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무도 오지 않은 산 속에</p><p>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p><p>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워납니다</p><p>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p><p>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p><p>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p><p>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p><p>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p><p>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p><p>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p><p>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p><p>바람의 그리움입니다</p><p>당신을 두고 나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p><p>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p><p>떠오르는 저녁 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p><p>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p><p>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p><p>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p><p>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p><p>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p><p>빗줄기를 보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p><p>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p><p>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p><p>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p><p>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p><p>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당신을 만나야만 합니다</p><p> </p><p>~~도종환 시인님~~</p>
<!-- -->
첫댓글 法을 만나지 않는 한 삶은 완성되지 않죠.