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캇 보라스’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

[S.F.A]

[박동희의 일본리포트] ‘일본의 스캇 보라스’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

 

일본 도쿄 미나토구 롯폰기힐즈 모리빌딩에서 만난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가 밝게 웃고 있다. 웃음 뒤에 냉철한 대리인으로서의 면모가 숨어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스캇 보라스’ ‘제프 무라드’ ‘얀 텔렘’. 이상은 미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 중인 슈퍼에이전트들이다. 미국만큼이나 야구가 활성화된 일본에서도 에이전트(대리인)가 있다. 미토 시게유키(51)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스포츠춘추>가 일본에서 가장 만나기 힘들다는 그를 찾아가 일본프로야구 대리인제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들었다. 200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대리인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는 한국야구계가 투명하게 이 제도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최고급 맨션과 쇼핑센터 그리고 첨단 사무실이 즐비한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힐즈. 일본 최상류층과 신흥재벌이 형성한 ‘부의 지대’ 롯폰기힐즈 중앙에 위치한 모리빌딩은 그 가운데 부를 넘어 진정한 성공을 상징하는 곳이다. 일본인들이 사업가로 성공하면 꼭 입주하고 싶은 데가 이곳이고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들의 사무실이 위치한 곳이 바로 모리빌딩이다.

TMI합동법률사무소가 모리빌딩 23, 24층에 위치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변호사와 변리사가 각각 178, 53명인데다 외국변호사 11명, 비서 74명 등을 포함 총 456명이 근무하는 TMI이야말로 일본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로펌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로펌에 ‘일본의 스캇 보라스’로 불리는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이승엽(요미우리)의 대리인으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진 미토 변호사는 사이토 다카시(LA), 이시이 가즈히사(세이부), 이시이 히로토시, 아오키 노리치카(이상 야쿠르트), J리그의 오노 신지 등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 프로선수들의 대리인을 맡고 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신분으로 시카고 컵스와 4년간 연봉 총액 4800만 달러(약 445억원) 초대형 계약에 성공한 후쿠도메 고스케 역시 그가 일본 대리인이었다.

현재는 야구뿐만 아니라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 히데토시를 배출한 J리그 쇼난 벨마레(벨마레 히라쓰카의 전신)와 일본프로농구리그(BJ)의 고문변호사 및 경영자문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바쁜 업무 가운데서도 해마다 빠짐없이 스포츠법률 논문과 저서를 발간하며 ‘명함만 변호사’이길 거부하는 미토 변호사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에이전트이자 신망받는 스포츠중재법 학자로 통한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고객인 이승엽 선수가 대단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뉴스를 통해 준결승에서 이승엽 선수가 일본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활짝 웃으며)무척 기쁘더군요. 중요할 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습니다. 투수가 이와세 히토키라고 들었는데…. 음, 한편으로는 기분이 묘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이 묘하셨다니 따로 이유가 있으셨나요.

일본 대표팀 아오키 노리치카 선수도 제 고객입니다(웃음).

변호사께서는 한국에서도 낯익은 이름입니다. 어느 일본야구전문가는 변호사님을 ‘일본의 스캇 보라스’라고 하더군요.

제 이름이 한국에 알려졌다면 이승엽 선수의 대리인이기 때문이겠지요.  ‘일본의 스캇 보라스’라 하셨는데. 나쁜 이미지로 알려지지 않았나 모르겠군요. (기자를 바라보며)그렇습니까? (고개를 흔들자) 다행이군요(웃음).

한국프로야구도 대리인제도가 야구규약상에는 명문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이 자꾸 미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 뒤 그간 대리인제도에 반대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의 자세가 상당히 전향적으로 바뀔 듯 합니다. 일본프로야구 대리인 1세대로써 대리인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좋은 질문입니다. 먼저 이 말씀을 드리도록 하지요. 아무리 대리인이 뛰어나도 협상은 선수에게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선수의 가치를 정하는 건 그 선수의 실력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성적이란 뜻입니다. 저와 같은 대리인은 교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대리인이 필요한가.

