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편의점업계 매출 1위인 보광훼미리마트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편의점 사업 진출을 위해 훼미리마트 인수를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실무진들이 사업성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신세계가 훼미리마트를 인수하게 될 경우 신세계는 소매 유통업체 수직계열화를 달성,
유통업계 선두 입지를 확고히 하게된다.
◆편의점 사업 '눈독'..유통 수직계열화 '야심'
신세계가 훼미리마트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편의점 사업이
종합 소매유통기업이라는 경영 비전 달성을 위한 필요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07년 매출 15조원 달성에 이어 2012년까지
세계 10대 종합소매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신세계의 중장기 비전이다.
국내 편의점 시장규모는
지난 2003년 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는 4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4조80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게 될 경우
롯데와 마찬가지로 백화점(신세계백화점)-할인점(이마트)
-인터넷쇼핑몰(신세계닷컴, 이마트몰)
-편의점에 걸쳐 대형·소형 유통망을 갖추고 유통업태간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게 된다.
신세계의 라이벌인 롯데의 경우
백화점, 할인점, 인터넷쇼핑몰과 함께 편의점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그동안 종합소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유통 관련 미진출 분야에 대해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신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구학서 사장은 지난 2003년 말 중장기비전 선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수익성을 전제로 홈쇼핑, 편의점 등에 대한 M&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업태다각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사장이
편의점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시장 신규 진출이 어렵다는 점도
신세계가 훼미리마트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편의점업계는 훼미리마트 외에
이미 LG25(LG유통), 세븐일레븐(롯데), 바이더웨이(오리온) 등 대기업이 선점,
점포들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인수가 아닌 신규로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이마트 구매력 바탕으로 시너지 극대화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할 경우
전국 70개가 넘는 이마트의 바잉파워(Buying Power)와
가격경쟁력을 통한 시너지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올해 6000억~7000억원을 투입, 12개 점포를 열고 연말까지 85호점을 갖추게 된다.
신세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훼미리마트는 점포수와 매출면에서 단연 업계 1위다.
2000년 매출 3100억원(점포수 646개), 2001년 4700억원(903개),
2002년 7200억원(1430개), 2003년 1조원(2165개)을 달성하며 외형을 늘려왔다.
지난해는 매출 1조2400억원(2802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3350개 점포에서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쉽지 않을 듯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편의점 업태의 특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훼미리마트는 2700여개의 가맹점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개별 점포별로 점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업계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확보도 관건이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외형면에서는 업계 1위지만
수익면에서는 무리한 출점과 과당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회원사 기준 지난해 말 편의점 업계는 훼미리마트(2802개), LG25(1900개),
세븐일레븐(1186개), 미니스탑(928개), 바이더웨이(860개) 등
8개 업체가 82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경쟁 중이다.
신계의 자금 동원 능력도 미지수다.
신세계는 올해 신규점포 출점 등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대기업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업태 계열화를 위해
편의점 사업에 관심이 큰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프랜차이즈 형태라는 업태 특성과 자금면에서 인수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