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가들이 그린 동방박사
 ▲ 정미연 소화데레사 작, '그분의 별을 품읍시다'
무수히 빛나는 별 가운데 그분의 별을 찾은 동방박사들의 믿음과 혜안을 봅니다.
그 먼 여행길에서도 자신의 소중한 것을 기쁘게 바치는 사랑의 행보가 뜨겁습니다.
이천 년 전 주님의 탄생이 지금 내 마음에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무슨 소용이 있나요.
하늘을 우러러 그분의 별을 품으시기를 빕니다. (정미연 소화데레사)
- 출처 : [주님 공현 대축일 서울주보] -
 ‘주님의 공현과 동방박사들의 경배’ 140cm x 200cm 목판에 유화, 금박.
Stained glass, 2014. 조광호 신부 작
아기 예수와 삼왕의 신비스런 만남처럼
글쓴이 : 조광호 신부님 ㅣ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작가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동방박사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마태오 복음 2장 1-12절에 근거하는 이 구원사적 상징은 아기 예수가 장차
어떤 분이 되실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 예언이요 그 신앙고백이 담긴 스토리텔링이다.
은하수 아래, 화려한 드라마로 펼쳐진 이 그림은
성모님 품에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삼왕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그림은 낭만적으로 이야기 내용을 재현하고자한 것이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통해,
구원사적 메시지가 드러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등장인물 모두를 측면 프로필로 그려 놓음으로써 파노라마로 펼쳐진 이 그림은
‘예수아기와 삼왕의 만남의 광경’을 보다 극적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나그네 인생(homo viator)으로 우리 여정에 최후 목적도
예수님과의 만남에 귀결 지어 질 수 있다면 이 전설적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우리 신앙의 실재가 숨겨져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동방전승에 따르면 현인(Magi), 멜키올(Melchior), 발타살(Balthasar), 가스팔(Gaspar)이
지니고 갔던 선물은 황금과 유향, 몰약이었다.
황금은 예수님께서 만왕의 왕이 시라는 것을 암시하고,
유향은 예수님께서 장차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대사제가 되실 것이며,
몰약은 장례예식에 쓴 약물로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쳐 죽으심으로
세상을 구하신 구원자가 될 것임을 상징한다.
예수님을 따르고 언젠가 두 눈으로 그 분을 마주하는 그 날까지,
그분을 만유의 왕으로 모시고,
자신을 희생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음으로써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우리의 신앙고백을 이 그림은 내면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내가 진실히 이르거니와 너희가 여기 있는 내 형제 중
가장 미소한 자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만남이 ‘넷째왕의 전설’처럼 우리 안에서 현실이 될 때 비로소
이 그림이 표현하는 주님의 공현이 우리 가운데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 출처 : [가톨릭신문] -
 ▲ 김정자 작 ‘동방박사의 경배’
김정자 마리스텔라 화백은 오랫동안 서울 명동성당에서
성서백주간 성경봉사를 진행하면서 성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김 화백이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는 한국화로 표현된 주님 공현 모습의 대표적 성화다.
쉽고 단순하게 상황을 보여주는 이 그림은
동방박사들의 방문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게 한다.
그림에 나타나는 ‘집 안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은 ‘교회’의 모습이다.

▲ 이춘만 작 ‘모두 와서 경배하세’.
이춘만 크리스티나 화백의 콜라주 작품
‘모두 와서 경배하세(Venite Adoremus)’는 ‘상징언어’로 표현된다.
찬미찬송을 상징하는 천사,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는 하느님의 평화와 예언을 나타내는데,
그리스도가 우리를 이끌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작가는 모든 능력을 표시하려는 의도로 성령을 대단히 중요하게 표현한다.
이 작품의 중심은 물론 성모와 예수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우리 신앙의 대표적 상징인 성모와 사랑의 상징인 아기예수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성모와 아기예수의 빛을 하트모양으로 묘사해
지상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성모와 아기예수의 화려한 색채 의상은 좀 더 아름답게 묘사하고 싶은
작가의 사랑과 경배의 반영이다.
반면, 황금과 유약과 몰약을 갖고 방문한 동방박사는 좀 더 작게 표현해
성모와 우리에게 오신 아기예수의 상징을 부각시킨다.
작가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기호 중 하나인 큰 손은 오늘, 나눔, 창조의 상징이며,
빈손은 무소유, 평화의 상징인데 이 작품에서도 그만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전체적으로 이들 각각의 상징적 이미지들은 화려한 색채와 함께
강한 드로잉선으로 통합돼 콜라주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 스테인드글라스의 느낌을 준다.
- 출처 : [가톨릭신문, 오혜민 기자] -
▲ 운보 김기창 화백, 동방박사들의 경배, 비단에 채색
운보 성화 속 아기 예수는 말구유가 아닌 외양간에서 태어납니다.
외양간에는 짚풀이 무성하고, 뒤쪽에는 조랑말, 모이를 먹고 있는 닭도 보입니다.
서양 성화 속 베일을 쓰고 있는 마리아는 여기에서는 쓰개치마를 쓰고 있고,
출산을 돕는 양치기는 동네 아낙들로 대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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