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대장부엉이 원문보기 글쓴이: ▦농 붱
* 앞서 훅이는 요긔 http://cafe.daum.net/coolowl/P2FA/15742
* 들으면서 메모한걸로 다시 적은거라 중간에 누락된내용, 다소 조금 표현이 달랐던 내용등이 있을 수 있음!!!!!
이거슨 녹취록이 아님요...
(먼저 쿠키랑 나눠주시고...)
명숙언니 : 궁금한거 많으시죠? 다들 질문하고 싶으신거 맘껏 하세요.
명숙언니 : 다들 나보고 말랐다, 맘고생 많았다 하신다. 그렇지만 사실 민주행동 시작하면서 6일이 지났는데
그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기운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건강하다.
또 그 동안 군살이 많이 붙었었는데 다이어트를 한 셈이 되어서 몸이 가벼워져서 좋다. 갈수록 기운이 나고 있다.
쌍커 :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때 사실 강남쪽을 거의 안오신걸로 안다. 만약 강남쪽으로 좀 더 유세를 오셨다면
결과가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보신적 있으실지..
명숙언니 : 사실 강남쪽에도 가긴 갔다. 전철역, 터미널, 강남역 근처같은 젊은이들 많이 오는데....
그런데, 전략적으로 유세를 다니다보니 조금 덜 가긴 갔다.
박빙지역이라던가, 그렇게 당에서 선거 유세를 할때 전략적으로 갈 지역을 정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곳에는
네번씩이나 가기도 하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신촌, 홍대 이런 곳은 좀 더 공략하고 그랬다.
사실 강남에 한번 더 갔다고 더 찍어줬을까 (웃음)
그리고 사실 강남에서 육만표 이상 나왔다. 꽤 많이 나왔어요.
쌍커..가 아니라 어느 지지자 남성햏 : 아마 다들 궁금해 하실것 같아서 내가 대신 물어보려고 한다.
군대 다녀온 군필자 아드님이 계시다고 아는데 혹시 사진을 공개해주실 수 있는지... (폭소.. 여기저기서 이미 사진 봤다는 말 나옴)
쌍커 : 전략적으로 노출을 좀 해주실 생각 없으세요 (웃음)
명숙언니 : 사실 걔가 노출을 많이 꺼려한다. 내 책에, 그 아이가 군대 갔을때 세가족이서 찍은 사진을 실은게 있는데
그거가지고 참 그래하더라.
내가 장관을 할때는 그 아이가 고교생이었는데, 학교 친구들에게 내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안했다고 한다.
총리 할때는 군대에 가 있었는데, 그동안 면회를 단 한번도 못갔다.
왜냐면, 총리이기 때문에 앞뒤로 경호원이 열명씩 붙는데, 만약 총기도 있고 그런 군대에 면회를 간다고 하면 미리 경호원들이 다 가서 점검을 해야 하고
그러면 애한테 얼마나 부담이 될까. 그래서 한번도 면회를 못갔다.
그냥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하더라. 군대 가서도 어머님 직업을 공무원이라고만 적었다고 들었다. (폭소)
그리고 걔가 많이 어리죠.
(어디선가 "저도 어려요" 라고 쌍커가 이야기하자 또 폭소터짐)
쌍커 : 아드님 성함이 한, 길인데 특이한 성함같다 혹시 유래를 들을 수 있을지.
명숙언니 : 원래는 박한, 길 이라고 하려고 했다. 성이 박한, 이름이 길. 여성운동 하는데서 부모의 성을 한자씩 따서
오한숙희 이런 식으로 이름짓는게 굉장히, 남녀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 강력한 방법이라 많이들 그러고
또 우리도 그러려고 했다.
그래서 출생신고를 하러 갔더니, 그런 성은 없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싸우다가 결국 법원에서 인정이 안되서
그렇게 짓긴 했는데 우리한테는 박한 길이다. 길아, 길아 그렇게 부른다.
쌍커 : 그럼 그렇게 이름을 짓는건 어느분, 부군 되시는 분의 생각이었는지 한총리님 생각이었는지...
