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마지막같다. 문득 '내일의 날씨'를 듣다가, 세상 어디선가 이 방송 제목인 '내일의 날씨'가 누구에겐 절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니 나마저 절망이 스며왔다. 광교산의 법륜사에 들러 백팔 배 하려 했는데, 마침 천도재가 있는지 법당 안으로부터 목탁소리와 염불소리, 독경소리가 맑게 분출하고 있었다. 절을 돌아 광교산 입구에 들어서니, 갑자기 들꽃들과 그 꽃에 앉은 몇몇 벌레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나방과 이름 모를 벌레들이 풀잎 위 아래로 많이 붙어 앉았다. 때로는 껍데기로 때로는 움직이며 나를 피해 숨는가 싶더니 당당히 자기를 드러낸다. 종류가 다른 벌레들이 위 아래에서 각기 바쁘다.
밤꽃이다. 요즘 냄새가 지독히도 진했던 그 밤꽃. 트위터의 들꽃전문가 이광조님(@orangutanlee)이 이 꽃은 숫놈이란다. 트위터를 통해 암꽃 밤꽃을 보내왔다. 바로 아래 동그란 초록이 암꽃이다.
내가 왜 갑자기 꽃을 사진에 담았을까? 오늘 아침, 아버지가 베란다에 있는 꽃이 이쁘다고 하셔서 내가 다가가 핸드폰으로 찍었다.
토마토인데, 우리 딸이 심어 기르고 있다고 했다. 나는 몰랐다. 하하하. 이 꽃을 찍고 돌아서는데 아버지께서 벽에 걸린 꽃그림을 가리키시며 이 그림은 나의 어머니의 고모가 그리신 그림이며 등나무꽃이라고 하신다.
사실 꽃과 정서가 먼 나는 꽃을 모른다. 그런데 아내가 졸업한 과가 원예학과이다. 하하하. 글쎄... 오늘은 웬지 기적이 올 것 같다. 좋은 기적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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