프로야구선수들은 대개 어렸을 때부터 야구만 했기 때문에 계약을 포함한 금전적 거래에 관해 전문적이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데도 능하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기록이 아주 뛰어나도 구단에 “난 정말 이렇게 열심히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쑥스러운 일입니다. 대리인이란 이때 필요한 이들입니다. 선수들이 구단에 하고 싶은 말들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사실 2000년 대리인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반대가 심했습니다. 특히나 구단들이 극렬히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도 대리인 제도는 긍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가령 구단이 어떤 선수와 연봉협상을 한다고 치지요. 아무리 연봉협상이라지만 “당신은 이런 부분이 좋지 않다”거나 “이 정도 성적으로 이 만큼의 연봉은 말도 안 된다”라고 하는 건 어쨌든 한 식구인 구단관계자로서는 말하기 힘든 내용들입니다. 그럴 때 대리인이 있다면 보다 솔직하게 구단의 입장을 선수에게 전달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일본프로야구에선 2000년 이전까지 외국인선수에게만 대리인제도를 인정했다. 지금도 외국인선수들은 계약뿐만 아니라 법적 자문도 대리인들에게 의지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프로야구 대리인은 장사꾼이 아니라 중재자

어찌 보면 대리인이란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누구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중재자란 느낌이 드는군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선수와 구단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양측에 설명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협상은 마이너스보단 플러스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 일본프로야구에서도 그랬고 현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대리인 제도가 선수들의 몸값 폭등을 불러올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프로선수들의 연봉이 치솟게 시작한 건 FA제도가 도입됐을 때지 대리인 제도가 시작하고 나서가 아닙니다. 대리인제도 때문에 선수몸값이 폭등할 리 없지요. 많은 분들이 미 메이저리그의 슈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씨의 예를 듭니다만 보라스 씨의 고객 가운데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등 슈퍼스타들이 많습니다. 보라스 씨가 총액에 다소 영향을 끼칠 수 있겠지만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천문학적인 돈이 오간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선수에게 돈벼락을 안겨줄지 말지는 구단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대개 구단들은 로드리게스나 마쓰자카와 같은 슈퍼스타들과 대형계약을 맺을 때 앞으로 증가할 중계권료와 입장수입 그리고 각종 부대수입을 빠짐없이 계산하고 검토하게 마련입니다. 당연하겠지요. 왜냐하면 구단 입장에서 야구는 비즈니스이고 성공한 비즈니스가 되려면 반드시 채산성을 따져야 하니까요. 그런 모든 과정이 끝난 뒤에 슈퍼스타를 영입하는 것이니 만큼 대리인이 몸값 폭등을 불러온다는 우려는 기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아오키 노리치카도 미토 변호사의 주요 고객이다

일본야구계에서 "같은 대리인이지만 미-일 슈퍼에이전트가 2가지 점에서 다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가지라, 조금 긴장되는데요. 실례되는 부탁입니다만 무엇인지 듣고 싶은데요.

시끌벅적하게 계약을 진행하는 보라스와 달리 변호사께서는 일체의 잡음 없이 계약을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들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려도 괜찮다면 ‘교섭이란 서로 싸우고 대립하는 게 아니라 양쪽이 바라고 하고 싶은 것의 접점을 찾는 과정’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가령 선수가 교섭에서 완전히 승리했다고 치지요. 팀의 멤버로서 억지로 자기만 유리하게 계약했다면 그건 선수 본인에게 불행한 계약입니다. 동료선수들이 곱게 볼 리가 없지요.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구단 프런트를 존중하고 구단도 선수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인다면 언제나 원만한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06시즌이 끝나고 이승엽 선수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4년 최대 30억 엔(약 300억 원)의 초대형계약을 맺지 않았습니까. 당시 변호사께서 이승엽 선수의 대리인으로 요미우리와의 협상을 담당하셨는데요. 평소 지론처럼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됐습니까.