명숙언니 : 내 생각이었다. 내가 여성운동 맹렬 1호다. 그리고 사실 부모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리 어머니 성함이 "이 금애"인데, 할아버지가 김씨이고 할머니가 이씨이다. 두분이 사랑하셔서 낳은 아이가 어머니라고,
그래서 이름이 이 금애라고 지었다고 어렸을떄 들었는데 (우와아---)
나도 그렇게 지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빠꾸먹었죠. (웃음)
그런데 애를 키울때, 워낙에 강한 사회활동을 했고 또 돈도 너무 없었다.
그런데 어린이 집이라던가, 보육시설이라던가, 공부방같은 그런 애를 맡길 수 있는 장소가 정말 전혀 없었다.
그래서 시댁에도 맡기고 친정에도 맡기고 교회에도 맡기고... 그렇게 여기저기 맡기면서 애를 키웠다. 너무 힘들었다.
물론 지금도 힘들지만..... 언제 한번은 애가 요만할때, 같이 데리고 나가려고 애를 데리고 나가는데
"엄마, 나 오늘은 어디에 맡길거야?"라고 물어보는거다. 너무 가슴 아프더라.
사회 활동 하는 엄마들은 그런때 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이번에 서울시장이 되면 꼭! 무상보육을 반드시 하려고 했다. 서울시에서 보육비를 대주는 무상보육을 하면
보육시설을 사용하려는 부모들도 늘고, 보육시설에 애 숫자도 늘고, 그렇게 서울시에서 지원을 하면 보육 시설도 좋아지고
보육 교사 수도 많아지면서 인건비도 더 수준이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교사 수준도 올라가고 보육시설의 질이 더 향상되서
더 많은 부모들이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게 되는...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저출산 그러는데, 지금 서울시의 평균 출산율이 0.96이다. 한명도 채 안낳는거다.
저출산 문제가 심하다고 하는데 애를 안낳게 되는 이유는 우선 키우는게 너무 힘들고,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드는게 원인이다.
서울시에서 무상 보육을 하게 하면 그 두 이유중 하나는 해결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만 똑 떨어져버려서...
사회활동 하는 엄마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 일하는게 더 편해지고, 그렇게 되면 애 하나정도는 더 낳을 수 있게 되고..
저출산 위기다 그러는데, 경제는 위기다 그러지만 저출산은 위기가 아니다. 나라의 재앙이다.
그래서 이번에 꼭 그걸 해결하고 싶었다. 언젠가는 꼭 하고 싶다. 그런, 일하는 엄마의 어려운 경험을 가진 여성운동가로서,
꼭 그렇게 해결을 하고 싶었는데...
사실 어제 다들 취임식 하는걸 보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되면, "사람중심의 서울시"를 꼭 만들려고 했다.
(중간에 좀 안적고 넘어간 부분이 있고..해서 중략하고)
명숙언니 : 촛불 들면, 겁 안나요? (아니요!)
지금까지 촛불 시위하다 연행된 사람수가 2500명이고 그 중 1600명이 계류중에 있다.
집시법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난건가요? (옆에서 불일치라고 말해드림) 그렇게 불일치가 나서 고쳐야 하는건데
한나라당에서 수정안을 내가지고 열두시에서부터 여섯시까지 집회를 못하게. 그렇게 되면 아예 야간 집회가 어려워지는건데
이게 9월 국회까지 연기가 되서 지금은 야간 집회가 가능하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7월 임시국회를 열려고 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이때 그걸 처리해버리려고 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되면, 계류중인 1600명이 다 유죄가 되는거다. (다들 큰일이라고 웅성웅성..)
(또 중략... 축구 좋아하는데 이놈의 세상떄문에 내가 월드컵도 즐길수 없다는 한탄과 그런 이야기들이 나옴)
쌍커 : 축구 이야기가 나와서... 총리님은 축구 좋아하세요? 어느 축구선수 좋아하세요?
명숙언니 : 제가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 막 어렸을때부터 운동도 되게 열심히 하고 그랬다. 고무줄도 너무 잘해서,
양쪽 아무데서도 안끼워줘서 깍두기라고 그렇게 깍두기 했다.
선수들 중에서는 호나우딩요를 좋아한다. 요새는 잘 안나오던데.... 왜, 그사람이 뻐드렁니도 나고 그랬는데 막 날마다
웃지 않나. 그 웃는 얼굴로 훨훨 나르는데 그건 축구 "시합"을 하는게 아니라 그 축구라는 "운동"을 즐기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좋았다.
