '효율성'이다. 주거환경이 단순히 생활하는 곳이 아닌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솔로 라이프를 위한 소형 가전제품과 가구, 셀프 인테리어 용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 따라 좀 더 심플하고 경제적으로 자기답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려는 가치관이 주거환경에도 적극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에 걸맞게 '솔로 이코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솔로 이코노미'란, 기업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개인의 공간은 유지하며 거실, 주방 등을 공동 생활공간으로 하여 여러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셰어하우스’ 주거 형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자 사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고 쉽게 역세권에 방을 구할 수 있어 학생이나 저소득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다. 이와 더불어 셀프인테리어 시장도 활성화 되고 있다. 또한 간편한 캠핑을 통해 야외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간편하게 힐링을 즐길 수 있는 트렌드도 보이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 '현대인의 행동 특성'에
초점을 맞춘 'WE&I'
이처럼 우리의 '의식주' 생활은 '따로 또 같이'의 관계의 미학에서 오는 '홀로' 행동하는 트렌드와 '함께' 행동하는 트렌드의 양면성을 조화롭고 가치 있게 융합하며 변화하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집단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서로의 장점들을 공유하고, 현 시대의 전반적인 문화를 선도하며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성장하고 있다.
의, 식, 주를 중심으로 정리해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현대인의 행동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종합해보면 'WE&I', 즉 '우리'라는 집합과 '나'라는 개인이 가지는 관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개인적인 활동을 하면서도 광화문 광장에 촛불을 들고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은 집단과 개인의 관계적 측면에서 'WE&I'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보건대, 2017년에도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개인'과 '공유하고 나누는 집단'의 공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인이 선택적으로 집단에 소속되는 현상이 꾸준히 발생할 것이다.
나와 집단은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얼마나 조화를 잘 이뤄 서로 윈윈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가치관의 균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소수는 작지만 그 힘이 모이면 다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은 개인을 존중하고 개인은 집단을 소중히 해야 한다. 개개인에게 이처럼 인격적인 성장이 뒤따른다면 'WE&I' 모두 조화를 이루고 상생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1인 문화를 서로 공유하는 특별한 과정을 통해 이전에 없던 공동체를 탄생시키는 혁신은 계속될 예정이다.
현대인은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으며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최근 1인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촛불집회도 자신의 신념과 사회적 이슈를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같이 나누어 문제를 해결하고 다수의 의견을 전달하는 의미에서의 하나의 커뮤니티로 볼 수 있다.
SNS와 커뮤니티, 1인 미디어 시장의 발달은 이들의 활동영역을 다양하게 변화시켰다. 최근 소비시장에서도 이들이 정보의 발산력, 파급력이 높은 트렌드세터로서 견인차 역할을 하는 중요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여겨지고 있다.
혼족들의 경제활동을 뜻하는 '1코노미(1conomy)'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나홀로 문화를 경제적으로 해석한 신조어가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으로도 혼족을 파워 컨슈머로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위드컬처 컬처트렌드 연구소(CUTI)에서
발표한 2017 트렌드 키워드 : 'SODA'
Sharerience = Share + experience: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 (1인 미디어, 리뷰어 등)
cOmmunitist = community + tist: 관심사에 따라 여러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정보를 얻고 함께 행동하길 즐기는 사람들 (취미- 동호회 / 관심- 해시태그/신념- 촛불집회)
Deeperence = deep difference: 남들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관심사에 깊게 빠지는 스페셜리스트
Alone인= alone + 사람: 대부분의 활동을 스스로 해결하며 혼자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
2017 트렌드 키워드 'SODA'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소수와 다수를 대표하는 모든 키워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와 집단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개인의 의사가 집단에 잘 반영되는 것은 건강한 집단의 첫 번째 조건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소다'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청량감'처럼, 2017년에는 나와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서로에게 발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사이트 - 웹진 2017년 2월, 최영은 위드컬쳐
컬처드랜든 연구소 연구원)
※ 위드컬처는 국내 1세대 문화마케팅 전문가 이경선 대표가 설립하여 '문화'를 통해 기업과 제품에 스토리를 부여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는 전문 브랜드 마케팅 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