요미우리 관계자분들이 한국 언론을 다 체크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씀드리긴 곤란합니다(웃음). 형식적인 대답이라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그때는 이승엽 선수가 컨디션이나 성적이 무척 좋았고 요미우리 역시 이승엽 선수를 꼭 필요로 했던 때라 양측의 타이밍이 무척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만약 타이밍이 서로 맞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계약이 됐을 수도 있었겠지요.

‘4년간 30억 엔 계약은 미토 변호사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작품’이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2006년 이승엽 선수가 요미우리와 1년 계약을 할 때도 계약금·연봉 포함 1억 8천만 엔을 고집하던 요미우리를 변호사께서 설득해 2억1천만 엔으로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겸손하게 손을 내저으며)글쎄요.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대리인의 보람이 모두가 만족스러울 때라면 반대로 모두가 불만족스러울 때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듯합니다. 특히나 선수가 부진해 구단이 비용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인데요. 프로스포츠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스포츠의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이 스포츠의 매력이자 한계입니다. 올림픽이 좋은 예입니다. 선수가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오늘 좋았다, 내일 나빴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선수가 나쁘다’ ‘구단이 실패했다’ ‘대리인이 잘못했다’라고 하는 건 조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군요.

보라스와의 2번째 차이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음, 무엇일까요.

보라스가 구단과 협상 때마다 각종 통계와 자료로 빽빽한 수 백 페이지의 문서를 들고 오는 반면 변호사께서는 꼭 필요한 자료만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상세 데이터와 자료는 많이 갖고 있습니다. 허나 대부분 선수도 알고 있고 구단도 알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 그 많은 자료를 들춰보며 논의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꼭 필요한 자료로 구단과 협상을 벌이는 게 주어진 시간에 밀도 높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일 통산 313세이브를 기록한 다카쓰 신고의 올시즌 무대는 한국이었다. 이 역시 미토 변호사의 작품이었다(사진=히어로즈)

미토 사단, 이승엽부터 다카쓰 신고까지

히어로즈 마무리로 뛰고 있는 다카쓰 신고 역시 변호사께서 한국행을 주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큰 화제를 뿌리며 한국에 온 만큼 성적도 준수합니다.

한국에서 잘하고 있다니 매우 기쁩니다. 보통 선수가 간 게 아니라 다카쓰 선수가 갔기 때문에 빅뉴스가 됐을 겁니다.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였고 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름을 날린 선수이니까요.

올림픽 기간 중 한국은 리그를 중단했습니다. 그 기간 다카쓰 선수가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요.

다카쓰 선수 한국으로 가기 전까지 한국프로야구나 히어로즈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가보니까 우려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하더군요. 언뜻 미국 분위기도 난다고 하고요. 잘 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벌써부터 다카쓰 선수의 재계약을 두고 많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계속 뛸 가능성도 있습니까.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아 뭐라 말씀드리기 힘드네요. 죄송합니다.

프로야구 대리인은 언제부터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000년 일본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대리인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하루는 지금은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사이토 다카시 선수의 선배 가운데 저와도 잘 아는 오사카 씨라는 분이 사무실로 찾아오셨더군요. 당시 사이토 선수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 뛰고 있었는데 그해 성적이 좋지 않아 구단으로부터 20% 삭감된 연봉제시안을 받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사이토 선수가 대리인을 쓰려고 하는데 마땅히 아는 사람이 없어 자기가 이렇게 절 찾아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사이토 선수와 인연이 닿아서 대리인 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당시 요미우리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은 “대리인을 쓰는 선수에겐 불이익을 주겠다”며 대리인 제도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는데요. 도입 첫해는 많은 선수들이 대리인 활용을 주저했을 듯합니다.

2000년 도입 첫해 10명의 선수가 10명의 대리인을 썼습니다. 일본프로야구는 아시겠지만 1명의 변호사가 1명의 선수만 대리할 수 있습니다. 그 10명 가운데 제가 들어있던 것이지요.

생소한 영역이었던 만큼 첫 업무는 어땠을 지 궁금합니다. 사이토 선수의 연봉삭감 20%는 막아내셨나요.

18% 삭감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2%인가요? 제가 막아낸 게(웃음).