국내 선수중에서는 홍명보 선수를 좋아한다. 믿음직하고... 지금 젊은 선수들은 그냥 다 예쁘다.
다들 박지성을 좋아하니까, 나도 박지성을 좋아한다고 하면 좀 그런데 (웃음)
왜 박지성이 좀 촌시럽게 생겼잖나. 그런데 요새는 너무 멋있다. (막 소녀처럼 웃으심) 사람 눈이 참 이상하죠.
멋있게 생긴 것 같아요 요새는.
여성부 장관 했을때가 국민의 정부 시절인데, 국무회의에서 맨날 걱정했다. 월드컵을 유치는 해놨는데 이걸 어떻게 붐으로
만들어야 하나.... 막 대통령님 장관들, 정몽준씨까지 불러다가 다들 한숨쉬며 걱정했는데 막상 되니까 4강까지 만드는 그런 신화를 만들어냈다.
그때 광주도 가고, 이탈리아전 스페인전도 가고 그랬다.
폴란드전때는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직접 가셨는데, 그분이 좀 표현력이 없으시다. 이기면 막 일어나서 방방 뛰고 그래야 하는데, 가만히...... (폭소)
그래서 옆에서 "일어나서 막 환호도 하시고 그러시라"고 코치도 해드리고 그랬다. (폭소)
직접 다들 갈 수 없는날은 청와대에 모여서, 다들 빨간 티셔츠 입고 응원하고 그랬다. 그런데 참 답답했던 것이,
대통령님이 계시니 까불수가 있어야지......... 진짜 나 혼자, 설기현이 골 넣었을때 막 벌떡 일어나서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하고 그랬다.
쌍커 : 그럼요 총리님, 다음에 올림픽도 있고 아시안게임도 있고 그런데 그때 쌍코에서 같이 단관하시면 어떠세요? (옆에서 아시안게임은 11월에 있다고 이야기함)
명숙언니 : 너무 좋죠! 좋아요! (다들 박수 환호)
총리 할때는 2006년 월드컵이었는데, 그때 유럽 해외순방이 있어서 월드컵이 있는 도시로 일정도 맞추고 그래서 보러갔다.
그, 프랑크푸르트에서 이천수가 골을 넣은 경기... 그게 어느 나라더라.... (어느쌍커햏이 이천수가 골 넣은거면 토고전이라고 알려드림)
토고전? 거기도 보러가기로 했는데, 예상이랑 그런거 보면서 아무래도 질확률이 크다고 해서..전적같은거로 봤을떄,
질 공산이 크다길래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 여성총리니까...
한국에서는 아직도 그런게 있다. 여자가 참여한 경기같은거에서 지면 여자가 있으니까 재수없어서 졌다,
뭐 그런 여성 비하적인 그런.. (여기저기서 공감의 소리가 터져나옴)
그래서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진짜 전반전에서 0:0으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거다. 중간 휴식때 나왔는데 프랑크푸르트
시장, 주지사, 그리고 그 유명한...누구더라...그 축구선수 하다가 정치인된...(아까의 쌍커햏이 또 베켄바우어라고 알려줌)
맞다 베켄바우어, 그사람이랑 다 앉아있는데 분위기가 토고가 이길 것 같다는거다.
분위기가 한국이 진다... 아무래도 예감이 질것같은... 그런데 아------- 그런데, 후반에 멋지게 골을 딱 넣어버려서!
총리체면도 잊고 그자리에서 팔딱팔딱 뛰면서 좋아했다.
경기 끝나자마자 뽀르르 내려가서 다 안아주고...악수하고... 그 감독이 누구더라
(역시나 아까의 쌍커햏이 아드보카트 감독이라고 말씀드리자 작게 웃음터짐. 명숙언니도 완전히...하고 웃으시고..)
그렇게 아드보카트 감독하고도 포옹하고.
박지성이도 안아주고. (부러움의 감탄사 터짐.) 신문에는 이천수를 안아주는 장면이 실렸는데.
그런데 박지성이 참 무표정하더라 (웃음)
쌍커 : 그럼 동계올림픽때 김연아 경기도 보셨어요?
명숙언니 : 김연아랑.. 그 이태환인가? (옆에서 박태환이라고 고쳐드리자 또 폭소터짐) 아 박태환.
