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7월 22일 ~ 25일에 경기도 양평 코바코 연수원에서 진행된 '사진 분야 하반기 예술강사 연수'에 대한 제 소감입니다. 이 글은 사진 분야 강사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도 올렸습니다.
글의 내용은 주로, 지난 2월에 진행된 상반기 연수에 이어 노출된 하반기 연수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참고로 사진 분야 강사풀 제도는 금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학교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강사는 30여명 됩니다.
그리고 이 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연수 후 설문을 받는 시간을 너무 촉박하게 진행해서 제대로 설문에 응답할 수 없었던 사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객관식 항목만 답할 시간이 주어졌고, 주관식 항목은 거의 쓸 수가 없었습니다. 설마 쓴소리를 듣기 싫어서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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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선생님들을 만나뵙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전 이번 연수를 통해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사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의지와 생각에 대한 고삐를 다시 죄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 사진 예술 강사풀 제도가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이번 연수를 들으며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음 연수에는 좀 더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 각 강의에 대한 생각을 적어 봅니다.
다중지능이론과 사진교육의 접목 (윤옥인, 한국다중지능교육학회 부회장, 광성드림학교 교감)
윤옥인 선생님의 풍부한 교육 경험, 다양한 교육 방법의 실험과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이 소개하는 다중지능이론은 유익했으며, 사진 교육과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는 점에서 좋은 만남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다중지능이론이 사진 문화예술교육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목이 가능하며, 접목되었던 사례들은 무엇인지, 그 성과와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윤옥인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는 사진 문화예술교육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재풀의 빈약함에 대해서 생각했다. 연수 주최측에서는 보다 다양한 내용을 예술 강사들에게 교육시키고 싶었겠지만, 기대하는 내용을 충실히 강의할 강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이런 점은 김흥수 선생님의 경우도 그러한데, 굳이 교수라는 직책의 사람을 꼭 강사로 모셔야만 하는지 의문이 든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 강사들이 목말라 했던 부분을 제대로 체워 줄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연수를 진행할 강사들에 대한 인재풀의 빈약함 뿐 아니라, 연수 기획자의 마인드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읽기, 사진을 통한 교육의 실제 (현혜연, 사진교육학회 사무국장,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강사)
전반기 강의 때 예술 강사들에게 한 가지 교육 방법론이라도 더 소개해 주려고 애쓴 점이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연수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사진 이미지에 대한 의미 읽기(사진 이미지 리터러시)는 사진 문화예술교육에 있어서 매우 기본적인 차원의 교육내용인 것 같다. 사진 이미지의 의미를 발생시키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대한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것들 각각이 학생들에게 어떤 방법들을 통해서 교육시키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소개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현혜연 선생님의 강의시간에서는 대학에서 흔히 진행하는 교육 방법들이 아니라, 초중등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재미있게 사진 이미지 읽기 교육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교육 방법론의 소개와 그것의 비평에 대한 강의는 내년도 연수 때 적극 개설되어야 할 강좌가 아닐까 싶다.
창의적 예술감성 교육을 위한 사진 수업 설계와 티칭 (이진우, 사진교육학회 지역위원, 인하대학교 강사)
이진우 선생님의 강의는 사진 문화예술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론화될 필요성과 가능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른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열심히 공부할 뿐 아니라, (그동안 강사로 왔던 사진학과 교수들과는 달리) 학교 현장에서 교육 경험도 지속적으로 병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사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론이 교육현장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이진우 선생과 같이 교육학, 사진학, 시각이론 등의 연구와 현장 경험이 반들시 결합될 때 가능한 것 같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였을까, 이진우 선생의 강의는 강의의 주제가 분명했으며, 그 주제를 깊이 있게 전개하고 성찰하도록 한 시간이었다. 사진 교육에서 ‘창의적인 교육’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 준 것 같다.