구단을 어떤 식으로 설득하셨나요.

“올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음시즌 성적이 좋으면 연봉을 올려달라”는 식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는 구단이나 대리인이나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을 했기 때문에 서로가 머릴 맞대고 공부하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게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2000년 이후 사이토 선수가 팀의 마무리로 뛰면서 좋은 성적을 냈고 다시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줬습니다.

구단 못지않게 선수를 설득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려면 평소 선수들과의 관계가 무척 좋아야할 듯싶은데요.

대리인은 선수 그러니까 고객에게 신용을 얻지 못하면 절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느냐. (조심스럽게 고개를 가로 저으며)그건 저도 잘 모르겠군요. 밥만 같이 먹는다고 될 일은 아닐 테고(웃음).

미토 변호사를 비롯해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은 대리인제도가 실보단 득이 많다고 했다. 미토 변호사는 "대리인이 중재자로서의 품위와 양심을 유지한다면 모두가 만족한 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연봉 1억 엔, 보수는 1%

사이토, 이시이, 다카쓰 등 많은 일본선수들을 미 메이저리그로 진출시켰습니다. 자국리그 계약과 해외리그 계약은 아무래도 사안이 다를 듯합니다. 변호사께서 어떤 방식으로 선수들을 빅리그로 진출시키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FA로 가든지, 포스팅으로 가든지 아니면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하든지 빅리그 진출방법은 가지각색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있는 에이전트이나 업무파트너들과 ‘미국에선 어떤 일본선수를 필요한지’그리고 ‘어떤 일본선수가 미국으로 진출가능하고 그 선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의견을 주고받습니다. 이야기가 진전되면 서로 비디오테이프라든가 데이터를 보내 관찰합니다. 좀 더 일이 진행되면 미국 에이전트들과 업무를 분담해 미국 각 구단과 협상에 들어갑니다.

미국 에이전트들은 회사를 운영하거나 팀을 짜 움직입니다.

저 역시 오사카 씨란 분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변호사는 아니지만 저와 같은 팀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어요.

일본프로야구 대리인의 보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일본은 프로야구선수회가 대리인 보수를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연봉 1억 엔일 경우는 105만(소비세 5% 포함)엔이 보수입니다. 600만 엔 이상 1300만 엔 미만일 경우는 21만 엔입니다. 물론 선수와 논의해서 보수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해외진출일 경우는 이보다는 보수가 높겠지요.

한국으로 친다면 연봉 10억 원에 계약한 선수는 대리인 보수로 1000만 원, 8천만 원일 경우는 200만 원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는 뜻인데요. 미국과 비교해 보수가 매우 낮습니다.

미국에 비하면 그렇지요.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프로야구에서 대리인은 변호사만 할 수 있습니다. 대개 변호사 업무가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프로야구 계약과 관계된 일만 하지 선수에게 다른 도움을 주거나 TV, 광고출연 등과 관련된 일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런 일은 별도의 매니지먼트사가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보수가 그리 낮은 액수 같지는 않습니다.

미토 변호사의 사무실. (사진 왼쪽부터) 다카쓰, 사이토, 이시이 등 주요 고객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보인다. 이승엽과 오노 신지 등 다른 유명 선수들과 찍은 사진도 많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스포츠전문 변호사로 유명하시지만 지적재산권 분야도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스포츠 변호사로서 야구 이외 축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는 물론이려니와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센트럴, 퍼시픽 양대리그 합쳐 3개팀에서 모 한국인선수를 두고 굉장히 관심이 높더군요. 역으로 한국에서도 그간 미국, 중남미로 한정했던 외국인선수 인재풀을 일본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승엽에 이어 그리고 다카쓰에 이어 한국과 일본에 진출시키고자 계획 중인 선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선수와 대리인의 관계는 뭐랄까요.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나 할까요. 그런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수가 대리인을 원한다고, 대리인이 선수를 원한다고 관계가 다 맺어지는 건 아니겠지요. 물론 궁합도 잘 맞아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은 제가 좋아하는 나라니까 가능한 많은 한국분들께 긍정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