총리때 그 둘을 초청해서 이야기도 같이 하고 그랬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이 참 우수하다. 그 중에서도 여자가 우수하다. (폭소와 박수)
여기 계시는 모든 남자분들은 다 여자같은 분들이라 또 우수하시고 (또 폭소)
쌍커 : 정말 참 동안이신데, 피부관리 비결같은 것 좀...
명숙언니 : 그게, 이야기해도 다들 실망할 것 같은데.... 나 아무것도 안바르고 잘떄도 많고...
(으어어어어어-하고 괴로움의 탄식이 여기저기 터져나옴)
그런데 우리때는 화장을 원래 잘 안해서, 공직에 있을때야 카메라도 받아야 하고 하니까 남자들도 메이크업을 하고
그러지만 서른살 넘어서까지도 내가 화장을 안했다. 그리고 요새는 화장하는데 규칙도 많고 막 이렇게 발라야하고
저렇게 발라야 하고 뭐부터 바르고 그 다음에 뭐 바르고... 참 복잡하고 많더라.
그런거까지는 잘 모르고, 그냥 되는대로 바른다.
(여기저기서 타고난거가 최고라고 탄식)
여러분 다 예쁘신데. (웃음)
쌍커 : 전에 이해찬 총리님에게 정치인중 어느분이 제일 잘생겼느냐고 서열 좀 매겨달라고 했더니 한총리님이 제일 예쁘시고
그 다음 순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하셨는데 총리님꼐서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
명숙언니 : 여러분한테는 쿨붱님이 제일 잘생겼죠. 최고 미남? (웃음과 함께 우주최강조각미남이라는 추임새가 나옴)
진짜, 쿨붱님이 저를 딱 지켜주시지 않나. 그리고 정말 대단한 분이다. 여러분들이 대장부엉이로 모신거 정말 잘하고 계시는거다.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
쌍커 : 그럼 혹시 정세균 대표님 팬까페 생긴건 아세요? 도와줘요 세균맨이라고. (폭소)
(그리고 잠시 샬레 http://cafe.daum.net/skchung21 홍보타임 돋고...ㅋㅋ)
명숙언니 : 옛날에 우리가 민주화 운동할떄는 정말 목숨걸고 했다. 끌려가고...고문당하고... 이제는 많이 바뀌어서,
지금 소위 이것도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건데 여러분들은 엣지있게, 인조이 하면서, 쿨하게 그렇게 하는 모습이 참 부럽다.
세상이 달라진거다. 여러분들은 뭘 해도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재미있게 살면서 올바른 것을 추구한다는게 너무 좋다.
쌍커 : 어느 인터뷰에 실린 사진 보니까, 구속 수감되서 가실때 환하게 웃고계시더라. 어떻게 그런,
재판ㅇ 받으러 가는 상황에서, 한총리님처럼 그렇게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수감되서 가시는 상황에서 어쩜 그렇게 웃으실 수 있었느냐.
명숙언니 : 그게 아마 그때 저를 응원하러 친구랑 여러 사람들이 많이 왔었는데 그 사람들을 보면서 환히 웃고 있던게 찍힌거다.
젊었을때는 키가 160,161 그랬다. 나이드니까 좀 줄어들긴 하던데.. 몸무게도 48 킬로밖에 안되었다.
애 하나 낳고 좀 늘기는 했는데 어쩄거나 참 약체였다.
그렇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았던것 같다. 몸은 마음에 달린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젊었을때는 정말 신념이 강했다.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정말 굳게 믿고,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 있어도 사는게 그냥 너무 기뻤다. 항상 웃고...
그렇게 항상 미소지으면서...
교도소에 있다 나왔어도 고통도 몰랐다. 항상 쾌활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사는데 희열을 느끼고,
사는게 정말 생동감이 넘쳤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여러분들은 쌍코다, 소드다 그렇게 활동하시면서 아버지랑 의견도 안맞고 아버지에게 들키면 안되고..그래도 다들 옳다고
생각하시는걸 하지 않느냐. 나는 내가 믿는 이 길을 간다-라는게 삶에 정말 엄청난 기쁨을 주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가.
대강 사는 것보다, 옳다고 생각하는걸 선택하고 사는게 더... (여기저기에서 공감의 맞장구)
비록 가정에서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친구들이랑도 갈등이 있을수는 있지만 그렇게 추구하는게 사는데 정말 굉장한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이러다 밤 새겠네? (웃음)
쌍커 : 정치를 하시다가 고통스럽고 그만두고 싶으셨던 적은 없는지.