논리체험학습 교육을 위한 사진수업 설계와 티칭 (이인회, 사진교육학회 회장,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
이인회 선생님은 언제나 열심히 강의를 준비해 오신다. 그분의 성실성은 언제나 보기가 좋다. 그리고 사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체계화에 대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성실성과 노력에 비해 강의의 내용은 교육현장에서 구체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론적인 전개도 이진우 선생님처럼 기존의 다른 연구 성과들을 충분히 공부하거나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진 문화예술교육이 논리적 사고를 가능케 한다는 내용을 길게 주장했는데, 사진이나 사진 교육의 어떠한 점이 교육 대상자들에게 논리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지 구체적인 연구 없이(또는 기존의 이론가들은 어떻게 말했는지 소개 없이) 성급하게 그것을 공식화 시킨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사진 교육에서 활용가능한 논리적 사고의 계발에 대한 교육 방법을 체험학습이나 스케빈저 헌트 두 가지만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 현혜연 선생의 사진 읽기를 위한 교육이나 이진우 선생의 창의적 예술 감성 교육과 더불어 사진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 논리적 사고의 계발인데, 어떤 교육방법들을 교육현장에서 실행할 때 어떤 논리적 사고가 구체적으로 계발될 것인지에 대한 소개가 없어 많이 아쉬웠다.
이와 비슷한 경우를 소개하면, 지난 전반기 때 교육안 작성에 대한 강의를 할 때, 이인회 선생의 강의는 교육청에서 일선 교사들에게 요구하는 강의안 작성방식을 단순히 소개한 반면, 이진우 선생의 경우는 현장에서 예술 강사들이 손쉽게,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강의안 작성방식을 소개했던 것이 그것이다.
한교 현장에서의 사진교육 사례 연구 (안삼일, 인천 운봉고등학교 교사)
이번 연수 중에서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고,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던 강의 였다. 사진 교육이 과연 무엇을 위해 진행되어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강의었다. 사진 문화예술교육이 궁극적으로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토론과 성찰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고민할 수 있는 강좌는 내년도 연수 때 꼭 포함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선생님이 소개해주신 수업의 진행 방법은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다. 이런 면에서 다양한 교육방법을 소개받지 못하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끼지만, 지극히 단순히 보이는 사진 교육의 방법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교육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그 성과가 결정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 같다.
안삼일 선생님의 강의는, 예술 강사 연수는 반드시 교육 현장의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오셔서 강의를 해야 한다는 확신을 다시 갖게 했다.
포트폴리오와 전시기획 (김흥수, 사진교육학교 지역위원, 동우대학교 사진학과 교수,)
강의 전반부의 내용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교육자의 태도를 다시 강조하는 사족에 불과했다. 이러한 강의를 한 이유는 분명한 것 같다. 사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현장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김흥수 선생은 예술 강사들을 평가하는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는 것 같은데, 이런 분이 강사를 평가하는 것 또한 문제이다. 교수 위주로 지역위원을 선정해야 한다는 권위적인 발상이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강의 준비는 많이 해오셨는데, 어떤 것이 교육현장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정확히 내리지는 못한 것 같다. 이것 또한 교육현장에 대한 체험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강의 초반부에 사진 문화예술교육이 궁극적으로 사진에 대한 대중적인 수요와 시장성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 점인데, 사진 문화에술교육의 필요성과 궁극적인 목표를 그것이 초래할 결과와 혼돈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강의 중간 중간에 사진 분야 강사풀 제도가 사진교육학회의 노력에 의해서 신설된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것과 전혀 다르다. 문화예술교육 진흥법이 국회에서 만들어진 2005년 이후부터 문광부와 진흥원에서 신규분야들을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교육학회는 작년에 급하게 만들어진 단체이며, 지금은 그저 사진 분야 예술 강사풀 제도의 실행을 도와주는 단체에 불과하다. 이미 알려진 단체들 뿐 아니라, 수많은 개인과 단체에서 지난 몇 십 년 전부터 사진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은 진행하고 있었고, 그러한 노력과 염원에 힘입어 사진 분야 예술 강사풀 제도가 다행스럽게 만들어졌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겠다. 사진 분야 문화예술교육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도 특정한 단체가 배타적으로 주도해서하기 보다는 기존에 활동하던 분들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