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보일러 수리를 했다. 서산 온 지 벌써 8년째.
이것 저것 고장이 날 때가 된 것 같다.
재작년 2호집에서도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서
A/S 기사 불렀더니 보일러 배관 내에 열화현상으로 깨진 플라스틱 조각들이
배관을 막고 있어 청소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나도 A/S 신청했다.
역시나 보일러 배관 안에서 엄청난 플라스틱 조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것들이 막고 있으니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나보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하니 올해안에 보일러를 교체해야 될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왜 깨져 나오는 걸까?
열교환기 안에 물을 덥혀주는 여러 가닥 관들을 둘러싸고 있던 거라는데?
검색을 해 보면 귀뚜라미 보일러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란다.
아마도 열관은 금속이라 물 속에 오래있으면 녹이 생겨서
경질플라스틱으로 감싸는 방법을 채택했던 탓일지도 모른다고
쥐뿔도 모르는 내가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ㅎ
주방 수전에서도 언젠가부터 냉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겨울이라 온수와 함께 쓰면 괜찮지만 여름에는 설거지하기엔 수량이 부족하다.
다른 곳에서는 냉수가 잘 나오는데 주방에서만 언젠가부터 수량이 줄었다.
게다가 안방 욕실 세면대에서는 온수가 잘 안 나온다.
일단 세면대 수전과 주방 수전을 교체하려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누수 문제는 많아도 수량이 작아서 문제가 된다는 얘기는 없다.
꼭지 상단에 있는 카트리지에 이물질이 껴도 그럴 수 있다기에 뜯어볼 요량으로
주방 수전을 살펴보니 기둥 부분에 작은 홈이 있다.
작은 육각 렌치로 열어봤다.
근데 기둥 부분만 위아래로 약간 움직이지 꼭지 부분은 열 수가 없다.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냉온수 표지가 붙어 있는 곳을 뜯어내면 뭔가 구멍이 있을 것 같다.
그래 무식하게 송곳으로 우악스레 작은 표지를 뜯어냈다.
역시 렌치로 열 수 있는 홈이 있다.
열어보았다.
그런데 별 게 없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에는 여러가지 장치들이 나오던데 전혀 안 보인다.
그냥 하얀 플라스틱 뭉치만 들어있는 게 보일뿐이다. 조심스레 뽑으려 했더니 꼼짝도 안한다. ㅎㅎ
그래서 포기.
아래 사진을 보면 온수를 뜻하는 빨간 점 부분은 깨져나가고 냉수를 뜻하는 파란점만 보인다.
그냥 포기하기 아까워 싱크대 아래 장을 열고 냉수 온수 벽붙이 앵글을 좌우로 움직이다 보니
온수는 3바퀴 정도 도는데 냉수쪽은 두 바퀴밖에 안 돈다.
뭔가 걸려 있다는 느낌. 손잡이 부분 나사를 열어봤다.
그런데 별 거 없다. 나 원 참.
이번에는 집으로 들어오는 전체 냉수 공급을 차단했다.
그리고 다시 앵글부분을 몇 번 열었다 닫었다 했더니 와우!
냉수 공급이 제대로 된다.
소가 뒷걸음 치다 쥐 잡는다는 식으로 어쨌든 해결.
오늘은 주문한 세면대 수전이 도착하여 교체하려는데
이거 세면대 호스가 해체가 안 된다.
냉수 쪽은 쉽게 분리가 되는데 온수쪽은 요지부동.
벽붙이 앵글에 있는 나사로만 잠궜는데 온수 쪽은 계속 물이 나온다.
이거 참 야단났네.
보일러실에 있는 전체 수도 공급을 차단했는데도 온수는 나온다.
생각해 보니 그건 냉수만 차단하는 거고
온수는 보일러를 통해 나오니 온수 공급선을 닫아야 될 것 같다.
다시 보일러실에 가서 살펴보니 난방수 차단 밸브는 있는데 온수 차단 밸브는 없다.
이런 젠장.
보일러 커버를 열고 살펴봐도, 사용설명서를 봐도 온수 차단 방법을 모르겠다.
다시 욕실로 와서 앵글 부분에 붙어있는 호스부터 분리했다.
이것저것 여러가지 공구를 가지고 해봐도
좁은 공간이라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지 세면대 쪽에 붙어 있는 온수 호스가 분리가 안 된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포기할 수도 없는 일.
욕실 바닥에 누워서 머리로 똑똑 떨어지는 물을 참아내며 천신만고 끝에 겨우 분리 성공. 하하
해체는 어려워도 새로 조립하는 건 아주 쉽다.
2년전에 하나 1,200원 씩 주고 2개 사두었던 세면대용 고압 호스로 아예 싹 교체했다.
다 끝내고 샤워나 하려고 머리에 샴푸질부터 했는데 영 따뜻한 물이 안 나온다.
이건 왜 이래? 아내에게 보일러 조절기 살펴보랬더니
에러 메세지가 뜬단다. Er 2 .
환장하겠다. 대충 찬물로 처리하고 나와서 보일러 설명서를 살펴보니
1~3번 에러는 심각한 고장은 아니란다.
그럼 뭐지? 근데 보일러 설치 후 시험가동시 보일러 커버를 닫으라는 말이 있다.
어라 그거 아직 열어놨는데....
다시 보일러실에 가서 보일러 커버를 닫으니 제대로 돌아간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귀뚜라미 보일러에서만 그런단다.
지진 감시 센서가 붙어 있어서 그런다나? ㅎㅎ
세상 일 쉬운 게 없다.
주방 수전 문제는 해결했기에 금요일 주문했던 수전은 취소했는데
월요일 발송한다던 수전이 오늘 토요일 벌써 도착했다. ㅎㅎ
뭐 그냥 놔두면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근데 포장을 뜯어보니 요건 앞에 붙어 있는 샤워기홈이 기존 것과 달리 좁다.
냉수 공급이 잘 안되는 게 혹시 수전샤워기 때문인가 싶어서
17mm 큰사이즈로 여러 종류 사 놓은 게 있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