명숙언니 : 제가 정치를 한 기간은 정말 짧다. 2000년도에 비례대표로 처음 들어가서 지금이 2010년이니까 10년...
그런데 그 동안에 엄청난 양의 정치활동을 했을뿐이다. 의원에 장관 두번에 총리에...그렇게 많이 해서 오래 한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거다.
정치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은때는 여러번 있었다. 처음 정계에 들어간건 시민사회운동을 하다가 여성대표로 들어가게 된거였는데, 그때 정말 너무 힘들었다.
시민사회활동을 하면서 있던 문화, 이상주의적이고 소박하고 자유로웠던 그런 문화와 너무 달랐다.
정치에 제도권이다 보니 계파도 있고 돈도 있어야 하고... 살던 문화랑 너무 달라서, 처음 몇달동안은 사고를 뭐 하나 쳐서라도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내가 여성 대표로 들어갔다는, "여성"이라는 두 글자를 머릿속에 달고 살았다.
하나의 사회적인 모델로서... 내가 잘해야, 후배들이 나를 딛고 더 앞으로 갈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늘 하면서,
정말 남자들의 몇배로 더 노력했고 그래서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뭐가 되려는지 이렇게 고난이 계속 되고 있긴 하지만.. (여기저기서 "대통령 되시려고요"라고 말이 나오니 그냥 가만히 웃으심.)
고난을 딛고 가야 리더십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점이야 많았다. 지금도 정당이라는 것은 한계를 가질수밖에 없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그런 한계때문에 실망들을 하시지만 정말 한계가 존재하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에 대해서 후회는 없고. 그런데 정말 정치라는 것은 "최선이라는건 없다" 최선이 없으니까 차선을 추구하고,
차선도 안되면 차악이라도 가는거다. 최악만은 피하는... 그게 민주주의가 발전해가는 프로세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흑백논리가 좀 강한편이라, 최선이 아니면 다 때려치우려고 하는 경향은 있다. 투표도 그래서 안하고. (웃음)
정치에 최선은 정말 없다. 차선이나..차악이나... 예를들어 여성계쪽에도 성폭력 특별법이나 뭐 그런 특별법들이 있는데,
처음에 제안으로 나오는 것은 정말 여기저기 선진국의 좋은 예도 참고하고 그런 최선의 것이 제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걸 법제화 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맞물리고 이거빼고 저거빼고 하면서 변질되어간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나온 법을 보면, 우리가 처음에 제시한 것과는 정말 이-마만큼 거리차이가 있어서,
가끔은 이걸 이대로 해야 해? 라는 고민도 하게 된다. 아마 모든 법들이 다 이렇게 만들어질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만들어야 한다. 만들어 놓고, 계속 개정해나가는거다. 그래서 가족법도 2005년에는 마침내 호주제를
폐지한다는 성과까지 올릴 수 있었고... 성폭력 특별법, 가정법... 다 계속 개정을 거쳐서 지금은 상당수준까지 도달한 거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정치를 보는 눈도, 너무 이상만 추구하면 실망하게 되고... 그보다는, 이상에,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한발짝 한발짝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좀 편할 거다.
쌍커 : 전에 노무현 대통령님의 책을 읽었는데, 총리님을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라고 하시더라.
나는 대결구도를 많이 겪게 되고 그러는데 한총리는 시간을 달라해서 꼭 타협을 이뤄내더라고. 어떻게 그렇게 가능하셨는지 비결 좀...
그리고 총리님께서 탄압받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꼭 내 자신이 탄압받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사실 여성의 몸으로
총리자리까지 올라갔다는것은 정말 가장 대단한 성공을 이룬 셈인데, 그런 분에게도 그렇게 하는데 나같은 범부에 대해서는
얼마나 함부로 대할까 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는데,
총리님을 지켜드리기 위한 행동을 뭘 하면 지켜드릴 수 있을지 총리님 당신께서 말씀해주신다면?
명숙언니 : 아마 그게 오마이뉴스에서 인터뷰해서 만든 노무현의 마지막 인터뷰에 나온 것일거다.
내가 총리되자마자 정말 너무 큰 사안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예를들면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라던가, 북핵문제도 터지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태풍 매미도 불어닥치고... 시간이 없어서 한가지만 예로들자면 평택 미군기지 이전같은 문제도 있었는데,
그때 시위가 아주 격렬했다. 어떻게 해도 해결이 안되니까 국방부가 개입해서 강제 이주 시키려고 하고 그랬다.
그런데 총리가 되자마자 내가 대통령꼐 그렇게 말씀드렸다. 이 문제는 그런 식으로 해결하면 안된다고.
남도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러시면 안된다고. 모든게 다 역사에 남을텐데, 대화로 해결해야지 강제 해결을 하신걸 역사에 남길 생각이시냐.
나에게 맡겨달라, 내가 해결하겠다-라고 그렇게 말씀 드리고 대화를 시작했는데 물론 쉽지 않았다.
거기에는 두세번씩 이주하셔야 하는 분들도 계셨고... 프로세스가 너무 길고 복잡했다.
진두지휘를 내가 하긴 했지만 정말 복잡하고 길었다. 그래서 9개월이나 걸려서 마침내 타협을 이룰수 있었다.
그래도 대화로 해결하게 되니까, 가장 좋아하신건 노무현 대통령이셨고... 미국도 좋아하고..........
9개월이라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나는 리더십이라는게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엠비 정권 보면 사대강만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반대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러는데 그냥 밀어부치지 않나. 그런 리더가 추진력이 있고 힘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9개월이나 걸렸지만 대화를 통해 해결한 것이 더 추진력이 있고 힘이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총리가 되었을때도, 어떻게 여자가? 공무원들을 장악할수나 있겠나- 그렇게 언론에서 마구 공격했다.
그런데 장악하는 리더십은 내 리더십이 아니다. 장악이라는 글자는 손아귀에 쥐고 흔든다는 그런 글자인데,
나는 자발적으로,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일할맛 나게 그렇게 해주는게 바로 21세기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그게 더 추진력도 가지고... 실제로 증명도 되었고.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부드럽고,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 일을 푸는 리더십이 반드시 다음의 리더들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당신은 너무나 포위되어 계셔서, 그걸 뚫고 나가려면 대결구도로 갈수밖에 없다며 가슴아파 하시던걸
아직도 기억한다. 통합의 리더십을 늘 말씀하셨는데 실행을 못하신게 너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하시면 되는 일에 대해서는... 지금 하는 일들, 그런걸로 충분히 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다만 쇠고기 촛불때 너무 기겁한 이명박 정부가 공안통치를 펼치고 사람을 적으로 몰아서 조사하고 수사하고 그러니까
그게 개인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라 스스로 위축되어 있을뿐... 여러분들도 자기검열들 하시죠?
미네르바 이후 이런 일이 많아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꽃피면 경제가 발전하고,
평화가 물처럼 흐르면서 아이디어가 속출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같은 그런 문화, 문화적 르네상스가
오고 문화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거다.
그렇지만 민주주의가 꺾이고 공안통치가 되고 그러면 경제가 짓밟히고 아이디어가 죽고 문화가 죽는다.
나는 지금같은 시대야말로 용기를 더 내야할 시대라고 생각한다. 위축되어 있지만, 여러분들이 지금 여기 이렇게 계신것도
굉장히 용기있는 행위인거다.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한명숙을 지키려고 촛불을 들고 나온다? 굉장히 무서운 행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이 여러분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탄압을 하는 정부도 여론의 눈치는 본다. 여론이 많이 악화되면 아 이사람들이 뭉치는구나 싶어서
탄압을 멈출수도 있는거다. 그래서 여러분이 여론 확산에 적극 참여해주시면, 그것도 큰 도움이 되는거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바로 쌍커들은 싸인받고 사진받으려고 앞으로 모여듦 ㅋㅋㅋㅋㅋㅋㅋ)
첫댓글 우리 한총리님의 소신있게 살아온 이야기를 참으로 진솔하게 풀어나갔군요 아예 대장붱님들이 내려오시지도 않더만 이렇게 긴이야기를 하시고 계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소탈함이 배어나오는 대화록입니다.
농붱뉨...인터뷰 아주 좋네요...잘읽었어용...퍼오신 제제님께 다시 한번더 감솨
정말 다들 이쁜 쌍코, 대장붱들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